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일 미술관 여행 (5) [시각예술]

글 입력 2019.06.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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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술관 여행 (5)

Kunstmuseum Stuttg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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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공업 도시라 불리는 슈투트가르트는 교환학생을 하던 튀빙겐에서 기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에, 종종 방문할 수 있었던 익숙한 도시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포르쉐, 벤츠 박물관 등으로 유명한 대도시이며, 슈투트가르트 분데스리가 팀이 있는 곳으로 축구 경기가 종종 개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이외에도, 슈투트가르트는 문화예술의 기반이 튼튼하게 마련되어 있는 도시이다. 강수진 발레리나가 소속되어 있던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연극 극장, 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도시에 모여 있었다. 발레 티켓을 구매하면 그 지역 내의 교통비를 무료로 지원해 주는 등 도시에서도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었다. 그 중 이번에 소개할 곳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슈투트가르트의 미술관 Kunstmuseum Stuttgart(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이다.


Kunstmuseum은 2005년에 만들어진 곳이며, 한번 보면 그 외관을 잊기 쉽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건물 양식과 달리, 큰 유리 큐브로 덮여 있는 미술관은 도시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별전시가 새로 개최될 때, 혹은 밤이 되면서 내부의 빛이 잘 보일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외관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현재 Kunstmuseum에는 미술관 소장품, 콜렉터들의 소장품 등 15,000개 이상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Otto Dix, Willi Baumeister, Fritz Winter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Kunstmuseum은 독일의 다른 많은 미술관들처럼, 대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최되고 있으며 아이들, 청소년, 가족과 노인을 위한 미술 교육들을 중요시한다. 또한 미술관 샵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데, 건축, 미학,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좋은 책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것들이 미술관을 나오는 순간까지도 기대하게 만드는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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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nstmuseum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상설전이 개최되는 부분과 특별전이 개최되는 부분이다. 상설전은 1층과 지하 1층에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작가별로, 그리고 비슷한 주제별로 각각 전시되어 있었다. 특이한 건물 외관처럼, 내부 역시 신기한 구조를 하고 있었는데, ㅁ자로 둘러져 있는 구조, 혹은 일자로 만들어진 구조 등 전시하는 작품의 크기나 내용에 따라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서 볼 수 있었다.


회화, 조각, 빛을 이용한 작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현대미술의 작품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각각의 구성에서는 각 구성과 작가의 작품 설명이 되어 있는 브로슈어가 한쪽 벽에 걸려 있어서, 설명이 필요한 경우 브로슈어를 읽을 수 있도록 마련해 놓았다.


작품 설명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미술 작품이 주는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브로슈어를 따로 배치해 놓아서 설명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의미를 비교하기가 조금 더 쉬웠다. 이를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에게는 미술관에서 접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또한 지역 예술가들의 인상주의 작품을 한 공간 안에 묶어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한 지역의 미술관에서 그 지역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더불어 후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일들이 독일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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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부분인 특별전은 Kunstmuseum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Ecstasy(황홀경)를 주제로 한 전시였다. 특별전은 상설전과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었는데, 외관에서 보았던 큐브 모양 안에 있는 전시 공간에서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었다.


Ecstasy는 명확하게 정의내리기 힘든 상태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미 역시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주제이다. 특별전에서는 Ecstasy를 9개의 부분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문화가 ‘경계를 넘는 것’을 다루는 방식들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전시에서는 디오니소스, 종교적 황홀경, 칸돔블레, 샤머니즘, 유스 컬쳐, 스포츠, 춤, 중독과 약물, 성적 황홀경을 주제로 한 Ecstasy에 대해 차례로 소개하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dream house라는 제목으로 Ecstasy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음악과 빛, 공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구성되어 있었다. 관객들은 서 있거나, 눕거나, 앉거나 다양한 자세로 전시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Ecstasy를 구성하는 전시 영역에서는 회화 작품과 함께 영상, 설치 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전에 알고 있었던 유명한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같은 작품도 다른 관점에서 파악해볼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Ecstasy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점, 미술 작품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전체적인 주제 안에서 갖는 미술사적, 역사적 의미를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전이 더 기억에 남을 수 있었다.


독일에서 돌아오기 직전 Kunstmuseum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했었는데, 미리 가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곳이었다. 미술관을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을 사로잡는 외관과 내부의 흥미로운 상설전과 특별전, 그리고 미술관 샵과 다양한 시설들에 이르기까지. 전시 자체뿐만 아니라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 자체를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미술관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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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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