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지막 금요일은 핫하게, "라이브 클럽 데이"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9.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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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로컬 음악 축제<라이브 클럽 데이>가 지난 8월 30일 52번째를 맞이했다. <라이브 클럽 데이>는 홍대 앞의 4개 라이브 클럽(에반스라운지, 클럽에반스, 컨벤트, 클럽 FF)과 5개의 공연장(KT&G 상상마당, 프리즘 플러스, CJ문화재단 아지트, 벨로주, 웨스트브릿지)에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열리는 무경계 음악 축제로, 하나의 티켓으로 9개의 공연장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라이브 클럽 데이>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있던 홍대의 <클럽 데이>의 부활로, 9개의 공연장이 ‘라이브클럽협동조합’을 설립하여 홍대 앞 인디 문화의 부흥을 위해 기획 중인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이다. 매회 40여 팀의 뮤지션이 함께하고, 광흥창역의 CJ문화재단 아지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10분 내외의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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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기획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 다 함께 실제 공연을 보자며 홍대 <라이브 클럽 데이>에 갔다. 그리고, 내 인생은 <라이브 클럽 데이>를 모르던 때와 알던 때로 나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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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를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잘 모른 채 무작정 약속 장소로 갔다. 개강 첫 주였으므로 무거운 짐과 함께 자그마치 2시간 반을 달려 홍대에 도착했다. 다양한 공연장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었지만, 청소년들도 들어갈 수 있는 광흥창역의 CJ문화재단 아지트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아지트의 공연은 7시 반부터 10시까지 진행되었다. 아지트는 주변이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특히 늦은 시간까지 공연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아지트 내부는 작은 공연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고 있었다. 특히나 조명과 스피커는 정말 훌륭했다.




밴드에게 첫눈에 반하는 법



사실 호아 (Hoa), 아월 (OurR), 설 (Surl) 전부 잘 모르는 밴드들이었다. 설은 플레이리스트에만 가끔 있던 밴드였고, 호아와 아월은 전부 처음 듣는 밴드들이었다. 설은 점점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아지트에서 공연을 본다고 했을 때 설에게 가진 기대감이 제일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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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늦게 도착해서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아월 (OurR)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아월을 처음 알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아월은 ‘Cycle’이란 노래를 하던 중이었다. 공연장에 들어가자마자 그 음색에 놀라 일행을 찾는 일도 잊고 ‘Cycle’이 끝날 때까지 입구에서 무대를 바라봤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매력적인 가사, 그리고 이미 완벽한 합주와 목소리. 왜 아직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던 걸까? 그 뒤로 ‘haaAakkKKK!!!’과 ‘Violet’이란 곡을 부른 후 아월의 공연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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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해피로봇 레코드’의 느낌이 난다 했더니 정말 ‘해피로봇 레코드’ 소속의 밴드였다. 홍다혜(보컬/기타), 이회원(프로듀서/키보드), 그리고 박진규(베이스) 님으로 이루어진 아월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색을 지향했다.

특히 홍다혜 님의 보컬은 다른 어떤 목소리로도 대체 불가능한 유니크한 매력의 목소리로, 그들 음악의 완벽성에 정점을 찍게 한다. 공연이 끝난 후 우리는 홍다혜 님의 보컬을 “튜닝이 완료된 보컬”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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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월의 공연 이후 설의 무대가 이어졌고, “역시 설이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설은 등장부터 무대를 장악했고, 관객들은 열을 내며 공연을 즐겼다. 설이 이렇게 핫한 밴드였나, 역시 밴드의 진정한 매력은 무대 위에서 나오는 것 같다. ‘보급형 혁오’라는 말이 많은데, 이번 공연을 보고 확실히 설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설 음색이 이렇게 좋았나? 이렇게 합주가 잘 맞고 라이브가 완벽한 밴드였다니. 공연을 오기 전에 “설을 안다.”라고 말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나는 그들을 몰랐다. 내가 밴드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였던 그 화합, 합주의 짜릿함을 설은 그대로 보여줬고, 설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아직” 모르는 거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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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의 화려한 조명은 그들의 음악을 더욱 빛냈다. 설의 ‘눈’이라는 곡과 함께 비추던 조명은 너무 예뻤고, 설이라는 밴드를 제대로 접하기에 너무 완벽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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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역시 ‘해피로봇 레코드’ 소속으로 브리티시 룩, 블루스를 기반으로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밴드이다. 공연 후에 검색해서 설호승(보컬/기타), 이한빈(베이스), 오명석(드럼), 김도연(기타) 님 네 명 모두 98년생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좀 놀랐다. 동갑이라니까 좀 친근하면서도 존경스러웠다.

설은 요즘 가장 떠오르는 신인 밴드로 주목받고 있으며, 곧 해외 공연도 나간다고 한다. 아마 지금 설의 공연을 이렇게 가까이서 친근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도 굉장한 행운일 거란 생각이 든다. 예정에도 없던 앵콜곡까지 완벽하게 끝내고 설의 퇴장으로 CJ 아지트의 <라이브 클럽 데이>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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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바깥으로 나갔을 때, 설의 공연이 끝나기까지 기다렸던 아월이 문 앞에서 아월 로고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기다리고 있던 그들을 보자 깜짝 놀람과 동시에 괜히 감동적이었다. 너무 멋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놀라서 그만 스티커를 받고 “감사합니다!”만 외치다가 왔다. 진짜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계속 후회된다.


호아의 공연을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쉽지만, <라이브 클럽 데이>를 통해 아월과 설을 만나볼 수 있던 건 정말 너무 큰 행운이었다. 실제 내 플레이리스트는 현재 아월과 설의 노래로 가득 차 있다. 새로 나올 노래들도 무척 기다려진다.




한 달에 한 번, 나를 위한 음악 파티



<라이브 클럽 데이>의 첫인상이 너무 좋아서 다음번에도 가려고 찾아보니, 9월에는 항상 공연이 없다고 한다. 10월 말에도 꼭 <라이브 클럽 데이>에 또 갈 것이다. 10월의 라인업이 궁금해진다. 또 어떤 밴드를 만나 사랑에 빠질까 기대된다.

너무 비싸지 않은 값에 매달 양질의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다. 한 달가량 마음속에 담아뒀던 각종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마지막 주 금요일은 모든 걸 뒤로 하고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 음악에 흠뻑 취해 있고 싶다. 이번에는 CJ 아지트에서만 공연을 봤지만, 공연장마다 특색이 있고 라인업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공연 현장들도 궁금하다. 클럽 FF는 아침 6시까지 파티가 있었고, 다음번에도 밤새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과 특별할 것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쯤 <라이브 클럽 데이>에 가보면 좋겠다. 잘 모르는 밴드와 가수들의 공연이라도 현장에서 충분히 그들을 알아가고 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그저 자신을 위해 하루쯤은 시간을 비워 음악에 빠지길 바란다.

인디 밴드와 음악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괜찮다. 가까운 거리 내의 여러 공연장을 둘러보고 공연장의 열기에 취해보며 자유를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한 힐링이 될 것이다.

얼떨결에 가게 됐던 <라이브 클럽 데이>지만, 내 인생에 빠질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며 홍대 앞 인디 문화를 다시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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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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