[Opinion]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인도 여행 - 연극 '인디아 블로그' [공연]

글 입력 2021.03.0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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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꿈꾸지도 못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과거의 여행을 꺼내보며 버텨왔지만, 여행 욕구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평소 허리와 귀가 아파 힘들어했던 장거리 비행마저 그리워지는 지경이었다. 그렇게 여행을 갈망하던 와중에 연극 <인디아 블로그> 소식을 들었다.

 

<인디아 블로그>는 인도 여행을 블로그에 포스팅하듯 만들어낸 연극이라고 했다. 여행과 연극,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합쳐진 것이었기에 이 연극을 보기로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치열한 티켓팅 때문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막이 내리기 전에 연극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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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여행을 떠나는 듯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연우소극장에 도착했다.

 

건물의 입구를 들어서자, 인도풍의 소품과 배우들의 인도 여행을 기록한 사진들로 꾸며진 계단이 나왔다. 이 계단부터 극장 안까지 모든 공간이, 인도의 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인도에 가면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향과, 인도의 느낌이 물씬 나는 음악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나의 인생 첫 인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객석에 들어서자 배우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자유롭게 좌석에 앉으라고 했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무대를 구경하고 있는데, 배우들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의 인도 여행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와 그곳의 느낌과 문화를 설명해 주었다. 그들이 자주 마시던 음료와 그들이 자주 타던 탈것들에 대해서도 말해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마치 친구들에게 자신의 여행기를 풀어놓듯 독백했고, 그 사이사이 실감 나는 대화들로 여행의 순간을 보여줬다. 디아를 강물에 띄우며 소원을 비는 장면은 모든 관객들이 함께했다. 디아의 촛불이 온 객석에 일렁일 때, 나도 소원을 빌어보았다. 한 번도 가본적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인도였지만, 몰입도 있는 연극 덕분에 정말로 인도 여행을 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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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며 잠시 버리고 온 고민들(어쩌면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을 수도 있지만), 과거의 인연들과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나와 같은 고민을 이야기하는 배우들을 보며,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지난 여행에서의 생각들과,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생각나는 시간이었고, 당장이라도 짐을 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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