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전 춘향을 재해석하다 - 멜랑꼴리 버라이어티 연극 '춘향' [연극]

글 입력 2018.04.0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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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춘향
2018.3.21 - 4.1

극본/연출  이수인
떼아뜨르 봄날




고전 춘향을 새롭게 재해석한
'멜랑꼴리 버라이어티' 춘향
절제된 말과 움직임, 애달픈 노래들로 풀어낸
사랑과 욕망, 혼란과 좌절의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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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전라도 남원,
이몽룡이 방자를 데리고
경치 구경을 하던 중,
그네 타는 춘향을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고
둘은 뜨겁고 달콤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몽룡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히고,
결국 중앙의 관직을 받게 된 아버지를 따라
이몽룡은 춘향을 남겨둔 채 서울로 떠난다.

그 빈 자리에 찾아온 중년의 변학도,
그는 몽룡보다 더한 열정과 진심으로
춘향에게 구애한다.

춘향은 그의 맑고 뜨거운 눈매에 흔들린다. 그리고···

* * *


  지난 여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그리스의 여인들 : 안티고네>를 보고 그들에게 푹 빠져 작품활동을 응원해왔다. 신작을 고대했고, 드디어 2년만에 나온 작품을 보고왔다. 연극 <춘향>!
 
  고전이나 이미 잘 알려진 역사극,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작품을 올려온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가장 강점이자 매력점이랄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에 기대기보다 색다른 시선과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극이 시작되고 관객의 오감을 자연스럽게 조련하는 그 포스(?)가 엄청나다. 처음 마주할 땐 '어라? 이게 뭐지?', '뭐 하는 중이지?' 하는 기분이 들 정도. 서사를 모두 담아내는 걸 내려놓고 말 한마디, 대사 한마디, 그리고 아주 정적이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그들의 내면을 표현한다. 이것이 무척 허무맹랑하고 웃긴데 한참 피식거리다보면 문득 그 집요함에 놀랄 때가 많다. 숨 죽이게 되는 조용한 극장 안. 정적 속에서 탁 터져나오는 절절한 한 마디. 쫄깃쫄깃한 긴장감에 입맛 다시게 되는 이 지점. 이것이 이들 작품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우스꽝스러운 몸짓, 손짓, 빵빵하게 부풀려 뻔뻔하게 내뱉는 과장, 극과 현실을 넘나드는 현대적 언어들도 좋지만 이번 연극 <춘향>에서 좋았던 건 대사다. 스토리보다 인물의 내면을 관객에게 공감 받고자 하면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그 겅중겅중 건너 뛴 서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은 원작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을 새로이 해석하는 번뜩이는 방향성과 노련함이 없으면 김 빠진 콜라처럼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춘향>은 시시각각 적절한 짧고 굵은 대사 몇 마디로 그 인물이 가진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들으며 '아...'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기쁜 내색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탄성만로 기쁜 인물의 속내를 함께 느끼기도 했다. 연속하는 장면을 좇느라 맛깔스러운 대사들을 오물오물 씹어넘기지 못해 내심 아쉬움도 느꼈다. 이 또한 이수인 연출가만의 매력적인 각색이겠지.

  새로운 음식을 맛 본 느낌. 이 호기심에 이끌려 자꾸만 이들의 행보를 뒤쫓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탄탄한 연출에 저만의 색까지 갖춘 <춘향>은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듯 러닝타임이 흐른다. 사람의 내면과 감성을 다루면서도 무겁거나 불편하지 않고, 유쾌한 언어와 소리로 풀어내려 노력한 이번 극을 보는 자라면 누구나, 나처럼 떼아뜨르 봄날의 발자국을 따라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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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공 연 정 보

일자 / 2018.03.21(수) ~ 04.01(일)

시간 / 평일 8시 /토, 일 4시 (화 공연없음)

장소 / 예술공간 서울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제작 / 떼아뜨르 봄날

관람연령 /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 100분

문의
떼아뜨르 봄날
070-4412-1526


* * *

[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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