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김계희 Violin [공연]

글 입력 2018.03.0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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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희 Violin


김계희(c)정의석_01.jpg
 

독주회는 처음 가보았다. 그래서 더 신기하고 대단했다. 단체전과 개인전의 차이일까. 큰 공간을 작은 몸으로 어떻게 채울지 기대가 되었다. 피아노 한 명, 바이올린 한 명 그리고 악보 넘겨주는 사람까지 총 세 명이 무대에 올랐다. 바이올린은 앞에서 자세를 잡고 피아노와 같이 눈맞춤을 했다. 그리고 곡이 시작되었다.

바이올린은 고혹적이다. 어릴 땐 바이올린 소리가 마냥 귀아프고 너무 높아서 시끄럽다고 느꼈다. 하지만 지금 들으니 전혀 달랐다. 내가 틀렸다. 바이올린도 피아노도- 현악기도 건반악기도- 모든 악기는 아래음과 높은 음으로 무수히 많은 음을 낼 수 있었다. 이 악기가 무조건 이런 음이라는 건 내 편견이었다.

손가락이 춤추고 있다. 활은 곡선을 그린다. 어떻게 저런 선율을 낼 수 있을까. 어제는 플룻 오늘은 바이올린 소리를 들었다. 클래식의 악기들은 왠지 전부 특유의 우울감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격정적이면서도 가녀리고, 긴장됐다. 그 긴장이 내게 편안함을 주었다. 참 묘한 밀도다.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맞춰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서로 도와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주고 받는 모습. 게다가 피아노는 바이올린이 화려하게 돋보일 수 있게 꾸며주었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음악에 빠져 연주하는 모습을 피아노는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손끝 하나하나 다 맞춰주었다. 이게 배려라는 구나.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끌려다니지 않게 적당한 거리에서 지켜주고 있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자를 보기도 하고 악기만 보기도 했다. 그리고 손가락만 보기도 했다. 공연장의 공간도 둘러보고, 보러 온 사람들도 보고, 눈을 감아도 보았다. 시선을 다양하게 돌려 풍부하게 공연을 느꼈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미술이나 다른 공연 등 예술을 관람하는 건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나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모습은 연주자의 표정이다. 피아노가 바이올린을 세심하게 받아주었다면 바이올린은 바로 그 음악이었다.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짙게 홀린 표정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더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고전을 알고 이해하면 훨신 더 풍부하고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보고 듣는 데에는 귀와 눈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배경지식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바이올린 악기는 어떤 원리인지, 각 곡의 의미와 내용은 무엇인지 등 관심이 생긴다. 호감을 이끌어내 클래식을 더 알고 싶어진 매력적인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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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GRAM >


파울 힌데미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flat장조, Op.11/1
PAUL HINDEMITH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E-flat Major, Op.11/1


루트비히 판 베토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E-flat장조, Op.12/3
Ludwig van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3 in E-flat Major, Op.12/3


INTERMISSION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f단조, Op.80
SERGEY PROKOFIEV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1 in f minor, Op.80


카미유 생상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a단조 Op.28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
CAMILLE SAINT-SAËNS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
for Violin and Orchestra in a minor, Op.28
(performed on Violin and Piano)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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