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클루리스'로 알아보는 하이틴 패션 [패션]

돌고 도는 패션의 유행
글 입력 2020.06.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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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90년대, 우 현재 패션

 

 

위의 사진은 90년대와 현재의 패션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이는가?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크롭 티, 롱팬츠, 곱창밴드, 비즈 등등 이렇듯 돌고 도는 유행 아이템을 보고 있자면 신기하고 놀라운 마음이 솟아남과 동시에 유행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지금이야 물론 다방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늘어남에 따라, 연예인,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을 통해 다양하게 유행을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보다 소통의 창구가 적었던 90년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유행을 접할 수 있었을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사이를 흔히 하이틴 문화의 전성기라고 부른다. 하이틴은 10대 중에서도 여고생을 대표하는 말로, 그 당시 문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여고생들이 있었다.

 

그 시절 유명 연예인들의 팬클럽 활동, 패션이나 뷰티의 주 소비층이었던 이들이 관련 상품에 소비하는 금액도 상당했었던 만큼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 또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연예인이 착용한 아이템이나 광고한 화장품들이 팬들을 통해 유행되었던 역사를 보면 ‘유행의 중심에는 하이틴이 있다.’는 관점도 배제할 수 없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아직까지도 90년대 패션을 말할 때 가장 먼저 ‘하이틴 패션’을 떠올리고, 하이틴 패션을 논할 때마다 하이틴 패션의 정석과도 같은 영화 「클루리스」 역시 함께 거론된다.

 

그 시절, 그 하이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클루리스」와 함께 하이틴 패션을 알아보고자 한다.

 

 

 

하이틴 패션의 원조, 영화 클루리스 Clueless,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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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성격, 패션 세 박자를 고루 갖춘 주인공 셰어는 베버리 힐스 내 고등학교에서 인기 최고를 구가하는 여학생이다. 부유층의 집에서 태어나 호화로운 집에서 생활하며, 옷을 매칭해주는 컴퓨터도 가지고 있고, 스트레스 해결책이 쇼핑일 만큼 아무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토론 수업의 성적표를 받게 된 셰어는 C라는 점수를 인정할 수 없어 담당인 홀 선생님을 찾아가지만 완강하게 거절당하고 만다. 선생님과 말로 승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셰어는 선생님의 외로운 마음과 점수가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고, 홀 선생님을 가이스트 선생님과 이어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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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의 작전이 성공하여 그녀는 C에서 A를 받게 되고, 학생들의 전반적인 점수도 올라가게 되자, 셰어는 친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또 한 번 인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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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신을 위해 한 일이었지만, 남을 돕는 일에 흥미와 사명감을 느낀 셰어는 얼마 후 학교에 전학 온 ‘타이’라는 친구의 촌스러운 패션 감각을 바꾸리라 다짐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타이를 변신시킨 셰어는 타이의 짝마저 자신이 정하며 그녀를 자기 통제 하에 두려 하지만, 여러 일을 겪으며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해왔던 셰어는 모든 사람들에게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인생은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 간다.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클루리스」의 패션



① 등굣길에 만난 셰어와 디온의 프레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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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셰어와 그녀의 친구 디온은 패션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인 만큼 영화 속에서 다양한 패션을 보여준다. 그녀들의 많은 착장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것은 바로 등굣길의 프레피룩이다.

 

노란색 체크 투피스에 노란색 가디건의 깔맞춤은 화사하고 통통 튀는 셰어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고, 블랙 체크 투피스에 빨간색 이너 가디건을 매치한 디온 역시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은 착장으로 그녀의 센스를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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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셰어가 자주 입는 프레피 스타일은 그 착장 그대로 하이틴 잡지 촬영을 해도 될 만큼 특색 있어 계속 눈길이 간다. 단정한 듯 시크하고, 거기에 귀여운 매력까지 첨가된 셰어의 패션을 보고 있으면 왜 이 영화가 하이틴 패션의 정석이라고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② 일명 ‘하이틴 인간’ 셰어의 데일리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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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밴드에 테니스 치마, 한쪽에 귀엽게 꽂은 헤어핀, 사랑스러운 펀칭 블라우스까지, 세 가지 스타일 모두 요즘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패션이다.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예뻐서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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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틴 재질의 노란색 이너나, 가죽 재킷과 가죽치마 투피스 세트는 화려해 보이지만 과한 느낌이 없어, 특별하게 입고 싶지만 튀고 싶지는 않을 때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③ 머레이와 트레비스의 힙합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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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패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힙합룩이다. 카키 톤의 깔맞춤 매치에 진한 버건디 느낌의 맨투맨으로 스타일링한 머레이의 패션은 이 착장 그대로 무대 위에 올라가도 될 만큼 감각적이다. 언뜻 보이는 금색의 목걸이까지 말 그대로 ‘힙‘한 느낌 가득한 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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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의 패션이 무대 위에 오른 힙합 가수의 느낌 같다면, 트레비스의 패션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일명 꾸안꾸 느낌과 같다. 단출해 보이지만 편안하고 루즈한 핏이 돋보이는 그의 착장은 자유로운 영혼인 트레비스의 캐릭터와도 딱 맞아떨어진다.

 

 

④ 패션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녀들의 체육 시간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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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간에 모두 같은 디자인의 체육복을 입는 우리와 달리, 영화에서는 반 친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낸 체육복을 입고 있다. 사실 체육복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화려하고, 불편해 보이는 의상들이 많지만, 워낙 다양한 개성이 모이다 보니 그 시절의 패션을 한 프레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흥미로웠다.

 

 

⑤ 누구보다 화려하게! 십 대들의 파티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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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해 보일 수 있는 민무늬 드레스도 셰어가 스타일링하면 다르다. 첫 번째 파티 때 셰어가 입은 드레스는 강렬한 색상과 과감한 뒷모습으로 섹시한 느낌이 돋보였고, 두 번째 파티에서는 천사 같은 순백의 원피스 위에 시스루 셔츠를 매치하여 산뜻하면서 섹시한 반전된 느낌을 살렸다.

 

*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클루리스」와 현재의 패션을 비교해 보았을 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과거의 아이템이 현재의 트렌드와 접합되어 새로운 유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반갑다. 왜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가 인기를 얻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옷이라는 아이템의 매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활기찼던 시대적 상황이나,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었던 당당함 때문이 아닐까?

 

다음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유행이 새롭게 돌아올지, 또 그 유행이 우리 사회에 어떤 바람을 불어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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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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