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언택트 트렌드 속 책의 역할 – 도서 "출판저널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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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17호>는 출판의 역사, 다양한 책 소개, 도서관 소개 등 현재 출판업에 대한 이슈가 담긴 잡지다. 특히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언택트 트렌드 속 출판업계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기사를 중점적으로 읽으며 온라인으로서, 오프라인으로서의 도서가 가진 힘에 관해 서술하고자 한다.
감성을 다스리는 기술
기존에도 언택트 문화를 향하는 추세였지만 코로나 사태는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경제로 더욱 가속화시켰다. 출판 산업 역시 오프라인 매출이 줄고 온라인 매출이 늘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전자책, 오디오북 등)이 늘고 있다.
전자책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자책 단말기 시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과 같은 많은 기업들이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며 소비자마다 가지고 있는 취향에 알맞은 기계, 즉 EPD (E-paper Display) 단말기가 여러 가지 존재한다.
또한 기존 EPD 단말기의 단점이 개선되면서 2차 혁신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 단말기에서 교과서, 미술 서적, 의료 서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표지를 컬러로 볼 수 있는 컬러 EPD 시대를 맞이하면서 전자책 시장은 커지고 있다. 점점 종이책을 대체하는 매체가 되었다.
EPD 단말기와 같은 매체의 기술 변화뿐만 아니라 책을 대하는 태도 또한 크게 변하고 있다. 책을 안 읽는 이유 1위로 주로 언급되던 ‘시간이 없어서’가 ‘도서를 대체할 콘텐츠가 많아서’로 대체되었다. 동영상보다 요구되는 시간이 많은 독서 대신 사람들은 북튜버의 영상, 만화, 웹툰 등 다른 콘텐츠를 통해 독서 욕구를 대체한다.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는 도서나 도서 트렌드가 소비자층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그동안 성경이 출판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가장 컸다. 이는 성경을 통해 독자의 정신을 가다듬고 위로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메이플 스토리’ 만화책이 이 판도를 바꿨다. 글로 이루어진 책 대신 만화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꼭 성경이 아니어도 되면 대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떠오르는 소비자층인 Z세대의 새로운 선택은 출판업계가 글뿐만 아니라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며 발전해 나가야 함을 암시한다. 새로운 단말기의 등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한 콘텐츠 제작이 중요하다고 <출판저널>은 주장한다.
감성을 다스리는 도서 공간
뉴미디어의 발달에 종이책의 발전은 마치 같이 갈 수 없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바일은 모바일대로, 전자는 전자대로 아날로그는 아날로그대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아날로그를 강조할 방법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바로 도서관, 책 문화를 담은 아날로그적인 공간이다.
(△ 네덜란드 ‘로칼 도서관 LocHal’)
네덜란드에는 도서관 공간을 통해 도서의 매력과 그 이상을 표현하는 곳이 있다. 이 공간은 더는 쓰지 않는 옛 공간을 현대에 맞게 개조했다. 이곳에 도서 콘텐츠가 합쳐졌을 때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할 수 있다. 상상력이 펼쳐지는 이 공간은 바로 네덜란드의 ‘로칼 도서관’이다.
‘로칼LocHal 도서관’ 은 ‘locomotive (기관차) + hall(회의실 같은 큰 공간)’을 합친 용어로 과거 기관차 창고였던 공간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곳에 책이라는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일상과 문화적 삶을 공유하고 향유하는 새로운 창조적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로칼 도서관은 책만을 담은 공간을 넘어 사람들의 만남을 잇는 장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문화 공연을 할 수 있는 콘서트홀로써, 오락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써, 혹은 집회의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이렇듯 로칼도서관은 마치 그 지역 주민들의 공용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며 편하고 친근감 있는 공간으로 다가간다.
책을 넘어 대화 토론, 게임 연구실, 요리 연구실, 기술 연구실, 미래 연구실을 통해 책 속 이론을 넘어 실제로 구현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여섯 개의 테마 연구실을 통해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장이 되게끔 한다.
로칼 도서관은 단순히 문서를 기록하고 보관하며 대여하는 공간에서 멈추지 않는다. 도시의 중심이자 다양한 문화를 교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 발전해나간다. 옛 창고를 개조하여 새로운 문화 공간을 제시했듯 사람들 모두 아날로그적인 기록에서 더 큰 미래를 나아갈 수 있음을 공간적으로, 콘텐츠 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뉴미디어에 지칠 때, 이론 그 이상을 발휘하고 싶을 때 결국 아날로그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암시한다. 아날로그가 가미된 오프라인 공간은 Z세대에게는 레트로적인 향수와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마무리하며
책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근간이 될 수 있는 매체다. 글을 통한 상상력은 스스로 독자가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으며 글은 큰 울림이 되어준다. 점점 책은 사라지지만 책이 있는 공간과 책의 콘텐츠 그 자체는 사람들과 절대 멀리 떨어질 수 없는 존재다. 다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책을 대하는 자세 또한 바뀌어야 한다.
<출판저널>은 책 문화 생태계에 깊게 고민하고 다방면으로 분석하며 책이라는 콘텐츠가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설명한다. 또한 독서 경영 등 책으로 리더십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통해, 여러 책들의 소개를 통해 사람들과 책을 더욱더 가깝게 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여질 때 <출판저널>은 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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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17호- 2020년 5+6호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문예/교양지
규격182*257mm
쪽 수 : 244쪽
발행일2020년 05월 15일
정가 : 24,000원
ISSN1227-1802[연승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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