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Amy Winehouse [사람]

글 입력 2019.05.3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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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천재' 라고 이야기한다. 남들과는 다른 비범한 능력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빼앗는 존재를 두고, 사람들은 그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안에서 '천재' 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천재란 무엇일까?


몇 초 만에 수십 개의 단어를 외우고, 성인이 되기 전에 명문대에 들어가고, 남들과는 다른 발견을 만들어내는, 비상한 두뇌를 가진 사람을 두고 그렇게 칭하는 것일까. 아니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상을 받고, 유명세를 탄 사람의 뒤에 건네는 하나의 감탄사로써 존재하는 것일까. 그들이 '천재' 로 태어나는 것이 먼저일까? 성공 뒤 따르는 평가로써 '천재' 라는 이름이 덮여지는 것이 순서일까. 즉. 천재는 선천적인 존재일까. 보다 후천적인 평가의 단어인 것일까.


그렇다면 천재는 '보통'의 존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일까? 그들의 괴로움과 고뇌, 좌절과 막막함은 천재라는 이름 속에서 그렇게 남들보다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일까?


'천재'는 두려운 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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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winehouse, 천재라 불리던 뮤지션



사람들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입 밖으로 떠나는 순간 그 무게는 더해지고, 당사자의 귀와 가슴과 머릿속에 새겨진다. 말을 꺼낸 사람은 쉽게 잊는다. 아마 아주 가벼운 무게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듣는 이는 다르다. 그들의 가슴에는 수 백, 수 천 가지의 말이 쌓인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내 무거워진다. 상처를 준 사람은 모르고, 오직 상처 받은 사람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대중에게 둘러싸여 끊임 없이 주목을 받는 존재라면 말 속의 무게감을 더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스물 일곱,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알앤비 재즈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재능 다 돌려주고 길거리를 방해 안 받고

걸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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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왠지 '천재' 라는 말을 붙이기가 망설여진다. 천재란 분명 비범한 능력의 누군가를 칭하는 말일 텐데. 무례한 표현도 아니고, 칭찬의 한 종류일 테지만, 내가 바라보는 에이미는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든다.

에이미의 음악은 정말 특별하지만, 그가 음악을 위해서만 태어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AI도, 로봇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질타와 간섭을 딛고 다시 노래할 만큼 감정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 또한 사람이었다. 천재라기보다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항상 사랑을 원했고, 많이 외로워했다. 그리고 그만의 곡에서 에이미는 그것을 가감 없이 표출했다.

사람들은 왜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했을까? 멋진 가창력에 환호하기 이전에, 외롭고 사랑받고 싶다는 외침에는 왜 주목하지 못했던걸까. 왜 에이미를 그저 돈으로 대했을까. 에이미가 사랑한 그 사람은 왜 에이미를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않은 걸까.


왜 에이미를 그렇게 혼자 두었을까.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그만의 목소리와 가사들은 에이미의 이런 삶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가 작게나마 말하고 싶은 것은, 에이미의 천재성, 뮤지션으로서의 역량, 그래미 어워드를 말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에이미를 먼저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에이미는 언제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썼고, 유명세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음악이 좋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저 노래 했고, 항상 새로운 앨범을 원했다. 사람들은 그의 거침없는 발언과 마약, 알코올 중독을 가십거리로 삼았지만, 그의 진심은 오직 그의 가사와 멜로디에만 담겨있을 뿐이다.


'천재 뮤지션'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아닌, 평범한 한 '사람' 으로서 그를 바라보고 싶다. 수많은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유명인의 모습보다 홀로 앉아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짓던 모습에 주목하고 싶다. 에이미의 진심은 거기에 담겨있을 거고, 그것이 에이미의 인생일 테고, 그것에 진정한 가치가 담겨있을 테니까.


단 두 장의 앨범이지만 그 속에는 온기가 담겨 있다. 에이미의 남겨진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사랑을 해왔는지, 어떤 외로움을 느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가십에 둘러싸인 에이미가 아닌, 진정한 에이미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Stronger Than Me


 

에이미의 삶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남자' 이다. 에이미는 계속해서 남자와의 사랑으로 얽혔고, 망가졌고, 그것을 노래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어릴 적 아버지의 부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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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형제들 틈에서 태어난 에이미는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의 밑에서 자라 주로 할머니의 손에서 길러졌다. 아버지는 당시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에이미가 다 자라 말 그대로 스타가 되었을 때는 줄곧 곁에 붙어있었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시기에는 곁에 있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에이미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존경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동시에 아버지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심리가 더해져, '아버지 같은 남자' 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감정은 에이미의 데뷔 앨범이자 1집 앨범, "FRANK"의 첫 트랙에 담겨있다.




Stronger Than Me



You should be stronger than me

너는 나보다 강해야 해

You've been here 7 years longer than me

넌 나보다 7살이나 더 많잖아

Don't you know you supposed to be a man?

man이 되어야 한다는 거 몰라?

-

But that's what I need you to do, stroke my hair

하지만 그건 네가 해야 할 일이야.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거

'Cause I forgotten all of young love's joy

왜냐하면 젊은 사랑의 즐거움 같은 거 다 까먹어버렸거든

Feel like a lady, and you my lady boy

나는 lady고, 넌 lady boy야



어쩌면 에이미는 어릴 적 경험하지 못한 아버지의 역할을 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는지도 모른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안심시켜 주고, 든든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나보다 더 강하다고 여겨지는 사람. 사진 속 에이미는 아버지와 함께일 때 여전히 아기 같다.


데뷔 앨범 "FRANK" 발표 이후 에이미는 주목을 받는다. 비교적 로열층의 음악으로 분류되었던 재즈를 어린 가수가, 그것도 여러 장르와 결합한 신선한 음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영국의 평론가들은 호평을 던진다. 꾸밈없는 가사와 거침없는 발언, 걸그룹과 구별되기를 바라는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 또한 에이미라는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그는 여러 가지 공연을 통해 대중들을 만났고,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그 이름을 차차 알린다.


그리고 바로 그때 에이미는 평생을 사랑하게 될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후 그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Back To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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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자주 가던 영국의 한 클럽에서 블레이크를 만나게 된다. 첫 순간부터 둘은 서로에게 끌린다. 특히 에이미는 그를 운명의 상대라고 느낄 정도로 푹 빠져버린다. 에이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둘은 너무도 닮았어. 우리 둘은 마치 하나같아.

에이미는 혼자서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정도로 그에게 의존했다. 그들은 언제나 함께 였고, 술을 마셨고, 블레이크를 따라 약을 했다. 그렇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던 에이미는 전 애인에게 돌아가겠다는 블레이크의 말을 듣고는 큰 충격에 빠진다. 블레이크와 이별한 후, 술로 나날을 보내던 에이미는 프로듀서 마크 론슨과 합작해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2집 앨범, Back to black을 완성한다.

"Back to black". 이별 후의 감정은 말 그대로 Black일 것이다. 캄캄한 어둠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에이미. 그리고 이 앨범으로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전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아래에 소개되는 곡들은 모두 2집 앨범, Back to black에 수록된 곡들이다.



 Back To Black (accustic ver.)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린 단지 말로만 이별을 고했지만

I died a hundred times

난 백번도 더 죽었어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 돌아가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난 다시 ..

I go back to us

난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가

-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난 다시 어둠 속으로

Black black black black black ...



2집 앨범의 제목과 동일한 제목의 이 곡은 이별 직후의 에이미의 심리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블레이크와 이별한 후 술에만 의존했던 에이미는, 이별 당시의 감정을 가사로 적고 멜로디를 지으면서 점차 나아졌다고 한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단어들을 가사로 적고 조합하자, 깨질 것 같던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되었다고.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감정을 분출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에이미는 점차 그가 떠난 현실을 받아들였다.


알던 곳(You went back to what you knew)으로 돌아간 블레이크를 떠올리며, 오직 말로만 이별했지만 나는 백 번도 더 죽었다는 가사의 내용은 지금 세상에 없는 에이미를 떠올리면 더 가슴 아픈 표현이다. 동시에 에이미만이 쓸 수 있는 그만의 가사이기도 하다.




Wake Up Alone



It's okay in a day, I'm staying busy

낮에는 괜찮아. 바쁘게 지내

Tied up enough so I don't have to wonder where is he

너무 바빠서 그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돼

Got so sick of crying so just lately

우는 것도 이젠 질려서 요즘에는

When I catch myself I do a 180

나 자신을 180도 바꿔서 행동하지

I stay up, clean the house

일어나면 집을 청소해

At least I'm not drinking

적어도 술은 안 마셔

Run around just so I don't have to think about thinking

생각하는 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움직이지

That silent sense of content that everyone gets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그 조용한 만족감은

Just disappears soon as the sun sets

해가 지면은 단숨에 사라져


His face in my dreams, seizing my guts

꿈속에 그의 얼굴이 떠올라. 내 속을 뒤집어 놔

He floods me with dread

그는 두려움과 함께 흘러넘쳐

Soaked to the soul

영혼에 흠뻑 빠진 채로

He swims in my eyes by the bed

그는 침대 옆 내 눈 속에서 일렁거려

Pour myself over him

그에게로 나를 쏟아붓고

Moon spilling in

달은 흘러내리고

And I wake up alone

그리고 난 홀로 깨어나



이 곡 또한 블레이크와 이별한 후의 감정을 찾아볼 수 있다. 에이미의 노래들 가운데서도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라서, 가사를 길게 적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서정적인 가사이다.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바쁘게 움직일 때가 있다. 말 그래도 생각하는 것을 떠오르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낮에는 꽤 잘 된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어쩌면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잠에 들어야 하고, 온전히 혼자만이 남는 밤이 찾아오면, 나의 머릿속은 온통 그의 생각으로 물든다. 침대 맡에도, 눈 속에서도, 꿈 속에서도, 그의 얼굴을 떠올리고 그리워하다, 다시 아침이 밝아 오면은 홀로 깨어난다.


에이미의 가사는 솔직하고 꾸밈없지만 이처럼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그 점이 정말 특별하고 마음에 든다. 동시에 너무도 서글프다.




Tears Dry On Their Own



He walks away

그가 떠나가고

The sun goes down

해는 저물고

He takes the day but I'm grown

그는 나의 낮을 가져갔지만, 나는 자라났어

And in your way in this blue shade

그리고 네가 가는 길에, 이 파란색 그늘에

My tears dry on their own

내 눈물은 저절로 말라

-

I couldn't play myself again

다시 혼자가 될 순 없어

I should just be my own best friend

나는 내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야 해

Not fuck myself in the head with stupid men

멍청한 남자들 때문에 골머리 앓지 말고



하지만 에이미의 모든 곡이 슬픈 것만은 아니다. 이 곡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라나고 성장했다는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 또한 드러난다. 눈물이 저절로 말랐고, 이제 나는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야 한다는 주체성도 보여준다. 에이미의 노래 중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희망찬 가사와 멜로디가 드러난다.


하지만 지금의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만든 곡은 따로 있다.




Rehab



They tried to make me go to rehab

그들은 나를 재활원에 보내려고 했지만

but I said no no no

이렇게 말했어 no no no

Yes I've been black but when I come back

그래 난 black이었지 하지만 내가 돌아오면

You'll know know know

알게 될거야

I ain't got the time

난 시간이 없어

And if my daddy thinks I'm fine

그리고 우리 아빠가 내가 괜찮다고 한다면

He's tried to make me go to rehab

그는 날 재활원에 보내려고 했지만

But I won't go go go

난 안 갔어

-

I don't ever wanna drink again

난 다시는 술 마시고 싶지 않아

I just ooh I just need a friend

그냥.. 난 그냥 친구가 필요해



이 곡은 블레이크와 이별한 후 2집 앨범이 나오기 전, 알코올에 의존하던 에이미를 실제로 주위 사람들이 재활원에 보내려 했던 상황을 그대로 담은 곡이다. 당시 에이미는 완전히 약해져 있었고, 이미 너무 많은 건강을 잃은 상태였고, 의사는 경고했고, 주변인들은 항상 두려워했다. 혹시나 에이미가 잘못되지는 않을까. 더 안 좋아져서 정말 큰일이 나지는 않을까. 그런 상태까지 벌어지자 그의 친구들과 매니저는 에이미를 재활원에 보내기로 결정했고,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보겠다던 에이미 앞에 그의 아버지는 단호하게 말한다. 에이미는 괜찮다고. 재활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그 후 한 지인은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기회를 놓친 것 같다고. 그때 에이미를 재활원에 보냈다면 "Back To Black"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에이미가 지금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여기서도 아버지에게 의존하는 에이미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진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에이미를 진심으로 걱정하기보다는 돈을 더 벌고 싶어 했고, 그의 딸이 치료받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를 그리 고심하지 않았다.


그냥 친구가 필요했다는 에이미의 가련한 가사 또한 눈에 띈다. 이처럼 외로움과 고독함을 밝은 멜로디로 노래한 이 곡은 영국을 넘어 미국에서까지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둔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이 분야에서는 이런 큰 성공을 대비할 수가 없다고. 그것을 예측하는 교과서 자체가 없다고. 보다 어려웠던 1집 앨범보다 다가가기 쉬운 앨범이라고 스스로 평했던 에이미는 자신이 재활원에 가고 싶지 않고,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 이 곡으로 그래미상을 받게 된다.


상을 받게 된 그 순간, 서로 얼싸안고 흥분이 가득한 무대 위에서 에이미는 단짝 친구를 불러올린 후 같이 손을 잡고 나갔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줄스, 나 약이 없으니까 너무 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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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rie



2집 앨범 Back to black, 그중에서도 "Rehab"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에이미는 전 세계를 돌며 투어를 해나간다. 기사 1면에는 에이미의 얼굴이 자리했고, TV쇼에는 에이미가 나왔고, 파파라치는 연실 그를 따라다녔고, 에이미는 노래했다. 그리고 그의 옆자리에 다시 익숙한 얼굴이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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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는 성공한 에이미를 다시 찾아왔고 둘은 결혼식을 올렸고 에이미는 웃었다.



이 남자와 이별했을 때의 감정을 담은 노래를 그 사람 앞에서 부르면서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에이미의 모습. 전주가 시작되고 조명 아래서 블레이크를 찾은 후 "I love you" 입모양을 그린다. When he comes to me.. 가사를 부르며 블레이크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에이미의 감정이 느껴진다.



Rehab의 엄청난 성공과 블레이크와의 재회, 계속되는 투어는 마치 최선의 해피엔딩처럼 보인다. 하지만 에이미는 급격하게 망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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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와 결혼한 아파트에서 블레이크는 계속해서 마약을 했다. 에이미는 사랑하는 그를 따라했고, 난폭해진 서로의 모습은 좋지 않은 모습으로 언론에 비춰졌다. 동시에 파파라치는 계속 붙어다녔고, 에이미는 기계처럼 공연을 했고, 소속사는 그를 돈처럼 대했고, 그곳에 에이미를 보살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블레이크와의 사랑과 그를 따라서 해야 하는 약과의 관계에서 에이미는 계속해서 무너져내렸다. 결국 블레이크는 마약과 폭행으로 감옥까지 가게 되고, 목숨을 바쳐 사랑하던 사람까지 잃게 된 에이미는 또 다시 약과 술에 의존했다.

 

그리고 결국 공백기를 깨고 갖게 된 투어자리에서 에이미는 약과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이며 공연을 이어나가지 못하게 된다. 애초에 에이미는 투어를 원하지 않았지만, 소속사는 막무가내로 그를 내몰았다.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했고,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언론들은 일제히 에이미를 비꼬았고, 에이미를 놀리거나 일침을 놓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파파라치들은 여전히 에이미를 가만두지 않았고, 휴식을 취하러 간 휴양지에서까지 아버지는 방송사를 대동했고, 아무도 에이미를 보살펴 주지 못했다.


그렇게 에이미는 급격하게 술과, 마약과, 자신과, 사람과, 사랑으로부터 갉아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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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1년 7월 23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정지로 결국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자택에서 홀로 숨을 거둔다.

그의 영원한 롤모델 재즈 가수 토니 베넷과의 콜라보 이후 다시 열정을 찾고 새 앨범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Valerie



Well sometimes I go out by myself

이따금 나는 홀로 밖에 나가

And I look across the water

물 건너편을 바라봐

And I think of all the things what you're doing

그리고 네가 뭘 하고 있을지 모든 걸 생각해

and In my head I made a picture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

'Cos since I've come on home

집에 돌아온 후

Well my body's been a mess

내 몸은 엉망진창이거든

And I've missed your ginger hair

그리고 너의 붉은 머리가 그리워

And the way you like to dress

너의 옷 입는 스타일도

Won't you come on over

내게 오지 않을래?

Stop making a fool out of me

날 바보로 만드는 건 그만해


Why don't you come on over

내게 와줘 Valerie

Valerie Valerie Valerie


Did you have to go to jail

꼭 감옥에 갔어야만 했어?

Put your house on up for sale

집은 잘 내놨어?

Did you get a good lawyer?

좋은 변호사는 구했어?

I hope you didn't catch a tan

피부는 많이 타지 않았으면 좋겠어

I hope you find the right man who'll fix it for you

널 고쳐줄 좋은 사람 만났으면 해



이 곡의 원곡은 영국의 밴드 The zutons의 곡으로, 마크 론슨이 리메이크를 하고 에이미가 목소리를 담았다. 현재는 2집, Back to black의 앨범에도 담겨 있다.


원곡은 남성이 여성에게 부르는 곡이지만, 왠지 에이미의 노래는 블레이크에게, 혹은 자신에게 부르는 것만 같다. 특히 널 고쳐줄 좋은 사람 만났으면 해(I hope you find the right man who'll fix it for you) 부분은, 에이미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에이미의 생전 모습을 담은 다큐 영화 "Amy" 에서는 이 곡을 엔딩 곡으로 넣었다. 가사를 살펴본다면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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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신이 질투한 아티스트라고. 어린 나이에 삶이 끝난 어린 아티스트를 바라보며 '신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갔다'고. 그런데 나는 그 말이 와닿지 않는다. 사실은 그 말이 정말로 싫다.


에이미는 계속해서 노래하고 있었다. 자신이 힘들다고. 아프다고. 외롭고, 친구가 필요하다고. 난 지금 엉망이라고. 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그저 무대에 올리고, 투어를 보내고, 조롱 하고, 사진을 찍어 댔다. 에이미의 속마음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저 노래하기를 바랐다. 에이미는 숨을 거둘 때까지 자신이 손을 데지 않아도 굴러가는 삶 속에서 그저 로봇처럼 살아갔다. 그런 상황에서 신이 에이미를 질투했다고? 그래서 에이미를 데려갔다고? 아니다.


에이미를 망가뜨린 건 우리 모두이다.


에이미는 슈퍼 스타를 꿈꾸지 않았고, 그래미상을 받기 위해 목숨을 걸지도 않았다. 그 많은 인기와 높이를 부여한 것은 대중이었고, 취한 그를 무대에서 끌어 내린 것 또한 대중이었다. 단지 에이미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했고, 노래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건 누구와도 같다. 우리 모두 사랑받기를 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오늘도 꿈꾸고 있고, 그건 모두가 똑같다.


에이미도 마찬가지로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


스마트폰과 TV 속에 등장하는 사람이라고 그 존재가 우리와 크게 다를리 없다. 그 사실을 잃고, 잊어가고 있는 날카로운 현실이 나는 오늘도 겁이 나고 무서울 뿐이다.


Amy는 지금 여기에 없지만, 또 다른 Amy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아픔을 겪고 있을까. 그리고 대중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누군가는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무심히 찌르고 있을까. 사람들의 평가에 무색할 천재는 없다. 천재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천재도 사람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천재라고 칭하기 이전에,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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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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