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코로나19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 스켑틱 Skeptic Vol.21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현재 우리 옆의 과학을 살펴보자
글 입력 2020.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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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켑틱>은 학창시절 잡지 기획안을 작성해보는 수업을 들었을 때, 기존 잡지를 조사하다 처음 알게 된 잡지였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다루고 밀도 있는 글들이 실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읽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지만, 막상 읽어볼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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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인연이 닿아 향유한 잡지 <스켑틱 skeptic>은, 회의론자라는 그 이름처럼, 초자연적 현상과 사이비 과학, 유사 과학 등을 검증하고 비판적 사고를 촉진한다. <스켑틱>이 말하는 회의주의는 이성을 이용해 모든 종류의 사상을 검증하는 것이다.


보통 잡지는 독자가 흥미로운 부분만 뽑아 읽기 마련이다. 잡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독서를 하듯 꼼꼼하게 읽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호는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아서 실려 있는 거의 모든 글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인 ‘질병X’에서 시작해서 인공지능의 능력과 사람의 생각,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심리와 신 존재 논증 등 흥미로운 꼭지가 많았다. 글의 논의가 상당히 깊고 자세하게 이루어져서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지만 주제가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힘내서 꾸준히 읽을 수 있었다.




종교는 어떻게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가


 

가장 먼저 만나는 글은 ‘종교는 어떻게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가’라는 글이다. 최근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의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던 일이 떠오른다.


하지만 내용의 결은 조금 다르다. 이 글에서는 과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다룬다. 여호와의 증인, 크리스천 사이언스, 그리스도의 추종자 등의 종교를 거론하며 의학 치료를 거부하고 신의 뜻을 따르는 종교인들이 등장한다.

 

 

“기도는 의학을 대신하는 가장 인기 있는 수단으로 다른 대체요법을 모두 합친 것만큼 인기가 높다. 프랜시스 골턴은 기도의 효능을 최초로 연구한 사람으로 영국 왕실 가족은 평균보다 더 오래 살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매주 일요일마다 수많은 사람이 교회로 나가 왕실의 건강을 기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수명은 평균보다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13p

 


기도의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흥미로웠다. 생각으로만 그쳤던 것이 실제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한 결과가 존재한다니 재미있게 읽었다. 글은 단호하게 끝난다. 종교는 건강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고 다른 무고한 아이들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필자의 의견에 나는 힘을 실어주고 싶다.




특집: 코로나19와 질병X의 시대


 

이번 호의 특집은 코로나19와 관련되어 있다. 과학을 논의하는 잡지에서 현재와 맞닿는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2018년 WHO가 ‘질병X’를 인류를 위협할 질병 목록 중 하나로 선정한 이후, 2019년 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해당 특집에서는 코로나19를 바이러스학, 면역학, 통계물리학, 진화인류학 등의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는 다섯 개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출현하며 계속 언급되는 ‘박쥐’에 대한 설명과 함께 어떻게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오며 변이를 일으키는가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다.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면역력에 대한 글도 있고 그와 관련되어 전염병 확산에 대한 혐오에 대해서도 높은 밀도의 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집은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글로 마무리된다.

 


“동물과 함께 서식지를 잃은 미생물에게, 또한 열대우림 깊은 곳이나 빙하 밑에 ‘봉인’되어 있다가 오랜 잠에서 깨어난 신종 병원체에게, 가장 매력적인 숙주는 무엇일까? 가장 많이 존재하고, 가장 가까이 다가오고, 가장 많이 돌아다녀 자신들을 널리 퍼뜨려줄 숙주는 무엇일까?”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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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여러 글이 실려있지만, 그중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인공지능에 대한 글들을 언급할까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영화 속 성별 편향을 살펴보는 글이 있다. 벡델 테스트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영화 영상을 분석해 성별에 따른 등장인물이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고, 어떤 사물과 자주 함께 등장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석과 통계에 의해 도출되는 결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을 시작으로 우리 존재의 근거를 ‘생각’으로 제시하며 인공지능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글도 흥미롭다. 우리가 어떤 경로로 기억과 학습을 하는지 신경계에 대해 정리를 해주고, 그것을 모사한 토대로 만든 인공지능. 그리고 의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글이 끝난다.

 


“하지만 우리의 뇌가 신경세포 1000억 개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우리도 입력을 출력으로 바꾸는 일종의 기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 의식이 무엇인지, 생각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의식과 생각이 존재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의미는 필요 없다. 정보과학이 알아낸 놀라운 결론이다.” -189p

 



포커스: 신은 악과 공존 가능한가


 

잡지의 말미에는 신과 악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세 개의 글이 실려 있다. 이번 논쟁에서 키워드가 되는 것은 ‘악’이다. “우리와 함께 진화한 신 개념에 따르면, 신은 우리 세계를 창조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선하다고 밝혀졌”는데, 이런 자애로운 신이 어떻게 폭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냈을까? 그렇다면 악이 있다면 신은 없는 것일까?


신학자 허플링은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도덕적 기준에서는 신을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휘튼버거는 이에 대해 ‘악의 논증’을 피하기 위해 신을 무능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종교 철학자 J. L. 셸런버그의 도덕적 진보와 신의 상관관계에 대한 글로 마무리된다.

 

*

 

<스켑틱>의 글들은 그 잡지가 추구하는 목표처럼 질문을 던지고 논리를 따진다. <스켑틱>이 계속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모습을 보면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로 회의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고 많은 사람이 관심 있어 하고 동의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독자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꽤 높은 지점들이 있어서 읽기 힘들었을 때도 분명히 있었다. 아무래도 과학과는 거리가 먼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읽다가 넘겨버린 글이 있었다. 하지만 구성도 그렇고 실려 있는 글들의 질이 높아 상당히 밀도가 높은 잡지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를 조명한 이번 호에 이어서, 다음 호에는 어떤 우리와 밀접한 이야기를 다룰지 기대가 된다.


 


 


한국 스켑틱 21호

- Skeptic Vol.21 -



엮음 : 스켑틱 협회 편집부


출간 : 바다출판사


분야

기초과학/교양과학


규격

170x250mm


쪽 수 : 268쪽


발행일

2020년 03월 06일


정가 : 15,000원


ISBN

977-2383-9840-00-01

 




[진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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