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계를 사로잡은 김환기의 조형언어 [시각예술]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를 만나다
글 입력 2019.11.3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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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국 미술품 경매가 최고 기록을 세운 작가가 있다. 바로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이다. 그의 작품 ‘우주’는 약 131억 8750만원의 고가로 낙찰되었다. 한국미술 최초로 100억 원을 넘긴 가격이다. 이를 통해 한국 미술에 대한 주목과 김환기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김환기의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관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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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추상미술의 선두주자라고 불리는 김환기는 전남 신안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을 서울에서 보내다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에서 전문적으로 예술을 배웠다. 일본 유학 중, 유럽의 미술 흐름을 파악하고 당시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술 경향을 선보였다. 서구의 양식과 한국의 양식을 혼합한 예술 양식은 그만의 특수한 예술세계를 펼쳐나가게끔 했다.

 

1950년대 중반 김환기는 예술의 본질을 파악하고 학습하기 위해 파리로 떠났다. 그곳에서 집중했던 상징과 추상의 기법을 한국의 자연, 백자, 동물 등과 결합시켜 새로운 표현 양식을 보였다. 서양의 화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기존 양식을 해치지 않음으로써 한국인 예술가의 면모를 보인 것이다.

 

1970년대 김환기의 작품에서는 많은 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점을 찍는 행위는 단순하지 않았다. 뉴욕에서 생활하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고, 자연과 교감하며 합일을 이루고자 했던 그의 문인화적 정신이 담긴 것이었다. 1974년, 병으로 김환기는 한국 예술에 큰 한 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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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도, 1938

 

 

론도는 전위적인 단체로 잘 알려진 자유미술가협회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최초 추상 작품 중 하나이며, 대한민국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930년대 김환기가 모더니즘 예술의 흐름을 처음 접하고, 이를 어떻게 수용하여 표현하려 했는지 시도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기하학적인 입체파 형식을 흡수했음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론도는 밝은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 곡을 시각화 시켜 부드러운 곡선과 다채로운 색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 음악에 녹아들어 일체화된 듯한 사람 모형이 나타나있다. 부드럽게 섞여 혼합된 모습은 론도 음악을 저절로 떠올리게끔 만들어,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 역시 론도와 하나되게 만든다. 추상적인 묘사는 작품을 통해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을 사라지게 하여 더욱 풍부한 상상과 감상을 가능케 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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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와 매화, 1957

 

 

김환기는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 체온을 넣었을까”라며 달항아리를 사랑하였고 그의 많은 작품에서 항아리를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당시 한국적 소재에 추상을 입혔다. 넓은 색면으로 배경을 표현하였고, 굵은 선으로 가지를 큼직하게 그려냈으며, 둥그스름한 백자의 특징을 진실하게 살렸다. 보름달 아래 매화나무와 백자가 놓인 모습은 우리나라만이 가지는 특유의 서정성이 드러난다.

 

그는 파리에서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작품에 주로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그의 추상회화에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서양의 추상회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이다. 표현은 단조롭지만 작품의 내면은 단조롭지 않다. 작가가 꾹꾹 눌러 담은 고국에 대한 애정, 작품 속 사물에 담긴 한국의 이야기 등이 꿈틀대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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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1971

 

 

한국미술 최초로 100억이 넘는 가격이 측정된 바로 그 작품이다. 구성은 단순해 보이나 작품을 응시하고 있으면 절대 단순하지 않은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듯하다. 원의 구도는 우주의 동심원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파랗고 짙은 색들이 더해져 감상자들을 끌어당기고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김환기는 자연과 합일되어 조화로운 우주를 형성하는 것을 꿈꿨다. 이런 그의 관념은 작품을 구성하는 형식에서도, 풍기는 아우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점을 일률적으로 표현하여 질서와 균형을 보여주었고 이들이 모여 완성된 하나의 우주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추상화로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동양의 정서를 보여준 것이다. 김환기가 예술로 이루고자 했던 궁극적인 목표가 온전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

 

한국 추상화의 대가 김환기의 예술 작품을 살펴보았다. 시대별로 작품별 특징이 조금씩 달라졌지만 그가 추구한 추상적인 형태와 자연합일을 향한 이념은 변함없었다. 이러한 그의 조형언어는 동서양을 부드럽게 융합시켜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미술가는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 내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알아내야 한다. 아름다운 것에 무감각한 미술가가 있을까. 미술가는 눈으로 산다. 우리는 눈을 가졌으되, 만물을 정확히 보고 있는 것일까? 옥석을 분별 못한다는 말이 있다. 돌 틈에서 독을 발견해 낸다는 것은 하나의 창조의 일이다.”

 

- 김환기

 

 

예술가로서 아름다운 이치를 찾기 위해 노력한 김환기. 그의 일생과 작품을 되돌아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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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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