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과연 예술은 일상과 상관이 없을까 -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
어쩌면 예술은 우리들과 가장 가까이에 맞닿아있을지도 모른다.
글 입력 2019.04.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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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 Europe'
도자 접시나는 어느 미술대학교의 공예 계열 중에서도 흙을 다루는 도예과를 전공했다. 보통 사람들은 내가 도예과를 전공했다고 하면, 쉬이 생각할 수 있는 '전통 도예'만을 생각하곤 한다. 흙으로 빚어낸, 정통 예술품을 만드는 장인과 작가만을 떠올리는 것이다.하지만, 공예의 영역은 굉장히 다양하다. 장인들이 제작해내는 도자기들 또한 공예의 부분이듯, 일상에서 쉬이 볼 수 있으며, 많이들 사용하는 핸드메이드 물건들 또한 공예품이라 말할 수 있다. 그것들은 순수 미술과 디자인을 접목시킨 것들이기에,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것에 크게 일조한다. 이렇듯, 요즘의 예술. 그러니까, 순수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공예는 큰 구분선 없이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전공자인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도, 보통 미술 전공이 아닌 이들은 '미술과 예술'에 관하여 막연히 어렵다고 여기곤 한다. 그렇기에 기존의 전시회들과는 달리 눈길을 끄는 제목을 가진 이번 '안봐도 사는데 지장없는전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바쁘게 흘러가는 모든 이들의 시간 속, ‘예술’ 그리고 ‘전시’는 그들의 마음속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2019년, '생활의 발견'이라는 첫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한 서울미술관은 대중들의 생활 속에서 예술이 어떠한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서울미술관 2019 첫 기획전'생활의 발견'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요즘은 퍽이나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자극적인 상황 이외의 것들에는 둔탁하고 무감각한 반응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즐겁게 하고 싶은 작업을 하며 살아가던 대학교 시절 나와는 달리, 먹고살기에도 바쁜 모습을 보이는 내가 어색하기도 하다.그러한 내가, 황금 같은 휴일에 시간을 내어 전시를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 위 노란 배경에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포스터와 전시 제목에 마음이 이끌렸다. 안 봐도 상관없는 그러한 전시.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제목을 갖고 있어서인지, '도대체 어떠한 전시를 하고 있길래?'라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들게 했다.이내 곧, 아마 이러한 예술 전시를 모르고 지내도 먹고사는 것에는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어떻게 예술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인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첫 번째 프로젝트인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 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는 하루 24시간 동안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예술'로 어떤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지, 그래서 그것이 내 삶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국내 외 젊은 작가 21팀이 모여 일상 속 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시간 속에서 작가들이 그려낸 예술적 심상(心象)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전시 소개 글 中전시의 설명문과 소개글은 제목만큼이나 다분히 이해하기 쉽고 일상적인 느낌을 준다.약 450평의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현대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일반적인 미술관의 캡션과 설명들이 작가 및 작품에 대한 정보를 보다 딱딱한 문장들로 담아내고 있다면. 이번 전시는 그것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하여 관람객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이 전시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아침-낮-저녁-새벽’ 총 4개의 섹션으로 연출하고 있기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 장르의 작품들을 전시장을 이동하며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현대인의 일상을 주제로 한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조각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본다. 또한, 기존 전시회들이 주로 전시하는 회화와 조각품들에서 벗어나 폰트와 게임, 도서 디자인까지 받아들인 <안 봐도 사는 데 지장 없는 전시>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들에게 보다 친밀히 다가가고 있다고 느껴졌다.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예술과의 경계를 잊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미술의 문턱을 낮추며 예술에 관하여 다시 한번 고찰해보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해본다.*차례대로, '인트로, 아침, 낮, 밤, 새벽' 전시관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가 예술을 지향해보고자 하는 노력은 사는 데 쓸모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현실에 쫓겨 다니다,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잊으며 살아가고 있을 테지만. 분명, 당장의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산적인 일만을 쫓는 것만이 삶의 의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기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모든 것들은 일상에서 전혀 무용한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상과 예술은 필연적으로 맞닿아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일상적인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모습 속에서 쉬이 발견할 수 있으므로.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 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 -일자 : 2019.04.03 ~ 2019.09.15시간10:00 ~ 18:00(1시간 전 입장마감)*월요일 휴관장소서울미술관 본관 M1 1층티켓가격성인 11,000원학생(초/중/고) 7,000원어린이(36개월이상) 5,000원티켓 구입 당월 한 달간 무제한 입장주최/주관서울미술관관람연령전체관람가
[류승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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