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빗속에서 춤을
글 입력 2019.01.14 13:03
-
나는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늘 나에게 채찍질하는 대신, “이대로도 충분해.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런 내가 욕심을 내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행복’이다. 나는 “오늘 힘들면 내일은 행복할 거야”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해지고 싶다.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어디 내 마음대로 흘러갈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찰나이며, 사실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이 더 많다. 행복해지고는 싶은데 지금, 이 순간이 힘들어 행복은 너무나 멀리 있는 존재 같았다. 분명 어릴 적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행복을 느꼈던 거 같은데, 지금의 나는 왜 그때만큼 행복을 느낄 수 없을까. 이 전시회에서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입구에 들어섰다.마치 행복의 집으로 들어서는 기분이 들었다. 작품의 인물은 전부 웃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사랑스러운 작품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똑같이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전부 미소를 띠고 있지만, 내 생각대로만 순탄하게 삶이 흘러간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비비안 그린-수많은 작품 중, 눈에 띄는 판화 작품 하나가 있었다. 비를 맞고 있는 사람을 그린 작품이었다. 자신을 행복으로 듬뿍 적시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그 작품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비는 고난이나 역경을 뜻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순간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작품에는 특히 더 오랜 시간 눈길이 갔다.무언가를 이룰 때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모두 행복을 느낄 수 있구나. 이렇게 느끼니 멀리만 있던 행복이 새삼 가깝게 느껴졌다. 모든 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거였구나."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작가가 삽화를 그린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에 나오는 글귀이다. 내 욕심만큼, 뜻대로 되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우리의 끝없는 욕심으로 나를 못살게 굴진 않았는지. 내 마음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한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어쩌면 나는 그저 내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르니.[김영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