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 '읽기' 말고, 책 '듣기'! [기타]

글 입력 2019.04.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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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볼 때. 가끔 ‘저 책들을 다 읽어버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다. 작년 가을부터 ‘책 많이 읽는 멋진 사람 되기’로 목표를 정한 나는, 요즘 그 목표를 아주 착실히 수행하기 위해 인터넷 책방을 열심히 들락거리고 있다. 학교까지 한 시간 정도 전철을 타야 하는데, 유튜브 서핑하기 말고, 그 시간에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원래는 종이 책을 훨씬 더 좋아하는 나지만, 매번 노트북에 프린트 물, 거기다 책까지 가지고 다니기가 무겁기도 하고 여러모로 번거로운 점이 많아 대부분의 책들을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결제해 e북의 형태로 읽었다.


e북은 따로 책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핸드폰 하나면 어디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눈이 금방 피로해져 책을 오래 읽을 수 없다는 아주 큰 단점이 있었다. 화면 밝기를 낮추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해 보아도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아무래도 화면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눈에 큰 피로를 주는 듯했다. 돌고 돌아도 결국 답은 종이 책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기던 때에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 기능으로 귀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있다.


현재 다양한 사이트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디오북 서비스를 막 시작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있는 곳도 있고, 성우나 작가 등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컨텐츠가 꽤 많은 곳도 있다. 원래 e북 대여 및 구매만을 담당하던 플랫폼들이 점차 오디오북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e북 대여 서비스 없이 오디오북만을 다루는 플랫폼이 새로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은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도대체 오디오북의 어떤 점이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걸까? 몇 달간 오디오북을 사용해 보면서, 몇 가지 장점을 꼽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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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은 편하게 책을 완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인트는 ‘편안함’과 ‘완독’에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저 원하는 책을 찾아 결제하고, 이어폰만 끼면 된다. 무겁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e북처럼 화면을 계속해서 바라볼 필요도 없다. 유명한 몇 페이지만 읽어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말까지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완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그대로 들을 수 있으니, 집중해서 성우의 낭독을 잘 들었다면 책을 완독한 셈이 되는 것이다. 진짜 책을 결제하듯 내가 원하는 오디오북을 사서 듣는 시스템이다보니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그것만 결제해 몇 번이고 틀어 두어도 된다. —나는 휴일에 집에서 이어폰 없이 음악을 틀어 놓고 다른 걸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디오북을 한 번 틀어 놓았다가 라디오 듣는 듯한 그 느낌이 좋아서 이후로 계속 틀어 두고 있다.— 이렇게, 종이 책과 e북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책을 편안히 완독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나를 포함해 수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우나 작가의 목소리로 실감 나게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들은 활자를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높낮이 변화, 빠르기 변화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내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가 낭독하는 오디오북의 경우 이용자들에게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계속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원작을 쓴 작가만이 실감나게 낭독할 수 있는 숨겨진 포인트들은 덤이다.


물론 이 서비스에도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 오디오북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온 저작권 문제가 그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보니 일반 책 시장보다 이용할 수 있는 책이 많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요즘 신간 도서나 여러 고전들을 오디오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서비스 이용 가능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으니, 기존의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하며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여유롭게 기다려 보아도 될 듯하다.

 

종이 책이나 e북보다 더 편안하고 즐겁게 책을 읽고 싶은 독자라면, 분명 오디오북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원 전철에서도, 전공 책과 노트북까지 이것저것 짐을 잔뜩 든 상태에서도, 화면을 보지 않고서도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오디오북 서비스를 추천한다.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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