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심미안 수업, 어떻게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가. Chapter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 음악 [도서]

글 입력 2019.03.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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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부터 늘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주변 친구들은 그렇지 않았다. 항상 가지고 다니던 그 당시 음악 기기인 mp3엔 클래식 대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한 친구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그 친구의 음악 기기엔 항상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했었고 다양한 클래식 뮤지션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친구를 만나고 난 후 가장 익숙한 클래식 음악부터 다시 듣기 시작했다.


확고한 클래식 취향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늘 궁금한 점은 “왜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이다. 한가지 어림잡을 수 있는 건 어릴 적 엄마가 대량의 클래식 음반을 사놓으셨고 늘 다양한 음악을 틀어 주셨다. 날마다 다른 CD를 골라 듣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가장 좋아했던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었다. 하지만 그때 들었던 클래식이 나의 음악 취향을 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음악적 취향은 대부분 성장기에 형성된다. 그때 들었던 음악에 대한 평가가 더 우호적이다. 어느 예술 분야보다 더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의 세계이다.”



그러나 이 구절을 읽고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자주 즐겨 들었던 비발디의 사계가 나의 음악적 취향을 만든 것이다. 그저 엄마가 틀어주어서, 집에 클래식 CD가 많아서 이것저것 틀어보았던 습관이 나를 클래식 애호가로 만든 것이다.



“친숙함을 넘어 자기만의 취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이 쌓일 때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지던 음악 장르에 대해서도 감흥을 느낄 수 있다.”



클래식을 알고 난 후 수많은 곡들을 들었다. 발레 음악부터 각종 편곡된 음악과 크로스오버 음악까지 클래식이 조금이라도 가미된 곡들은 다 들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이러한 노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나는 클래식 음악 내에서 꽤나 확고한 취향이 생겼다. 클래식 음악 중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제일 좋아하고 성악 중에서는 특히 오라토리오를 좋아한다.


조용한 아다지오 음악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하프시코드 협주곡은 매우 좋아하지만 독주곡은 생각보다 지루하다. 취향이 꽤나 구체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확고함이 생기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다. 수많은 연주회를 찾아가고 다양한 음반을 비교해가며 들어보고 심지어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춰보면서 생긴 취향이다.



“취향이 단단해질수록 삶은 구체성을 띤다. 그것이야말로 행복의 디테일을 채우는 방법이다. 그들이 지나온 인생은 매우 풍부했을 것이다. 삶의 공간마다 시간의 예술로 채워왔을 것이다.”



그렇다 내 취향이 단단해질수록 나의 삶은 구체성을 띠었다. 내가 좋아하는 헨델의 ‘메시아’를 처음 실황으로 들었을 때 터진 감동의 눈물과 좋아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도나우 강’ 왈츠 스텝에 맞춰 무대에 서기 직전의 두근거림과 무대 위에서 춤추던 떨림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푸른 도나우 강을 들을 때마다 무대 위에서 춤췄던 그때의 행복한 순간이 떠오르며 이렇게 예술을 통해 행복의 디테일을 채워가고 있다.



[장세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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