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은 관객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이는
공연예술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간단하고 분명하게 나오는 답이다.
공연이란 것 자체가 관객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올려지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공연예술'의 모든 것을 관객에게만 맞추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있어야 공연이 완성될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은 공연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공연예술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 이러한 질문은 공연예술을 포함한 많은 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나 또한, 이러한
고민과 질문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이 길을 꿈꿔오며 적어온 나의 여러 기록들을 보다 보면 이러한 고민이
주기적으로 등장한다. 대부분의 기록은 답을 찾지 못하고 고민만 남겨둔 채 끝이 났다. 하지만 어떤 기록에서는 나름의 답을 찾았다. 하지만 이 또한 현재의
내가 볼 땐 만족스럽지 못한 답변이다. 결국, 현재까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것이다.
사실 이 크고 무거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기 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이므로, 이 질문에 대한 나의 '현재까지의' 답을 이 글에서 또 한 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나는 각각의 공연예술이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본유적인 가치는 각각의 공연예술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한 매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본유적 가치는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가치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상에서 보면, 우리들은
각 공연예술을 보고 그것에 대한 가치를 매기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어떤 것을 기준으로 평가된 가치일까?
나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이 그 프로덕션에 참여한 사람들의 ‘표현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공연예술의 가치는 이 표현이 얼마나 관객들에게
잘 전달 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즉, 일상에서 우리가 매기는 공연예술의 가치는 공연과 관객 사이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
졌느냐 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이 가치는 파생적이고 상대적이다. 공연이
관객에게 보여짐으로써 파생되는 가치이자 각각의 관객 마다 느끼는 가치와 그 가치의 정도가 다른 상대적
가치인 것이다. 이런 상대적 가치의 정도는 관객들의 선택과 비례하게
될 것이다.
결국 관객들에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공연예술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공연예술은 반대로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고 해서 그 공연이 전혀 가치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공연 그 자체가 지닌 본유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공연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공연이 지니고 있는 '본유적 가치'와 관객을 통해서 완성되는 '상대적 가치' 둘 다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해, 작품성과 대중성의 '균형' 싸움인 것이다. '내용'이
없는 공연예술은 주제가 없는 공허한 대화가 될 것이고, '관객'이
없는 공연예술은 허공 속의 외침이 될 것이다.
물론,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계속해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주의하다 보면, 어느 한 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게 되진 않을 것이다. 잠시 어느 쪽에 기울었다 가도 다시 그 균형을 찾아 돌아올 수 있도록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P.S. '관객과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연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