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니키 드 생팔 전시 [전시]
글 입력 2018.07.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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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강요받고 있는가. 왜 강요를 받아야 하는가. 여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내가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아버지는 흔히 부르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로 가장이 항상 가정에서 군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다.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아버지로부터 들은 적 없으며 ‘넌 딸이라서 안 돼’ ‘여자가 감히’ 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항상 무기력하게 억압받고 살 줄 알았는데 홀로 서울에서 살게 되면서 조금씩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고 이런 문화에 대한 반항심이 슬슬 일게 되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보면서 나는 화가 났다. 왜 여자들은 피해자여야 할까. 하지만 나는 생각만 할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심지어 어떻게 표현할지 아직 몰라 겁쟁이로만 느껴졌다.이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할 때쯤 ‘니키 드 생팔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니키 드 생팔이 누구지?’라는 생각으로 전시 설명을 봤는데, 보자마자 이건 꼭 보러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니키 드 생팔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고 결혼 생활에서도 아내와 어머니라는 가부장적 여성성에 굴복했었다고 한다.그러나 그녀는 무기력하게 당하지만은 않았다. 미술 심리 치료도 받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여성에 대한 물리적 및 정신적 폭력을 폭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바로 [사격회화 shooting painting]와 풍만한 체형의 여성을 모델로 한 [나나 Nana]였다. 그녀는 자신의 개인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작품을 만들었지만 결국 개인뿐만 아니라 같은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상처도 치유하기에 이른다.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 1992ⓒ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ADAGP, Paris - SACK, Seoul이번 보도자료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바로 세계 최초의 니키 드 생팔 미술관인 일본 니키 미술관 관장이었던 요코 마즈다 시즈에의 말, “1960년대 니키가 쏜 총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내 가슴에 꽂혔다”였다. 니키 드 생팔이 적극적으로 전통적인 남성상에 대항했던 모습을 보니 이 말이 과연 공감되어 내 마음에 비수로 꽂혔다. 그녀는 70년대부터 2002년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예술가였으나 지금에 이르러서도 관람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치유를 선사해주는 듯했다. ‘나는 나’다. 우리가 스스로 지킬 수 없다면 그 누구도 지켜줄 수 없다. 니키 드 생팔은 자신의 아픔을 과감하게 드러내놓고 스스로 더 나은 길로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나도 그녀처럼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본다.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니키 드 생팔 전시’는 다른 회고전과 달리 주제별로 나뉜다. ▲ 개인적 상처와 치유 ▲만남과 예술 ▲ 대중을 위로하는 상징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으며 소통을 중요시 여겼던 니키 드 생팔의 정신에 따라 모든 작품에 대한 사진 촬영이 허용된다. 요코 마즈다 시즈에 가족이 50여년이 넘도록 잘 보존해 온 그녀의 작품들을 주말에 한번 보러 가는 건 어떨까?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 -일자 : 2018.06.30(토) ~ 09.25(화)휴관일매월 마지막주 월요일7/30(월), 8/27(월), 9/24(월)시간11:00 ~ 20:00(입장마감 19:00)장소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티켓가격성인 (만 19세-64세) : 14,000원청소년 (만 13세-18세) : 10,000원어린이 (만 7세-12세) : 8,000원유아 (36개월 이상) : 6,000원주최예술의전당협력요코 마즈다 시즈에 컬렉션(Yoko Masuda Shizue collection)관람연령전체관람가
문의예술의전당02-580-1300[김민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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