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콘서트와 영화가 만나다 [문화 전반]

두 단어를 이어주는 '열성 팬'
글 입력 2024.02.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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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오랜 팬이었던 가수 ‘태연’이 앨범 발매 후 콘서트를 개최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었던 당시,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 콘서트에 가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직캠 영상(관객이 직접 카메라, 핸드폰 등으로 촬영한 무대 영상)을 보며 만족해야 했다. 그런 일차적인 결핍을 채워줬던 것은 소속사에서 배포 해준 콘서트 영상이었다. 공식으로 출시된 영상이기에 영상 연출 등을 한눈에 담기 편할 뿐만 아니라 보정된 음향은 듣기에도 감미롭다. 그렇게라도 설움을 잠재울 수 있어 기쁜 마음과 함께 무언가 2% 부족함을 느꼈다.

 

그 2%는 아마도 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콘서트를 대리만족하던 모습에 대한 회의감이었던 것 같다. 그런 부족함을 영화관이 알아준 것인지, 최근 영화관에서 콘서트 영화를 개봉한다. 그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인 문화현상에 빠져들어 보자.

 

 

 

콘서트 영화? 그게 뭔데?


 

콘서트 영화란, 말 그대로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영화화한 것을 말한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은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직접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과 콘서트를 이미 즐긴 사람도 그 여운을 다시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현장만큼이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큰 화면으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고작 핸드폰, 패드, TV에 담기던 무대 영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야를 가득 메우며 순식간에 그곳으로 빨려들어가도록 한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관만의 빵빵한 음향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M 영화관은 스피커를 최적화한 돌비 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C 영화관과 L 영화관 모두 제각각 큰 화면, 또 편안한 좌석으로 콘서트의 여운을 영화관의 장치들로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콘서트와 영화의 공통점을 찾아서


 

최근에 아이유의 콘서트 ‘더 골든아워’도 영화로 상영된 적이 있다. 콘서트에서 느꼈던 여운을 다시 느끼려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 실 흥행 순위는 낮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공연 티켓값으로 박스오피스 매출액 점유율은 9.6%를 기록했다. 같이 개봉한 '오펜하이머'(8%)보다 높은 수치다.

 

영화와 콘서트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열성팬’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영화관을 찾듯 아티스트에 애정도와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콘서트장으로 향한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행복에 두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지지하고 좋아하는 영화와 공연을 향유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에 대한 투자라고 여긴다. 더 나아가 소장 가치가 높은 굿즈 등은 더더욱 소장하려고 한다. 껌 종이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흔하지 않은 영상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콘서트.jpg


 

이런 소비자의 심리, 소비성향을 반영해 영화관마다 그들을 타겟으로 삼은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M사는 영화 개봉 시 관람 후 티켓을 제시하면 선착순으로 포토 티켓과 특전 카드 등을 제공한다. 또 C사, 그 외의 다른 영화사는 대형 포스터 등을 제공하고 키링 등 관련 굿즈를 내놓으며 일명 ‘덕후’ 몰이를 한다. 영화관으로 향하도록 하는 극장 저마다의 프로모션이 있듯, 콘서트 영화로 아티스트의 팬을 유입하고 관련 굿즈를 증정 및 판매한다. 이를 통해 영화관은 아티스트에 대한 팬심을 영화관에 대한 팬심으로 전이하려고 한다.

 

 

 

그곳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만나다


 

가끔 영화 티켓 예매가 콘서트 티켓팅처럼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큰 화면으로 보기 좋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대표적이다. 최근, 그의 대표작 중 <인터스텔라>가 IMAX 관에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큰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와 함께 관람한다면 더없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영화다. 콘서트 티켓팅처럼 명당 좌석 예매 기회를 노렸지만, 이미 수많은 영화 애호가가 명당자리를 선점한 후였다.

 

 

테일러 스위프트.jpg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그녀의 월드투어 ‘THE ERAS TOUR’ 일정에서 한국이 빠졌다. 예매 창에서 이미 예매된 좌석을 의미하는 회색이 물든 화면을 들여다보며 '아쉬움을 달래려는 그녀의 팬들이 이렇게 많았구나'를 새삼 느꼈다. 개봉한 지 꽤 지났음에도 서울의 웬만한 IMAX관과 일반 상영관에서는 “명당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 상영관의 한 자리를 예매한 후 한편으로는 기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과연 영화관에서 보는 콘서트가 정말 그렇게 다를까? 영화관의 불이 천천히 꺼지던 순간까지 그런 생각을 했다. 곧이어 잠시 생각을 접어두라는 듯 천천히 영상 속 드넓게 펼쳐진 무대 위 조명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낮고 잔잔하게 음악이 깔리면서 무대 위로 백댄서들이 등장한다. 음악은 고조되고 하이라이트 조명과 함께 기다렸던 테일러 스위프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때 느껴지던 전율을 기억한다. 좀 전까지 콘서트 영화를 반신반의하던 내 모습은 어디 가고, 온전히 음악에, 무대에 몰입된 자신을 느꼈다. 바다를 건너 미국의 한 공연장에 찾아가 그녀의 실물을 본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영화 관객이 아닌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으로서, 또 콘서트 관객으로서 3시간가량의 시간을 함께했다.

 

콘서트 영화가 끝난 뒤, 상영관에 불이 들어올 때가 되어서야 다시 한국 용산구의 영화관을 찾은 평범한 관객이 되었다. 화려했던 무대 연출, 음악, 조명 등으로 며칠이 지나도 구름을 떠다니는 듯한 여운이 여전했다. 시간이 흘러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영화관 어플에 다시 접속했다. 상영 중인 수많은 영화 작품이 있었고 그 사이 사이에서 독특하리만큼 신기한 '콘서트 영화' 작품이 있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뿐만 아니라 가수 비투비, 그리고 샤이니 태민의 콘서트 영화도 볼 수 있었다.

 

 

 

영화관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까?


 

코로나를 거치며 영화 값이 대폭 인상되고, 극장에는 찬 바람이 불었다. 그런 쓸쓸함에 훈훈한 열기를 가져다준 것은 바로 이 콘서트 영화였다. 영화관이 가진 이점, 그리고 콘서트를 갈망하는 아티스트의 팬으로서의 이점을 적절하게 섞어 문화화한 것으로, 서로에게 없는 장점을 찾아 적절히 섞어 문화 가치로 제시한 이것이 그야말로 진정한 성공한 협업이 아닐까?

 

그런 협업이라면 모든 아티스트의 팬들이 두 팔 벌려 언제나 환영의 인사를 건넬 것이다. 그들의 예술을 향유하려는 열성 팬 중 한 명으로서 이렇게라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주어 되려 감사하다. 언젠가 음악뿐만 아니라 더 넓은 분야의 예술 분야와 영화관이 어우러져 더 큰 시너지가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박정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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