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의 첫 여정: 장하얀 첼로 독주회

글 입력 2020.07.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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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8 장하얀 첼로 독주회.jpg

 

 

실내악 공연 그리고 리사이틀 위주로 음악회를 다니다보면 항상 각 악기의 소리를 더 잘 듣게 된다. 오케스트라에서도 한 데 어우러지는 각 악기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전공자가 아니기도 하고 이전에 현악기나 관악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보니 들리는 것만 들리고 안들리는 소리는 계속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음원으로 들을 때에는 특히나 더 그랬고, 그나마 현장에서 실연을 들으면 그런 부분이 보완이 되는 듯했다. 그러다가 실내악과 리사이틀 위주로 음악회를 다니기 시작하니, 각 악기의 음색과 선율을 좀 더 잘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경험을 쌓고 나니 편성이 큰 관현악을 들을 때에도 예전보다는 소리가 더 들리는 듯하다.

 

그래서 리사이틀도 실내악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악기의 소리만 온전히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을까 하고 말이다. 실내악의 경우 합주다보니 솔로 선율이 짧게나마 등장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완전한 독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리사이틀도 거의 그렇다. 어느 악기의 리사이틀이라고 진짜 독주를 하던가. 반주하는 피아노가 항상 함께 한다. 그래서 리사이틀이어도 완전한 독주가 아니라 피아노와의 합주를 이루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피아노가 아닌 다른 악기가 완전한 독주를 하는 경우, 그 때에는 작품명에 꼭 무반주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피아노 반주가 수반되는 다른 작품들과 구분짓기 위한 것이다.

 

무반주 작품이라고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게 바로 바흐일 것이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무반주 첼로 소나타. 무반주 작품의 알파와 오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위대한 작품들이다. 그래서인지, 바흐의 무반주 작품을 프로그램으로 선곡한 공연이 있다면 항상 눈길이 가게 된다. 이번 7월에도 예술의 전당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할, 기대되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바로 첼리스트 장하얀의 바흐 무반주 전곡 첼로 리사이틀 시리즈의 첫번째 무대다.

 

 


 

Program


J. S. Bach (1685-1750)

Cello Suite No. 2 in d minor, BWV 1008 

Pré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Minuets I & II 

Gigue 


Cello Suite No. 3 in C Major, BWV 1009 

Pré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Bourrée I & II 

Gigue 


Intermission


Cello Suite No. 6 in D Major, BWV 1012 

Pré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Gavotte I & II 

Gigue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리스트들에게는 정말 성서와도 같은 작품일 것이다. 첼로 한 대로 선율과 반주를 동시에 해내며 다양한 기교와 정서를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즉 무반주라는 표현은 다른 기악의 반주가 없다는 말일 뿐, 첼로만으로 모든 것을 소화해낸다는 의미다. 이 놀라운 작품은 비록 최초에 바흐가 만들었던 자필 악보는 소실된 상태지만 그의 아내인 안나 막달레나가 필사한 악보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악보를 발견해 낸 파블로 카잘스의 손끝을 통해 세상에 음악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 위대한 작품을 발견하고 세상에 알린 책임감이 컸던 탓일까. 카잘스는 평생에 걸쳐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끊임없이 연주했고 거의 교본과도 같은 녹음을 남겼다.

 

바흐는 이전에 클라비어용 모음곡으로 작곡했던 영국 모음곡이나 프랑스 모음곡과 마찬가지로, 곡 전체의 구성을 프렐류드-알르망드-쿠랑트-사라방드-지그의 형식으로 만들었다. 다만 사라방드와 지그의 사이에는 당시 유행했던 다른 유형의 춤곡들을 삽입했는데, 이번 무대에서 선보이는 2번에서는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미뉴엣을, 3번에서는 부레를, 그리고 6번에서는 가보트를 추가하여 작품 구성을 완성하였다.


*

 

첼리스트 장하얀이 첫 곡으로 선곡한 첼로 모음곡 2번은 D단조다. 그래서 프렐류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는 상승해나가는 아르페지오 속에 애절한 정서를 한껏 녹여냈다. 삶의 비애가 긴장감 속에 서서히 증폭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뒤를 잇는 알르망드는 프렐류드보다 다양한 전개가 돋보인다. 단선율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더블 스토핑이 일어나며 화성적으로도 프렐류드보다 심화되고, 감정적으로도 더욱 고조되는 듯한 정서를 보여준다. 프렐류드와 알르망드가 나름대로 연결되며 심화되는 정서를 공유했다면, 쿠랑트에서는 분위기가 약간 전환된다. 빠른 선율의 전개 속에 기본적인 선율은 여전히 단조지만 다소 경쾌한 느낌을 주며 정서의 변화를 도모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쿠랑트에서 한 번의 전환을 도모했던 것은 사라방드를 위한 장치였을 것이다. 사라방드는 프렐류드와 알르망드에서 드러난 이 곡의 정서를 심플한 선율로, 그러나 더욱 만개한 감정으로 풀어낸다. 2번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인데, 일반적으로 절정이 폭발적으로 휘몰아치는 절정인 것과 달리 2번의 사라방드는 절제되었으나 그 끝을 알 수 없는 심연과도 같은 감정을 마주하는 절정이다. 사라방드에서 전환되는 대목인 미뉴엣에서는 우아한 리듬감과 조화로운 화성을 통해 감정을 그려낸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미뉴엣을 단조와 장조로 두 개를 지어 구성했다는 점인데, 인생의 비극과 희극이 어우러지는 듯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지그는 가장 화려하고, 열정적이고, 빠르게 진행된다. 피날레답게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첼로 선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cello.jpg

 

 

두 번째로 예정된 프로그램은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다. 다장조다운 느낌이 물씬 나는 프렐류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다. 아름다운 아르페지오가 끝없이 이어지는 와중에 춤곡다운 리듬감이 유지되는데, 중간 중간에 더블 스토핑을 통해 화성적인 완성도까지 높였다. 화성적으로 치밀해지는 순간 귀가 즐거워지는 도입부라고 할 수 있겠다. 이어지는 알르망드는 부드러운 선율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중후하면서도 우아한 선율의 중간 중간에 재치있는 리듬이 중간중간에 끼어든다. 바흐의 음악적 재치를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를 뒤이어 나오는 쿠랑트는 역시나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빠르고 경쾌한 와중에 레가토로 연주되기에 그 선율이 더욱 아름답게 와닿는 악장이다.

 

3번의 사라방드는 도입부부터 너무나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선율과 흐드러지는 듯한 화성, 이를 통해 드러나는 바흐의 풍부한 감성은 성숙하고 진지하다. 느린 무곡답게 천천히, 그러나 신중하게 풀어나가는 사라방드는 선율과 선율 사이의 짧은 공백 마저도 이 악장을 완벽하게 만든다. 현장에서 첼리스트 장하얀의 연주로 듣는다면 분명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이다. 다섯번째 대목인 부레는 사라방드보다 빠르지만 몰아붙이는 분위기라기보다는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선율과 속도감 그리고 액센트로 가득하다. 마지막 지그는 긍정과 활기로 가득하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지그의 선율에서는 당당한 자기확신과 품위를 지키는 환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 곡으로는 첼로 모음곡 6번 D장조가 예정되어 있다. 프렐류드는 듣기에 너무나 아름다운 곡인데 기교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대목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사실 듣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하다. 뒤잇는 알르망드는 부드러운 꾸밈음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도입부를 가지고 있다. 그 정서가 알르망드 내내 이어지는데, 아주 우아하고 낭만적이다. 느린 전개와 장식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 알르망드 역시 실제 연주로 들을 때 가장 인상적인 악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한편 쿠랑트는 다시 한 번 분위기의 전환을 도모한다. 알르망드와는 완전히 다르게, 리드미컬한 선율의 전개로 활발한 분위기로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라방드는 알르망드처럼 느리게 그러나 정서적으로 풍부한 전개를 보여준다. 알르망드에서는 꾸밈음으로 선율에 장식이 많았다면, 사라방드에서는 끝없는 더블 스토핑으로 선율 자체를 화려하게 이어나간다. 그러나 느린 선율이기에 아주 사려깊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어지는 다섯번째 악장은 가보트다. 리듬감이 살아나고, 다시금 템포가 빨라지지만 우아한 정서는 여전히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인 지그에서는 피날레다운 화려한 악상이 가득하다. 악상이 화려할 뿐만 아니라, 기교적으로도 비범한 악장임을 듣기만 해도 알 수 있다. 6번 지그의 범상치 않은 기교와 웅장한 선율은 이번 장하얀 첼로 리사이틀의 첫 무대를 가장 완벽하게 장식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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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장하얀은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프랑스에서 수학하였다. 뛰어난 연주자인 그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석사과정에서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 졸업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금호재단의 초청 활동, 수원시립교향악단 협연, 원주시립교향악단 협연,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음악회, 리움챔버오케스트라 협연 및 그외 다양한 실내악 축제에서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장하얀은 해외 무대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했는데, 서울예고유스심포니오케스트라 미국 순회 연주 때 첼로 수석으로 카네기홀에서 무대를 꾸몄으며, 스위스, 일본, 루마니아,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꾸준한 연주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현대음악앙상블 소리,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 앙상블 유니송, LARS 앙상블, SNUA 첼로 앙상블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동시에 예원학교, 서울예고, 선화예중·고, 덕원예고에 출강 중인 첼리스트 장하얀은 무대와 학교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활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화경향 콩쿨, 한국일보콩쿨, 세계일보 콩쿨을 비롯하여 오사카 국제콩쿨 스트링 부문, 프랑스 Leopold Bellan 국제콩쿨 등에서 1위를 휩쓸었던 장하얀이 후학 양성에까지 힘쓰고 있는 점은 젊은 비르투오소로 성장해나갈 학생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수많은 콩쿨 우승 경험과 다양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온전한 솔로로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을 들려줄 첼리스트 장하얀의 무대. 첼리스트로서 장하얀이 만난 바흐는 어떤 음악가였을까. 그는 첼로의 성서와도 같은 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어떻게 전해줄까. 7월 1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의 그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0년 7월 18일 (토)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장하얀 첼로 독주회

바흐 무반주 전곡 첼로 리사이틀 I


전석 3만원 (학생 50% 할인)

약 9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이든예술기획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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