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악은 영원하고, 우리의 사랑은 계속될테니 -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도서]

클래식 도시락 음미하기
글 입력 2020.07.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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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Classic)이란,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과 연주법에 의한 음악이다. 그렇다면,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과 연주법은 한정되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클래식의 범주를 어떻게 측정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음악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작가는 클래식을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클래식을 많이 듣지만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에 갇혀 있지는 않으며, 송창식, 빌 에번스, 국악 또한 클래식에 포함된다고 말하였다.

 

또한, 음악은 생각과 말과 행동과 얼굴을 조금씩 바꿔놓으며 그것은 마치 대자연 속에서 심신이 맑아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음악에 대한 작가만의 정의를 내리기도 하였다.

 

 

 

사랑하면 온유해지나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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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에 바늘을 내린다. 피아노가 조용히 울리고 오케스트라가 화답한다. 베토벤과 그녀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 그들은 모두 하늘나라로 갔지만 음악은 영원하고, 사랑도 계속된다."

 

 

베토벤에게는 '단 하나의 연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요제피네였다.하지만, 요제피네는 집안의 강요로 인해 27살 연상의 백작과 정략결혼을 해야만 했기에, 이들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5년 뒤, 요제피네의 배우자가 죽음에 이르게 되자, 베토벤은 다시 요제피네와의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이들이 다시 사랑을 꽃피우게 된 시기인 1806년 무렵, 베토벤의 음악은 평온함이 깃든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번 교향곡 「운명」과 비교하면 소박한 느낌이 드는 「교향곡 4번」, 장중하지만 밝은 기운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그리고 따스한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가 바로 이 시기에 태어났다.

 

그들은 끝내 1807년 가을에 관계를 정리하게 되지만, 사랑은 베토벤의 음악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강렬한 에너지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사랑이 괴팍했던 사내를 온유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고 첨언했다.

 

 

 

여름밤 차가운 맥주와 그 리듬 속으로 「ELLA & LO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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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소절씩 부르는데 그야말로 천의무봉,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그들은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데 이런 감정은 듣는 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ELLA & LOUIS」 음반을 기획한 이는 프로듀서 노먼 그란츠(Norman Granz)다. 그는 미국 재즈의 황금기인 1950년대에 다섯 개의 재즈 레이블을 설립한 인물이라고 한다. 반인종주의자로서 하대 받던 흑인의 인권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피츠제럴드(Fitzgerald)가 은퇴할 때까지 그의 매니저를 맡았다고 한다.

 

1956년, 전성기의 삶을 살고 있던 엘라와 이미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루이에게 재즈곡들을 부르게 했는데,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 음반은 현시대까지도 보컬 재즈의 영원한 베스트셀러로 사랑받고 있으며, 20대인 나의 취향도 저격해버린 음반이다.

 

다시 말해, 이 음반은 음악에 대한 세 사람의 열정이 모여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피부색에 대한 타인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즐거움만으로 완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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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열정, 사랑, 우정을 음악과 한곳에 담아놓은 이 책은 마치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연상하게 한다. 작가의 경험이 묻어있는 사진과 표현을 통해 음악의 온기와 색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짧고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다채로운 클래식을 맛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완독한 뒤에는 마치 맛있고 따뜻한 한 끼 식사를 마친 듯이 마음이 든든해진다.

 

이 책은 클래식 전문가나 전공자들만을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 마치 개인의 일기장을 읽어보는 것처럼, 음악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전달해 주고, 또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책이다. 클래식에 대한 아무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산뜻한 클래식 한 상 차림을 맛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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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저자가 수십 년간 수천 장의 LP 음반을 모으면서 음악을 즐긴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시간을 "음악의 여신 뮤즈를 만난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순간들을 서정적이면서도 담백하고 위트 있는 에세이로 담아냈다.
 
책을 읽다 보면 음악이 궁금해질 독자들의 수고를 덜기 위해 친절하게 QR코드를 삽입해 바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독서의 배경음악이 되어줄 것이고, 끝까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플레이 리스트가 완성될 것이다.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책이다.
 
여타의 클래식 음악책과 다른 점은 '클래식'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 틀을 넓히고 다양화했다는 점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클래식'은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이나 연주법에 의한 음악으로 흔히 대중음악에 상대되는 말"로 쓰인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서양 전통 클래식으로 음악 듣기를 시작했지만 점차 그 범위를 넓혀 이제는 국악, 재즈, 가요, 팝 등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클래식' 목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자에게 클래식은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이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언제나 사랑받아 마땅할 음악이 있을 뿐이다.
 
책에는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정통 클래식 작곡가들은 물론이고, 몇 백 년 후 '제2의 베토벤'으로 불릴 현대 작곡가와 지휘자, 연주자까지 망라하고 있다. 「화양연화」, 「붉은 돼지」등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터 션샤인」의 OST로 쓰인 뉴에이지, 샹송, 올드 팝도 함께한다.
 
음악가와 곡에 얽힌 이야기는 물론이고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겨 있다. 우리 가곡 「명태」,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연주곡을 소개할 때는 개인적 추억담도 꺼내놓았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책의 어디를 펼치더라도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을 만큼 멋진 음악 이야기'가 독자들을 기다린다. 클래식 입문자뿐만 아니라 음악애호가라면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일간지 보도사진 기자인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은 사계절 분위기에 맞춰 희망, 열정, 사랑, 우정이라는 테마로 담겼다. 전국을 넘어 세계 곳곳을 오가며 찍은 생생한 사진은 글과 어우러져 마치 음악을 들으며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 음악의 여신 뮤즈가 내게 온 순간들 -

 

 

지은이 : 최정동

 

출판사 : 한길사

 

분야

예술/대중문화 > 음악

 

규격

148*210mm 반양장

 

쪽 수 : 352쪽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정가 : 19,000원

 

ISBN

978-89-356-6339-2 (0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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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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