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all Me By Your Summer : 여름을 맞이하는 음악들 [음악]

글 입력 2019.08.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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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에게 여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을 것이다. 원래의 나는 끈적이는 땀, 습한 공기, 무섭게 내리쬐는 햇볕 등 부정적인 것들만 먼저 머릿속을 힘차게 부유하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 연도부터는 취향의 변화라도 찾아온 것인지 여름이 무척 기다려졌고 뜨거운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이 반가움에 한몫을 한건 아마 듣기만 해도 '휴가','방학','휴양지'를 눈앞에 펼쳐주는 음악들 때문일 것이다.


내게 특별한 여름 기억들과 함께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Childish Gambino - Feels Like Summer


초여름의 설렘을 느끼게 해주는 곡





나는 특정 상황에서 특정 기분을 느끼며 특정 곡을 듣는 것을 즐긴다. 그러니까 벚꽃 필 무렵이면 썸 타는 이도 없는데 소유와 정기고의 썸을 듣는다거나, 서늘한 가을 기운이 스치면 마치 어제 이별한 사람처럼 쓸쓸한 목소리를 가진 James Bay의 노래를 듣는다든지, 겨울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일찌감치 캐롤을 (그중에서도 Michael Bublé의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를) 종일 틀어놓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런데 하물며 여름이라고 지나칠 리가 있을까. 습하지도 않고, 열대야도 없는 초여름은 오히려 기다려지기까지 하는 시기이다. Childish Gambino의 Feels like summer는 이제 내게 여름 캐롤곡이 되었다. 도입부의 마치 모스 부호를 찍어대는 듯한 사운드에서 보컬이 시작되는 부분이 꼭 여름 아침 창틈으로 쏟아지는 뜨겁지만 활기찬 햇살과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 샤워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틀게 된다. 뮤비는 나중에 접하게 됐는데, 여름에 볼 수 있을법한 모습들을 그려놓은 것이 귀엽다.





동일 앨범에 수록된 Summertime Magic. Childish Gambino의 This is America MV로 히트를 한 도널드 글로버와 히로 무라이의 새로운 프로젝트 뮤직비디오 영화의 한 장면이다. 리한나와 함께 출연하고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발표되었다. 아직 보지 못해 아쉽다. 영상에서는 This is America에서 보여준 감비노의 독특한 몸짓이 담긴 춤과 노래를 볼 수 있다.




Møme - Aloha


해변가 파티에 제격





인스타그램 돋보기를 통해 우연히 듣게 된 곡. 레트로한 색감의 뮤비,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 몽환적인 음색 그리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타게 하는 후렴구. 프랑스 니스 출신의 디제이 Møme의 곡이고 Merryn Jean이 피쳐링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여름밤 바비큐 파티가 생각난다. 정확히는 프랑스 칸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그 친구의 아버지가 구워주신 양고기와 캔털루프 멜론을 먹었던 그 여름밤이다. 이렇게 적확한 기억을 소환하는 노래를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기에 여행이 가고 싶어질 때면 답답하게 얹힌 마음에 소화제를 입에 털어놓듯 꼭 듣는 노래다.


언젠가는 친구들을 모아 해변의 근사한 에어비앤비를 빌려 큰 규모로 바비큐 파티를 열게 된다면 반드시 첫 번째로 틀어놓을 것이다.




Tweedy - Summer Noon


대나무매트와 수박화채





나는 어릴 때 낮잠을 한번 자고 일어나면 기저귀로 나와야 마땅한 것들조차 온몸에 흥건한 땀으로 배출되는 바람에 기저귀 상태는 보송했으나 '옥수수 쉰내'라는 치명적인 별명으로 불렸다. 옥수수 쉰내를 풀풀 풍겨도 마냥 예뻐해 주던 세 명의 이모 중 한 명에게 안겨있으면 할머니께서는 수박을 쩍 갈라 화채를 내어주시고, 포도며 복숭아, 자두 등 여름을 꾸며주는 과일들을 한 아름 씻어다 주시기도 했다.


이 곡은 나의 어린 날의 여름을 떠오르게 한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너무나도 보고 싶은 외할머니의 따스한 손길과 미소 또한. 마냥 사랑을 받아 배가 부른 건지, 화채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부른 건지 몰라도 끼리릭 소리를 내며 천천히 돌아가는 미풍의 선풍기 바람에 스르륵 낮잠이 들던 그 여름이 그립게 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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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라는 것은 참으로도 신기해서, 어떤 음악은 한 구절만 들어도 특정한 날의 냄새까지 상기시킨다. 매년 맞이하는 여름인데도 이렇게나 다양한 노래가 이토록 다채로운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Summertime Magic이 아닐까.



[김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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