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쌀을 닮은 그 배우에게 빠지다 [공연예술]

글 입력 2020.01.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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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 ‘덕질’을 시작한 지 4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나의 ‘최애극’을 찾지 못했다. 좋아하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 하나만 고르기 힘들다. 하지만 ‘최애 배우’는 있다. 그의 별명은 ‘쌀’, 이름은 조형균이다. 별명이 쌀인 이유는 단순하다. 쌀을 닮았기 때문이다.

 

 

 

조형균을 처음 알게 되다


 

 


조형균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다. 슈퍼주니어를 좋아했던 나는 뮤지컬을 ‘일 년에 한 번 보는 고급 공연’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멤버 려욱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뮤지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조금 생겼다. 려욱이 조형균과 함께 라디오에서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넘버를 불렀는데 너무 좋아서 계속 찾아 들었다. 노래 잘하는 뮤지컬 배우, 이게 조형균의 첫인상이었다.

 

무대에서 그를 처음 본 건 2015년 7월이었다. 슈퍼주니어 멤버가 출연하는 뮤지컬을 하나씩 보다가 뮤지컬 자체에 ‘입덕’해버린 나는 안타깝게도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었다. 시간적 여유도, 금전적 여유도 없었기에 수능이 끝날 때까지 연극·뮤지컬 '덕질'을 잠시 쉬기로 결심했다.

 

수능 전 마지막 뮤지컬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여신님이 보고 계셔>였다. 그때 처음 무대 위의 조형균을 보고 '아, 이 배우가 내 최애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의 따뜻한 목소리와 연기에 빠져버렸다. 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조형균의 작품을 챙겨 보기 시작했다.


 

 

'쌀찰리'부터 '쌀고흐', '쌀랑큰', '쌀라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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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님이 보고 계셔>, <젊음의 행진>, <빈센트 반 고흐>, <난쟁이들>, <살리에르>, <페스트>, <구텐버그>, <더데빌>, <록키호러쇼>, <헤드윅>, <시라노> 등. 조형균의 필모그래피 중 내가 본 작품만 해도 이만큼이다. 선역과 악역, 사람 역할과 사람이 아닌 역할을 가리지 않고 훌륭하게 소화한다.


9등신 왕자님 찰리를 연기했던 뮤지컬 <난쟁이들>이나 일인 다역을 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뮤지컬 <구텐버그> 같은 코미디 작품에선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순발력으로 관객들을 웃게 한다. 그러다가도 뮤지컬 <살리에르>의 젤라스나 <빈센트 반 고흐>의 고흐가 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록키호러쇼>와 몇 달 전 새로운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낸 뮤지컬 <시라노>까지. 그의 캐릭터 소화 능력의 끝은 어디일까.


 

“제가 뚜렷한 색깔이 없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그게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장점으로 여겨요.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그것 같거든요.”

 

- 2019.12.31 <더뮤지컬> 인터뷰 중에서



조형균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나 역시 어느 정도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배우가 가진 뚜렷한 색깔이 그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게 굳어져 버리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조형균이 '색깔이 없는 배우'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무대 위의 조형균은 반짝반짝 빛난다. 각기 다른 역할들을 매번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낸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색깔 있는 배우라는 뜻이 아닐까.


 

 

배우 조형균을 좋아하는 이유


 


 


조형균은 장점이 많은 배우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래다. 그의 따뜻한 목소리는 밝은 넘버에서든 어두운 넘버에서든 빛을 발한다. 공연장 천장을 뚫을 듯한 성량도 좋아한다. 노래 실력이 워낙 돋보이지만, 연기력 역시 뛰어나다. 무대 위에서 그는 온전히 그 인물이 된다.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연기 센스도 겸비했다.


심지어 춤까지 잘 춘다. 사실 처음에는 그가 춤을 잘 추고 몸을 잘 쓸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 커튼콜에서 헤드스핀을 하며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그는 뮤지컬 배우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춘 배우다.


조형균은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다. 물론 사심이 가득 담긴 평가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지금까지 그의 공연을 보고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큰 실수를 한 적도 없고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적도 없다. 언제나 평균 이상을 보여주고 기복 없이 정말 ‘잘하는’ 배우다.


 

 

앞으로의 배우 조형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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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백번 읽는 것보다 한 번 그의 공연을 보는 것이 배우 조형균의 매력에 빠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와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중이다. 그림으로 살았던 사람 '빈센트 반 고흐'와 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남자 ‘그레이맨’, 고통을 받는 역할과 고통을 주는 역할을 넘나들며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두 작품이 끝나면 2월 28일 개막하는 <마마 돈 크라이>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다시 한번 ‘프로페서 V’로 돌아온다. 그가 올해에 또 어떤 작품, 어떤 역할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한 명의 관객이자 팬으로서 조형균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계속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게 할지, 배우 조형균을 늘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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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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