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 에릭 요한슨 사진展

글 입력 2019.08.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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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사진전을 볼 기회가 두 번 있었다. 첫 번째 때 가지 않고, 이번에 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편견을 깨기 위해’.

 

처음 기회가 왔었을 때, 상상을 바탕으로 하여 포토샵과 함께 작업 된 사진이라고 해서 가지 않았다. 내가 처음 사진을 직접 접하게 된 게, 12년 전이다. DSLR을 사서 사진을 찍고 다녔던 12년 전부터 나는, 줄곧 사진은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눈으로 담기엔 머리가 오래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사진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라고. 딱히 이렇게 정의를 내리진 않았지만, 어느새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면, 유독 인물이나 동물들이 많다. 사람 냄새가 나는 활기찬 시장이나 길거리 상점들이 주요 스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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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India 사진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의 줄타기



첫 번째 전시를 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사진에 나만의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었지? 내가 왜 정의를 내리고 있었지?’ 하여, 가지 않았던 선택이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이번에 다행히 다시 기회가 생겨, 냉큼 가겠다고 했다. 전에 리뷰를 통해서 본 에릭 요한슨의 사진은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의 줄타기’ 같았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작은 장소와 넘쳐나는 사람들 때문에(주말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작품을 제대로 관람하기엔 좀 불편했다. 그래도 작업 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열심히 구경했다. 최대한 즐기려고 애썼다.

 

내가 생각한 대로 현실과 상상 사이의 그 선을 잘 지키면서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 사진작가의 대표 작품은 전시회에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Full Moon Service>이지만, 내가 마음에 든 사진들은 따로 있었다.


너무 판타지스럽지 않으면서도 포토샵이란 게 딱 티 나는 느낌이 아닌 게 더 좋았다. 예를 들면, 현실인 것 같다가 ‘메롱, 속았지!’라고 말하듯 포토샵이 뒤에 드러나는 그런 사진. 아마 내가 밑에 올리는 사진들을 보면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제일 좋았던 사진 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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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v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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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 and F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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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mulus and Thunder>




나오기 힘든 편견 속



편견이란, 가지긴 쉬워도 나오긴 참으로 힘들다. 그래도 난 항상 편견이란 늪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한다. 그러나 편견은 진짜 ‘’ 같아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면 오히려 뫼비우스 띠처럼 된다.


편견에서 나올 수가 없다. 가만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편견에서 나올 수 있다. 내가 자주 속으로 되뇌는 말이 있다. 내 가치관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보는 습관을 기르자.”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깨달은 바가 두 개 있다. 하나는, 프레임 속에 있는 사진에 나만의 프레임을 또 덧씌우는 건 사진을 모욕하는 짓이라는 것. 다른 하난, 상상도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날 것’이라는 것. 그렇기에 상상이라는 날 것을 현실로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하고, 사진으로 나오기까지를 당연하게 작가의 ‘상상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작품들이기에.

 

마치 상상력을 걷고 나면 보이는 진짜 속마음처럼. 판타지 요소를 없애고 보면 별거 아닌 우리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영화처럼. 그저 따분한 일상과 날 것 그대로인 속마음에 약간의 특별함을 추가하기 위해 상상을 보태는 것일 뿐.

 

그래서일까? 이 작가의 상상력을 배제하고 작품을 보면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전시를 보는 내내 내가 좋아하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생각났다. 영화 마지막 질문처럼 어떤 이야기를 믿을 것인지는 내 선택이니, 난 작가의 의도대로 작품을 감상하기로 마음먹고 상상력이 입혀진 사진을 마음껏 감상했다. 내 상상력까지 씌우지 않고, 딱 작가의 상상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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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사진전
- Impossible is Possible -


일자 : 2019.06.05 ~ 2019.09.15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2,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 13세) 8,000원

주최/주관
씨씨오씨

후원
주한스웨덴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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