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와 함께, 다시 나의 심장소리를 들어보자; <영화의 심장소리Ⅱ> [도서]

<영화의 심장소리Ⅱ> 리뷰
글 입력 2019.02.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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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영화 잡지에 이어 영화 도서를 읽게 되었다. 일단 내가 흥미 있는 것이라면 망설임 없이(때로는 조금만 망설이고) 집어 들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어느 블로거에서 본 ‘저지르고 후회하자’라는 말을 실천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이전에 읽은 영화 잡지 [FILO]는 내 생각과 너무 달랐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영화가 대부분인데다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철학적 사유가 기저에 깔려 있는 평론은 아직 내가 읽기엔 벅찼던 탓이다. 그래서 이 책을 받은 순간, 예쁜 표지와 새 책 냄새에 두근거리는 것도 잠시 사뭇 걱정도 되었다. 이 책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까?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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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아도 가볍지는 않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랬다. 어려움 없이 술술 읽혔고, 영화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 데도 충분했다. 전문적인 칼럼이 아닌 일상과 뒤섞인 에세이라 그런지 저자 스스로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도 들었다. 다 커버린 자식들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는 어쩐지 이전에 읽었던 <엄마니까>의 저자가 생각나기도 했고.

 

다만, 그 내용이 어렵지 않아도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저자가 시인이자 심리상담사라는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그려내는 시든, 사람을 위로하는 심리 상담이든 그 기반에는 ‘사람’을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영화를 보는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결국 사람으로서,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다는 점은 다르지 않을 테니.



 

우리의 ‘인생 영화’는?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난 같은 영화를 열 번 스무 번씩 보는 일은 잘 못하고 할 생각도 없지만(지금껏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영원한 내 학창시절 해리포터 시리즈다. 책에 이어 영화도 대략 네다섯 번 정도 본 듯하다.), 늘 마음에 품고 파일도 간직하는 영화는 분명 존재한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그 영화들은 확실히 ‘인생 영화’라고 불릴 만큼 인생에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수많은 영화들 중 특정 영화에게 ‘이건 내 인생 영화다!’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글에 표현되는 그 애정의 농도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몇몇 영화를 편애한다거나 반대로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저자가 말하듯이 취향 차이일 수도 있고(어쩌면 이게 가장 클 테지만), 문화적 정서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화처럼


 

때때로 보면서, 혹은 보고 난 후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아지는 영화가 있듯, 책을 읽을 때도 그런 순간이 존재한다. 파일을 간직해서 파일함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화처럼 책 또한 책장에 꽂아두고 뿌듯해하며 가끔 생각날 때 들춰보고 싶기 마련이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읽을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해당 영화를 보고 싶어지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그냥 기운이 나고, 힘을 얻는다. 이런 게 바로 영화와 글의 힘이겠지.

 

중반부쯤 읽다 자연스레 휴대폰을 집어 들어 1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문제집, 참고서, 혹은 전공책들로 가득한 주문 목록에 쉬어갈 발판을 마련해주는 거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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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 속에서 헉헉대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듯 뒤돌아본 순간이 있었다. 일정이 꼬여 어쩔 수 없이 멈춘 시간이었다. 나도 남들처럼, 영화 속 메이슨의 엄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여버린 일정 속에서 나는, 불안해하거나 조급해했으면 알지 못했을 ‘쉼’을 누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가는 정작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 거란 것을. 오래된 나의 꿈은 바쁘고 유능한 삶이 아니라, 사람끼리 소통하며 마음을 나누며 사는 삶이라는 것을. 잠시 멈춰서니 그렇게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p.239


 

영화를 사랑한다면, 글을 즐긴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에 지쳤다면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가 ‘착한 영화’를 주변인들에게 권하듯이.

 


저자 : 김은경

규격 : 신국판 변형(152×225)

쪽수 : 242쪽

출간일 : 2019년 1월 28일

정가 : 13,000원

ISBN : 979-11-85973-43-2(03800)

출판사 : 도서출판 따스한 이야기


 

[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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