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닿지 못할, 밤편지 [음악]

당신께 솔직함을 담아 드립니다
글 입력 2019.08.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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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음색과 실력 그리고 연기력까지 더해져 꾸준한 사랑을 받는 아이유는 그녀가 작사, 작곡을 시작한 이후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답게 가사들이 문학적이어서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아이유 작사, 작곡의 노래 중 한 곡인 Voice Mail은 그녀가 실제로 짝사랑을 할 때 만든 노래라고 한다.


IU - Voice mail



그래서일까, Voice Mail을 듣고 있다 보면 자연스레 노래 속 화자에 몰입하여 존재하지도 않는 짝사랑 상대를 만들어내서라도 노래에 스며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Voice Mail이 발매되고 4년 후, 아이유는 '밤편지'라는 곡을 통해 수줍은 사랑 고백을 한다. 밤편지의 가사와 MV는 ~하였소,~한다오. 와 같은 말투로 쓰인 연애편지를 주고받던 시절의 인물을 떠오르게 한다.


IU - 밤편지



실제로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던 나는 '밤편지' 속 인물이 'Voice Mail'처럼 보내지도 못할 마음을 담아 편지를 적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았고 비가 오던 여름밤, 모니터 앞에 앉아 '닿지 못할, 밤편지'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닿지 못할, 밤편지

IMG_4172.jpg
 


비가 온 탓일까요, 유독 쉬이 잠들지 못하다 결국 뜬눈으로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덥고 습한 날씨에 체온이 올라 두근대는줄로만 알았습니다. 숱한 뒤척임 끝에 왜 오라는 잠은 오지 않고, 어쩌자고 당신 얼굴이 떠오르는 것입니까.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이미 끝난 마음이라며 제멋대로인 내 감정을 우정으로 겨우 눌렀는데 어쩌자고 당신 얼굴이 떠오르는 것입니까.

당신께서는 기척이라도 알아챘을까요. 이 지독한 외사랑의 흔적을 지워보려는 나의 분투를 말입니다.

당신은 참 야속하셔서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되려 더 짙어지는 애틋함이 되었습니다. 나는 모른체 해야만 합니다. 그대를 향한 이 선명하고 또렷한 색채의 마음을. 그렇지 않고서 영영 당신을 못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나는 닿지 못할 이 편지를 당신께 씁니다. 부디 아니 차라리, 당신이 평생 모르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잘 지내시고, 곧 만날 그때에도 천진한 웃음으로 맞이하여 주세요. 저 또한 쓴웃음은 감추고 당신을 향한 반갑고 다정한 웃음으로 화답하려 합니다.

당신께 솔직함을 담아 드립니다.


안녕.






누군가가 떠올라 잠 못 이루고 있거나, 메마른 감성에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면 아이유의 두 곡을 들으며 이 글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어떨까. 자신이 잊고 있던 마음 혹은 감정이 되살아나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예림.jpg
 

[김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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