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일 미술관 여행 (4) [시각예술]

글 입력 2019.05.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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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술관 여행 (4)

드레스덴의 Alberti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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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드레스덴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베를린이나 프라하에 여행을 갔을 때 자주 찾는 곳으로 익숙하다. 주로 큰 도시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곤 하지만, 드레스덴은 독일 작센 주의 주도일 만큼 경제·교통·문화의 중심이 되는 도시이며 공업 부문 역시 발달해 있다.


특이한 점은 앞서 보았던 ‘독일 미술관 여행 (2): 로이틀링겐 미술관’ 에서의 독일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과 다르게, 이탈리아의 건축물, 혹은 프라하 거리의 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건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드레스덴은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며 독일의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17세기, 작센의 선제후이자 폴란드의 왕이었던 강건왕 아우구스투스는 드레스덴을 유럽 예술의 중심지로 이끌고자 하며 많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을 짓기 시작했다.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했었던 ‘왕이 사랑한 보물’ 전에서도 그의 수집품이 전시된 적이 있었는데, 드레스덴의 화려한 예술품과 건축물을 직접 보면서 새삼 그의 권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예술을 중시하였던 드레스덴은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 다양한 미술관과 극장, 박물관 등을 운영하며 ‘문화의 도시(City of Culture)’에 걸맞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잠시 머물던 드레스덴의 호스텔에서, 친절한 직원 분께 드레스덴 여행 정보를 담은 자료들을 받을 수 있었다. 문화시설 위치를 보기 쉽게 표시한 지도부터, 손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제작된 드레스덴의 문화·예술 관광지 팜플렛까지,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그 중에서 이번에 소개해 보고자 하는 곳은, 드레스덴의 알버티눔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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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티눔 미술관은 기존에 물류 보관소로 사용되다가 재건축 후 조각 박물관으로, 정비 후 현재의 모습을 가진 미술관으로 건축되었다. 네오르네상스의 양식이 담겨 있는 곳으로, 15세기 이탈리아의 건축물을 생각나게 하는 웅장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미술관 바로 옆에는 마치 또 하나의 유적지 같은 미술대학이 있어 종종 미술대학의 작품들이 알버티눔 미술관에 전시되기도 한다.


알버티눔 미술관은 근대 거장(Neue Meister)의 작품들이 전시된 갤러리, 조각관(Skulpturensammlung), 그리고 20세기에 이른 현대미술 작품들까지 포함하는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공간에 전시된 낭만주의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들을 통해, 회화와 조각, 동양과 서양, 현재와 미래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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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들어서면 안내 데스크, 아트샵, 기타 시설이 모여 있는 큰 홀이 있는데, 정말 넓은 공간에 작품처럼 보이는, 관객들이 쉴 수 있는 소파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건물이 둘러싸여 있는 듯한, 옛 유럽 건물의 중앙 정원같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했을 당시는 몇 개의 tv가 배치되어 있어서 미술관에 대한 설명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때로는 큰 설치작품들이 이 공간에 전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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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관람하며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곳은 Neue Meisters Gallery였다. 이 곳에서는 낭만주의 작품부터 시작한 근대 거장의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보통 많은 소장품을 가진 미술관에서는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것이 보통인데, 알버티눔 미술관은 그에 더해서 작품들을 한 주제로 카테고리화하여 전시하고 있는 방식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작품에 어떤 설명이 제시되어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다른 느낌을 받곤 한다. 알버티눔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낭만주의 작가의 숲 작품들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주면서, 여러 공간, 시점, 시간대에서 표현한 숲 작품들을 한 공간에 전시하고 있었다. 낭만주의 그림에서 흔히 등장하는,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 자칫 넘어갈 수 있었던 작품들에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래는 위 공간에 대한 캡션의 내용이다.



German Forest

A collection Presentation with Guests


Forests and trees, mighty oaks on wide-open glades and concealed crannies of delicate greenery are prominent motifs in the painting of the 19th century. In its ambivalence, the “German Forest” can, on one hand, be seen as a symbol of freedom as well as, on the other hand, an artistic reconsideration of an image that identifies a national consciousness with a problematic history.


In Romanticism, a glimpse into hidden crannies with thistles, the herbs under overhanging trees at the edge of the forest, or also a simple bush with its graphically structured branches become a longing-filled motif of a sensitive consideration of nature. Additionally, there is the representative perspective of the forest as a national asset. In a time in which life increasingly shifts to cities, it becomes a place for royal hunting societies or a largescale ideal image.


Artists find an analogue for an increasingly free application of color in the living forms of nature. This development of colorbeing released from its depictive function and becoming an inherent value begins in Romanticism and extends through modernity into contemporary art. Katharina Grosse combines an abstract, dynamic and multi-layered painting with real objects. Thus, a real tree appears as the foundation for freely floating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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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을 전시해 놓은 공간들 역시 정말 웅장하였고, 평소 볼 수 없었던 구조의 새로운 전시 방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유리관에 다양한 조각 작품을 모아놓는다던지, 다양한 조각 작품이 있는 곳을 유리로 막아 놓고 NOTFORYOU라는 조명 작품을 걸어 놓았던 전시 역시 신선했다. 항상 흥미롭게 보았던 현대미술을 다룬 공간 중에서는 특히 사진 작품을 전시한 곳이 인상깊었다. 벽면에 꽉 차도록, 혹은 한쪽 구석에만 배치하도록 하는 다양한 구성을 눈여겨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앞에 언급한 것과 같이, 평소에 주목하지 못했던 낭만주의 작품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었던 공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술관이 작품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을 여실히 느끼게 되면서,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것을 관객의 상상에 맡기기보다는, 같은 작품도 한번 더,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하는 것. 관람객이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미술관에서 기대해 보아도 좋은 경험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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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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