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만화를 둘러싼 '코로나' '재난' 사회를 읽다 - 지금, 만화 6호 [도서]

글 입력 2020.09.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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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함께 하는 일상을 계획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요즈음, 우리들의 일상은 ‘언택트’가 되어가고 있다. 소비생활부터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 여가 생활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방콕’하며 넷플릭스를 보고,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웹 콘텐츠를 즐긴다.

 

그 중 웹툰을 필두로 한 만화 콘텐츠도 상당 부분 차지할 것이다. 이미 웹툰은 우리나라 콘텐츠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거나, 글이나 영상에서 만화, 특히 웹툰으로 재창작되는 일이 많다. 그만큼 독자층이 풍부하고 작품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만화에는 독자와, 독자를 둘러싼 사회가 적극적으로 녹아져 있지 않을까? 혹은 만화에는 독자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담겨 있지 않을까? 이러한 질문을 사회상과 엮어 집필하는 잡지가 있다. 바로 2018년 창간된 <지금,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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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는 만화(웹툰)에 재난일까? 축복일까?


 

2020년 7월 31일, 발간된 <지금, 만화> 6호는 대중적인 매체인 만화와 일상의 큰 부피를 차지한 ‘재난’을 엮어보았다. 이들이 던지는 화두는 아래와 같다.

 

 
왜 지금 재난만화를 읽어야 할까?
배트맨과 슈퍼맨도 재난만화 속 영웅일까?
일본은 왜 재난만화를 잘 만들까?
코로나 19시대, 무얼 보고 읽어야 할까?
그 많던 웹툰 플랫폼은 어디로 갔나?
<데드 라이프>는 왜 노란 메모지를 넣었을까?
웹툰 생태계에서 산업 인프라는 얼마만큼 중요할까?
왜 재난만화는 학교와 학생이 꼭 나올까?
전염병이 유행하면 연애는 포기해야 할까?
 

 

코로나 19와, 한국 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각종 사회적 재난은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연스레 이와 유사한 재난을 다루고 있던 작품들은 마치 ‘예언’처럼 새로이 주목받는 일도 있었다. 혹은 같은 작품이어도 전혀 다른 컨텍스트에서 이해되기도 했다.

 

<지금, 만화> 6호는 코로나 19과 재난이라는 컨텍스트를 통해 기존의 만화들을 분석 및 이해하려는 글을 담고 있다. 재난이 그동안 만화에서 어떻게 그려져 왔는지 한국 만화책부터 웹툰, 일본 만화, 미국 히어로 만화 등 다양한 작품을 언급하며 정리한다.

 

재난물 혹은 재난 장르라 불리는 해당 부류의 장르적 특성을 분석하지만 풍부한 예시로 이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좀비딸>, <하이브>, <스위트 홈>이나 <드래곤 헤드>, 또는 <생존게임>과 같이 자신이 친숙한 작품을 중심으로 이해한다면 글의 논지를 어렵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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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글에서 정리하는 바는 가볍지 않다. 재난 장르는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특징들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촉진제의 역할’(13)을 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의 부조리는 재난을 계기로 터져 나오며 갈등과 혼란을 야기한다.

 

새로운 갈등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있던 문제가 다소간 양상을 바꾸면 등장한 것일 뿐이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주목받고 대안적 세상이 제시되듯이 아마도 우리가 겪는 재난 역시 새로운 돌파구의 실마리가 되어줄 지도 모른다.

 

그러한 방향을 <지금, 만화>도 견지하듯이, 이 잡지는 ‘코로나 시국’이나 ‘팬데믹 상황’에만 지면을 할애하지 않는다. Issue와 Interview 섹션을 통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집콕’ 혹은 ‘방콕’으로 대표되는 거리두기 상황 속 콘텐츠 소비 방식을 논하고, 웹툰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를 살펴본다. 그러면서 웹툰 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에 대한 논의도 덧붙이고 있다.

 

코로나 19는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존재하던 문제의 결을 바꾸어버리는 힘을 가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화계가 지닌 문제가 어떠한 양상으로 바뀔지 고민해보는 만화계 종사자들의 시도는 독자들에게 풍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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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물 속 휴머니즘과 같이 <지금, 만화>가 건네는 위로


 

문제 의식을 지닌 글이 많지만 <지금, 만화> 6호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가는 독자들에 대한 위로를 놓치지 않는다. 마치 재난 장르가 사회 비판의 성격과 휴머니즘을 기본적인 정서로 두는 것과 비슷하다.

 

재난 장르는 ‘세상 파괴의 주체였던 인간을 세상 재건의 주체로서 다시 되돌려 놓음으로써, 상실한 휴머니즘과 파괴된 공동체의 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담고 있다.’(25).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영웅 캐릭터를 분석하는 글에서 나온 문장이지만 재난 장르가 지닌 휴머니즘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지금, 만화> 6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연대를 지면을 통해 건네는데, 가장 잘 드러나는 글이 Essay 섹션의 ‘감염과 질병의 시대, 사랑과 공존을 찾아서, 《푸른 알약》+ 《바깥 나라의 소녀》+ <좀비딸>+ <칼 가는 소녀> : 김상희(만화평론가)’이다. 코로나 19 이후 심해지는 편견과 혐오에 대해 김상희 평론가는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135)고.  4가지 작품으로 답한다. 아마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비교적 가벼운 코너로 ‘이럴 땐 이런 만화 : 삶에 힘들 때 읽고 싶은 만화’가 준비되어 있다.

 

 

▷ 내가 준비한 나의 냄비를 잊지 않기 위해, <데일리 프랑스> : 봉희선(봄툰 편집부 피디)

▷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우리들의 젊은이들에게, 《허니와 클로버》 : 김태원(코믹큐브 만화기획팀 부장)

▷ 바이러스가 될 필요는 없다, 《친구의 부름》 : 성인수(만화평론가)

▷ 마음의 위로와 힐링이 필요해, <모퉁이 뜨개방> : 박혜리(대전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학과 겸임교수)

▷ 팬데믹 속 학교생활이라는 판타지, <대학 일기> : 김기홍 (한성대학교 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 '현실'을 살아가는 '영웅들'의 이야기, 《의룡》 : 황제성(미스터블루 만화팀장)

▷ 힐링이 되어버린 올드 노멀의 일상, 《요츠바랑!》 + 《용이 산다》 : 이융희(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 뉴 노멀 시대의 인간과 좀비의 경계, <데드 라이프> :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 발버둥밖에 칠 수 없을 때는, 《타이의 대모험》 : 이문영(웹소설 작가)

▷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들을 위한 산악만화, 《고고한 사람》 : 하원준(영화감독)

 

 

한국 만화부터 일본 만화 그리고 요즘의 웹툰까지 다양한 작품이 추천되고 있다. 관심이 가는 대로, 혹은 낯선 것부터 즐겁게 찾아 읽을 수 있는 목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너무나 무료하다면 이 추천작을 일고 <지금, 만화> 6호를 읽으며 이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해보면 어떨까.

 




[이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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