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글쟁이

글을 쓰는 건 언제나 좋다
글 입력 2024.02.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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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글을 썼는진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아주 어릴 때, 기억도 안 나는 시절부터 낙서든 토막글이든 글을 썼겠지. 아마 글씨 연습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글을 쓰는 행위를 했을 수도 있겠다.

 

그럼 언제부터 글을 쓰는 걸 좋아하게 되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음, 글쎄. 아마 초등학생? 그냥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본인이 읽기에)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그냥,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아, 재미없던 적이 있기는 하다. 대학교를 가기 위한 논술 전형의 글을 쓸 때,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정말 재미없었다. 이게 글인가 싶었다. 내가 아는 글은 나를 드러내기 위한, 내가 뽑히기 위한 매체로서의 글이 아닌데. 그래서 그런 글은 싫었다. 그것 외에는, 글쓰는 건 항상 재밌었던 것 같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내게 말하는 내 장점으로 '글을 잘 쓴다'가 있다. 내가 보는 내 글은 잘 쓰지 않았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이해를 못했었다. 글을 잘 쓰는 건 뭘까? 잘 쓴 글은 무슨 글을 의미할까? 끊이지 않는 궁금증에 문예창작과를 다니는 나의 친구 J에게 물어봤다.

 

"잘 쓴 글은 뭐야?"

"글쎄?"

 

J는 글을 정말 잘 쓴다. 깔끔하고 통쾌하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감성의, 다른 정서의 글이라 신선하다. 그런 J도, 잘 쓴 글에 대해서는 고민했다. J가 내린 정답은 애매했다.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 처음엔 '그래도 보편적으로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 게 있지 않나' 라고 느꼈지만, 곧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작가들도 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납득했다.

 

내가 이렇게 글쟁이가 된 것은 어쩌면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내가 예술을 사랑하는 것과도 같겠지. 이성과 기술로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면 감성과 예술로 삶을 영위하지 않는가. 삶을 영위하기 위한 몸짓으로 나는 예술을 사랑하고 글을 쓴다. 내가 사는 방식을 세상에 감성적으로 알림으로써 나의 실존에 대한 증명을 해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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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았다. 다 다른 글이지만 글을 작성하면서 고뇌하였고 어휘를 선정하는 데에 가끔은 머뭇거렸을 것이 보였다. 그것은 글에 대한 열정이고 사랑일 것이다.

 

2월 1일부터 아트인사이트가 새로운 에디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나도 아트인사이트에 지원하면서 글을 썼었는데. 문득 첫 글이 생각나서 읽어보았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지만 좋아하는 것에 대해 글을 쓰니 좋아서, 열심히 쓴 흔적이 보였다. 지금의 나는 그만큼 열정을 쏟아서 글을 쓸 수 있는가? 나는 언제나 글을 같은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는가?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많은 에디터들처럼 나도 내 글에서 고민과 고뇌의 흔적이 보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전히 글을 쓸 때 재밌다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말하는 것보다 글쓰는 걸 훨씬 좋아하고 잘한다. 여전히 나는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한다. 이런 내가 글을 쓰는 데에 어떻게 진심이 아닐 수 있겠는가. 글은 언제나 내 친구이자 유리창인걸.

 

'글쟁이'로 글을 쓰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그만큼 자부심도 느낀다. 글을 쓰며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생각이 많아지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내가 글을 쓰는 동기를 얻는다. 앞으로도 나는 글쟁이로 살며 내 생각을, 내 관심사를, 내 열정을 보이겠지.

 

아트인사이트 신규 에디터 모집글을 보며, 나는 역시 또 글을 써본다.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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