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김광석, 그 담백하고 따뜻한 위로 [공연]
故김광석을 그리는 창작 뮤지컬 < 바람이 불어오는 곳 > 프리뷰
글 입력 2018.04.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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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김광석을 좋아하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제이래빗이 다시 부른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였다. 리메이크 곡이라는 걸 알고 원곡을 찾아 들었는데, 이렇게 오래된 노래였다는 점에 한 번, 그런데 수십년이 흐른 지금 들어도 이렇게 좋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랐었다. 왜인지 모르게 옛날 그대로의 사운드와 그 속에 담긴 옛 정서가 어렸던 나에게도 알 수 없는 감동을 주었고, 처음 들었던 리메이크 곡보다 원곡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그 이후 김광석의 노래를 모조리 찾아 들으며 한동안 '김광석 플레이리스트'로 mp3를 가득 채웠었더랬다. 사랑, 삶에 대한 이야기를 시적인 노랫말로 읖는 그의 노래는 지금껏 들어왔던 노래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고, 나는 그만의 색깔에 중독되었다.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가사를 계속 곱씹어보고, 그 노래가 그려내는 삶과 사랑을 상상해보곤 했다.힙합, 댄스 아이돌이 가요계를 점령한 시대에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날들' 같은 노래들은 제목만 들어도 무언가 낯설다. 게다가 고등학생들이 듣기에는 너무 조숙한 노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남의 관심을 끌거나 내 모습을 과시하려는 다른 노래들과 달리 김광석의 노래는 자신을 향해 있다는 점이 나에게 어떤 위안을 주었던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의 노래가 담고 있는 서정은 늘 내가 내 감정에 차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몇 년이 흐른 지금, 나는 이제 그 절절한 가사를 내 경험에 빗대어 보며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마, 5년 후에 이 곡들을 다시 듣는다면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이라는 말처럼, 좋은 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상을 주는, 두고두고 듣고 싶은 노래가 진정한 명곡인 것이다.김광석의 노래들에서 느끼는 이 특별함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려지고, 사랑받는 몇 안되는 가수 중 하나다. 리메이크 곡부터 창작 뮤지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추억되고 있는 것이다.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팬들에게 또 하나의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쟁쟁한 실력파 배우들이 원곡의 정서와 감동을 최대한 살려, 잔잔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의 노래를 통해 또 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뮤지컬을 통해 원곡을 다시 추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중한 기회다.또,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이미 2012년부터 누적 관객 10만 7천여명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 관객들은 이 뮤지컬이 특별한 서사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원곡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했다는 데에 호응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 작품이 택하는 방식이 김광석 노래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지 않을까. 마치 그의 노래처럼, 부담도 없고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마음 속 깊이 따뜻한 위로를 주는 '힐링' 공연이 되길 기대해본다.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쿠스틱 뮤지컬 -일자 : 2018.05.04(금) ~ 06.01(금)시간화, 수, 금 저녁 7시 30분토, 일, 공휴일 오후 4시*5월 7일(월), 5월 22일(화) 오후 4시5월 8일(화) 공연없음장소 : 성수아트홀티켓가격R석 45,000원S석 35,000원주최성동문화재단주관성수아트홀, LP STORY관람연령만 7세 이상공연시간120분문의성수아트홀02-2204-7563
[박진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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