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실 재난 속에서 재난 만화를 이야기하다 - 지금 만화, 6호 [도서]

'지금 만화, 6호'로 보는 재난 만화의 이야기
글 입력 2020.09.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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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 6호

(재난+만화)

만화 속 재난을 다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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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하며 펜데믹으로 발전한 바이러스는 지금도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고 여전히 그칠 줄을 모른다. 코비드-19가 터지고 난 후, 각종 매체에서는 연일 바이러스에 대해 다루며 그 위험성과 피해 상황 등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문화콘텐츠 즉, 재난 영화와 책 등이 대두되며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과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나 또한 그러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지금껏, 여러 바이러스를 간접적으로는 경험해보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에게도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나의 일상으로 곳곳으로 밀접한 영향을 미친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바이러스 또한 재난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재난의 위험성 또한 상기할 수 있었다.

 

코비드-19가 계속되면서 그동안 관심 장르가 아니었던 각종 재난을 다룬 영화나 책 등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펜데믹을 다룬 재난 영화 <컨테이젼>(2011)을 보았는데 영화 속 상황이 가상이 아닌 현실과 맞닿아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바이러스에 대해 그리고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재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지금 만화, 6호』는 이러한 이유 중 하나였다. 영화와 달리 다른 콘텐츠는 재난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궁금했고 특히 만화에는 어떤 재난 만화가 있을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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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재난을 다룬 만화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골똘히 생각해보았지만 얼추 떠오르는 만화는 몇 개 있었지만 뚜렷하게 떠오르지는 않았다. 공포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된 부분도 있어 재난 만화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웹툰계에서도 재난이라는 카테고리 구분하는 것이 모호했던 것 같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사실 한국에서는 재난 관련 소재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끄는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동안 재난 만화는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하기도 했다. <조의 영역>, <심연의 하늘>등의 장르는 소년, 스릴러 정도로 구분되었고 <데드데이즈>나 <1호선>은 좀비물로 <하이브>, <조의 영역>등은 괴수물 정도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영화 콘텐츠도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2010년대가 들어서야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영화 <타워>(2012)나 <연가시>(2012)인데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재난 영화가 나와서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재난 영화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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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재난 관련 장르가 강세를 띄지 못한 이유에는 과거 재난을 다뤘던 장르는 각 국가가 겪은 재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은 지진, 해일, 쓰나미,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난과 폭격, 원폭 피해 등의 사회적 재난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재난 장르에 대한 제작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교적 일본에 비해서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적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회적 재난이 주를 이뤘다. 즉,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나 남북 대치 상황에서 발생한 천안함 폭침, 세월호 참사, 신종플루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잊을 수 없는 많은 사회적 재난들이 그 예이다. 사회적 재난이 있었음에도 영화계에서 이를 다룰 수 없었던 것은 1990년대의 당시 잦은 사고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와 재난을 표현하는 기술적 재현의 어려움이 재난 영화를 볼 수 없었던 이유가 될 것이다.

 

그와 달리, 만화는 사회적 재난과 관련한 재난 만화를 다양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박흥용의 <경복궁 학교>(1997), <그의 나라>(2001)와 윤태호의 <야후>(1998)를 예로 언급한다. 세 만화는 본격적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재난 만화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사회적 재난을 소재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만화였다.

 

현대에 들어서는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계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한 국가의 재난이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모두의 일이 되었다. 실예로 코비드-19가 그러하다. 이번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던 것은 그만큼 비행기를 타고 하루 정도 시간 만으로도 전세계 대부분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우리나라의 만화(웹툰) 정착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재난 소재물 만화가 나오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재난 만화로 등장한 소재로 좀비물을 언급한다. 주동근의 <지금 우리 학교는>(2009)을 시작으로 만들어져 이후 강풀의 <당신의 모든 순간>(2010)과 이은재의 <1호선>(2013) 그리고 DEY의 <데드데이즈>(2014)가 등장했다. 다른 재난 만화로는 이상 기후로 인한 괴생명체의 출현을 다룬 조석의 <조의 영역>(2012), <하이브>(2014)와 같은 작품이 만들어졌다. 또한, 본격적으로 재난 실화를 담은 만화로는 <삼풍>(2013)과 <연무>(2013) 그리고 <유쾌한 왕따>(2014)로 사회적 재난과 자연재해를 다룬 만화의 등장이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만화로만 보아도 과거에 비해 현대에는 상당히 많은 재난 만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만큼 독자 또한 재난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안에서 내포하고 있는 시사점이 독자에게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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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언급된 것 중 나는 <하이브>(2014)에 대한 글을 적으려 한다. 지금 우리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코비드-19을 마주했듯이 <하이브>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곤충들로 재난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 만화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재난 상황이 인간 내부에 숨어있던 본성 또는 능력을 깨우고 생존 본능을 획득해가면서 보이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나온다.

 

재난 속에서 자신의 비열함을 활용해 강력한 권력을 누리고자 하는 것과 같은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는 현실과도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재난 만화를 통해 보이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 구성원들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 그 안에서의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이 자신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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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 6호』를 보다보면 언급한 만화 이외에도 만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현재 만화계의 이슈와 인터뷰와 만화 평론가가 설명하는 만화 이야기 그리고 코비드-19로 집 안에 머물러야 하는 우리를 위한 만화 큐레이션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이 한 권 안에 담겨있다. 독자에게는 재난 만화에 대한 흐름을 이해하면서 만화 속 세상으로 빠져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침서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지금 만화, 6호』였다.

 

 

*

 

지금 만화, 6호
- 재난 + 만화 -

 
 
발행처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편집인 :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발간사 : 팬덤북스

분야 : 잡지

  
규격

170*240

쪽 수 : 19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3,000원

  
ISBN

977-26-35883-00-6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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