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계 그리고 소네트 [연극]

사랑은 계절과도 닮았다
글 입력 2018.02.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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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소네트>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모티브로 구성했으며 ‘소네트(SONNET)’를 4계절별로 나누어 주인공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미숙은 어릴 적부터 성당에 다니며 열심히 기도해왔다. 미숙의 모습에서 필자는 몇 번이나 어린 시절의 나를 마주했다. 나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주님을 만나던 모태신앙이었던 터라 누군가 나의 세례명을 부르는 것을 나는 무척이나 어색해했다. 이따금씩 미사가 끝나고 ‘안젤라, 엄마는?’하며 인사를 건네는 미용실 아주머니에게 ‘오늘은 오전미사를 보셨어요.’하며 어색한 미소를 띄우고는 했다.
 
극 중 주인공은 자신보다 몇 살이나 위인 성당오빠를 좋아한다. 순수하게 이성을 좋아하는 풋풋한 주인공의 모습이 꼭 필자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오묘했다. 어쩌면 지금은 내가 짝사랑했던 상대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그 사람을 열렬히 좋아했던 나의 순수했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큰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첫사랑과 함께 인생의 봄날은 가고, 미숙에게 새로운 인연이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 사람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잘 살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남편과의 사별,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이란 존재로부터 고통 받는다. 그녀 인생의 가을은 아들이란 결실을 얻었지만 한편으론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하고 아프다. 삶이 힘들어질수록 미숙은 종교에 더 의지한다.
 
성경에서 동성애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죄악이라 하였다. 그런데 사랑하는 내 아들이 동성애자란다. 그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아들을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치료하려고 한다. 그렇게 아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결국엔 내친다. 미숙의 마음은 꽁꽁 얼어버렸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의 몸의 한 부분과 같은 아들을 떼어낼 수 있을까? 그렇게 아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부정했지만 남자를 사랑한다고 자신의 아들이 남의 아들이 되는 것은 아닐터...
 
어떻게 보면 극 중에서 특정한 사건 없이 아들을 받아들인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그런 것 아닐까? 끊임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지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를 절대 끊어낼 수 없는 것. 이처럼 사랑은 겨울의 언 땅과도 같은 마음을 녹여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다.
 
    
세계에 균열을 내어 새로운 공간을 열고자하는 꿈꾸는 공상가들의 집단, 공연 연출가 3명이 모인 [CREATIVE 틈]의 음악극<소네트>를 산울림 고전극장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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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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