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같이 차 한 잔 하실래요? [사람]

서로 다르지만, 둘 다 향긋했던 두 티타임
글 입력 2019.10.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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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동안 누군가와 마주보고 앉아 여유롭게 차를 한 잔씩 마시며 티타임을 즐길 기회가 두 번 있었다.

 

두 티타임이 내뿜은 향기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내 앞에 놓여있던 음료도, 함께 있던 사람도, 그 사람과 나눈 대화까지도 너무나 달랐으니까.

 

 

[꾸미기][크기변환]Chai-Tea-With-Milk-Tea-Cup-Coffee-Cup-Tea-975685.jpg

 

 

첫 번째 티타임은 아트인사이트 대표님과의 티타임이었다. 사실, 이 티타임은 대표님을 실제로 뵙는 첫 자리였다. 세 달 동안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을 하면서 대표님과 이메일로 여러 차례 연락하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직접 뵌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님과의 티타임은 내 잔잔한 일상에 물결을 일으키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특히 내 고민에 대한 답변으로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그 당시 너무 신선한 자극이어서 티타임을 가진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한 마디 한 마디 생생하게 기억나는 답변이 하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져서 그게 부담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일’이 된다면, 좋아하는 마음이 흔들리게 될까 봐 그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질지 그냥 취미로 놔둘지 고민이에요.”

 

“그 부담감에 좋아하는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건 마음을 다해서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정말 좋아한다면,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더 굳건해질 거예요.”

 

이 답변 외에도 두 시간 동안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중심으로 나누었던 대화들은 문화예술과 아트인사이트에 대한 대표님의 전문성과 애정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그리고 덕분에 나도 언젠가 내가 선택한 분야에 대해 그런 전문성과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하나 몽실몽실 피어났다.

 

 

[꾸미기][크기변환]two-cups-coffee-with-milk-stand-table_8353-702.jpg

 

 

두 번째 티타임은 엄마와 함께한 티타임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 매일 얼굴을 보는 엄마지만 카페에서 여유롭게 앉아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마시면서 대화를 나눈 것은 굉장히 오랜만에 있는 일이었다.

 

대표님과의 티타임과 대조적이게도, 한 시간 조금 넘게 나누었던 모녀의 대화 속에는 별다른 주제가 없었다. 진로와 관련된 상담을 한 것도 아니었고, 엄마의 일이나 내 학교생활과 관련된 진지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었다.

 

창밖의 떨어지는 이파리, 갑자기 생각난 재미있는 일화, 카페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책상의 배열, 앞에 놓여있는 차의 향기. 생각나는 대로, 보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향긋한 차 향기가 이끄는 대로 사소한 이야깃거리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나가 있었을 뿐이었다.

 

별 내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마주 보며 하하 호호 웃으며 대화를 나눈 시간은 그 무엇보다 값졌다. 너무나도 사소한 이야깃거리로도 한 시간 동안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서로 다르지만, 둘 다 향긋했던 티타임. 그 잔향이 오랫동안 주위를 맴돌며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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