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궁의 옛 물건

글 입력 2021.02.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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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와 함께

5,000년 중국 예술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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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팬더믹 상황을 지내고 있는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선자들은 매 순간의 지금을 잘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말라합니다.

 

과거에 속박된 지나친 상실감보다도, 미래를 위한 지금의 지나친 희생보다도, 지금을 잘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합니다. 지금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력자 중 하나가 아마도 '독서' 겠지요.


책과 가깝지 않았던 필자도 최근에 여러 분야의 도서를 얕게나마 접하면서 다시금 '흐름' 이라는 단어와 '지금 이 순간'이라는 단어를 되새기고 있는데요, 짧은 소견이지만 비록 잠시 살다가는 삶이라도 역사의 흐름 속에 감동을 담은 책들을 만나시길 바라면서 가장 최근에 읽은 '고궁의 옛 물건' 이라는 책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고궁의 소장품을 ‘유물’이라 부르지 않고 ‘옛 물건’이라고 부르는 것은 저자가 유물이 품은 시간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모든 소장품에는 여러 왕조의 비바람이 수렴되어 있고, 시간의 힘이 응축되어 있으니 시간여행을 하는 마음으로 가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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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 주용은 고궁박물원 시청각연구소 소장으로, <주용 작품 시리즈> 12권을 저술한 예술학박사입니다. CCTV 대형 다큐멘터리 <신강>을 총감독했으며 대표작으로 <옛 궁전> <피의 조정>이 있는데요, 이 책은 저자가 <고궁의 풍화설월>, <고궁의 숨겨진 모퉁이>, <고궁에서 소동파를 만나다> 이후 선보인 북경 고궁박물원의 옛 물건 18점을 통해 ‘고궁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입니다.


북경 자금성 안에 위치한 고궁박물원은 우선 그 방대한 소장품 숫자에서 방문객을 압도하는데요, 소장품은 186만 점이 넘고 하루에 5점씩 본다고 가정했을 때 전부 보는 데 1,000년이 걸리는 양이며, 매년 바꾼다 해도 전체 소장품의 0.6%밖에 전시하지 못하는 숫자라고합니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근무하는 저자는 수많은 고궁의 소장품 중 가장 대표적인 옛 물건을 고르고 골라 18주제로 요약했다는데요, 엄정한 학자이면서 다큐멘터리 예술 감독이기도 한 작가의 설명과 함께 책속의 박물관 전시실을 따라 가다보면 조용히 잠자고 있던 그릇과 그림, 가구와 옷들이 먼지를 털고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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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와 주나라의 청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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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의 병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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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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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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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의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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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의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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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의 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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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소개되고 있는 고궁박물관의 진품들은 그 시대 생명의 요구, 시대의 미학과 공예의 이상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실용적이고 눈부신 증거품들입니다.


모든 왕조가 자기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상나라는 광활하고 야성적이며, 폭력적이고 상상력이 충만한 시대로, 걷잡을 수 없는 힘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해석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신에게 맡기게 되었고, 그리고 ‘은허’로 대표되는 많은 물건을 남겼습니다.

 

한나라 때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는데요, 〈말에 밟힌 흉노〉 같은 석조상이 한나라의 강성한 기질을 대표한다면, 당나라 때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여성의 형상이었습니다. 〈채색한 도기 여성 인형(陶彩繪女俑))〉은 중국 문명의 비너스이자 당 제국의 요염한 풍격을 대표하고있습니다.

 

당나라의 열렬하고 분방한 성격을 당삼채보다 더 잘 표현한 기물이 없고, 북송 문인의 청아하고 그윽한 기질을 여요 자기보다 더 잘 표현한 기물이 없다고 합니다.〈하늘색 유약을 바른 줄무늬 여요 술잔(汝窯天靑釉弦紋樽)〉은 한나라 때 동으로 만든 술잔[樽]의 조형을 모방했지만, 청동기처럼 긴 이빨과 손톱을 휘두르는 장식 문양으로 눈길을 끌지 않는대신 유약으로 기물을 아름답게 했습니다.

 

청나라 왕조는 중국 역사상 원나라를 제외하면 영토가 가장 넓고, 인구도 가장 많고, GDP도 가장 높았으나 청나라 문화는 (당나라 같은) 포용력과 탄력성이 부족했는데요, 그래서 오늘날 사람들의 눈에는 낙후된 보수의 상징으로 보이고, 오히려 속세의 골목에서 일어난 경극이나 〈홍루몽〉 같은 예술이 청나라의 진정한 유산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것이겠지요.


이 책은 ‘주용의 고궁 시리즈’ 9권중 1권으로 ‘옛 물건’으로 엮는 고궁 예술사입니다만, 저자의 탁월한 이야기성과 시각적 묘사, 시적 문장으로 유물에 담긴 내밀한 아름다움과 인류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을 사는 각 세대의 우리에게 어떤 감흥을 나누게 될지 궁금함을 가지며, 다음 리뷰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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