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자아?! 설정값?! - 어쩌다 발견한 하루 [TV/드라마]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의 드라마 _ '어하루'
글 입력 2019.11.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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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자친구에게 인기 절정인 학교 내 꽃미남 무리. 흔히 금수저, 흙수저라고 불리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사랑.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 이 3가지는 꽃보다 남자와 같은 순정만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로 10월부터 방영 중인 청춘 학원 로맨스물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도 단연 찾아볼 수 있다.

 

스리고의 꽃미남 3인방 A3, 금수저인 ‘오남주’와 흙수저인 ‘여주다’의 로맨스, ‘앞으로 나한테 여자는 은단오 하나다.’와 같은 민망한 대사들은 어하루의 관전 포인트이다. 하지만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같은 장르인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보다는 조금 더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설정값, 스테이지, 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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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3가지 단어가 있다. 바로 스테이지, 섀도, 설정값이다. 드라마는 자아를 갖게 된 단오 시점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은단오’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상한 경험과 함께, 이내 진미채 요정을 만나 자신이 만화 속 인물이며 심지어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임을 자각하게 된다. 또 단오는 자신에게 차갑기만 한 백경을 10년 짝사랑하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심장병을 앓는 설정값에 속상해하며 절대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어하루는 작가가 적은 대로 뱉고 그려낸 대로 행동하는 곳인 '스테이지'와 작가가 그리지 않은 장면이나 공간인 스테이지 밖, 즉 '섀도'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고군분투하는 은단오와 하루, 그리고 자아를 가진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웹툰 원작 드라마이다. 모든 캐릭터가 실제 사람도 아닌 만화 속 인물인 점과 설정값의 등장 등은 이전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던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하다.


 

 

화제성 1위 '어쩌다 발견한 하루'


 

2주 연속 TV드라마 화제성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어하루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는 대사와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내는 신인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고 잇따른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드라마를 보면 장면에 따라 화면 색감을 달리 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섀도에서는 노란색 필터, 스테이지에서는 파란색 필터를 사용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장면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뿐만 아니라 스테이지와 섀도를 넘나들 때 각기 다른 효과음을 사용하는 등 이같은 디테일함이 드라마 몰입에 있어서 좋은 역할을 했고 충분히 대중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포인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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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하루와 단오의 순수하고 풋풋한 로맨스가 눈에 띈다. 이름도, 설정값도 없는 엑스트라 13번의 등장으로 단오가 나오는 한 스테이지가 바뀌었다. 단오는 이 13번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줄 키라고 생각했고 그와 함께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나가려 노력한다.

 

13번에게 하루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스테이지 안에서도 하루가 기억될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단오. 그 과정에서 피어난 사랑. 그들은 어느새 서로에게 너무나 소중해진 존재가 되어버렸다. 애틋할 수 밖에 없는 과거 서사와 같은 내용적 부분들이 하루와 단오의 로맨스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 같다.

 

운명을 바꾸려는 자신의 시도 때문에 없어진 하루를 보며 가슴 아파하는 단오, 다시 돌아와 단오를 지켜주려는 하루. 학교를 배경으로 하루와 단오의 미소를 유발하는 장면들을 통해 전형적인 학원 로맨스물의 매력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나이대에 맞는 풋풋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연기로 호평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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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설정값을 가진 캐릭터일지도


 

어쩌면 우리도 현재 주어진 설정값을 갖고 살아가는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가령 어디 학교에 다니는 누구 딸로서, 혹은 축구선수, 가수 등 직업이 있는. 누구나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지만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 흘러가지 않는다. 자신의 설정값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그 설정값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나는 자신을 위해 이것저것 도전하는 내 모습이 단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느끼며 단오를 응원하던 나는 내 자신 또한 응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일상에서 지친 이들이 이 드라마를 가볍게 한번 보면 은단오와 같은 긍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기운을 얻을 수 있고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친구로든 연인으로든 하루 같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과의 만남을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으로, 아니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로 다시 한번 한 발 내딛고 날개짓을 하려는 욕망이 생긴 이들도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남은 6부작 동안 진미채 요정의 정체, 하루에 손에 있는 상처 등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가 되는 드라마다.

 


 

 

[오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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