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르미타시박물관 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전시]

러시아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프랑스의 예술을 만나다
글 입력 2018.02.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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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의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그림은 때론 지나간 시대의 중요한 순간들을, 때론 다가온 시대의 기억될 순간들을 담아내며 역사라는 길고 긴 대서사의 흐름을 자연스레 이어준다.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역사는 화가의 시선, 그림 속 인물의 시선 등 다각적인 시선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바라보게 하며, 유수와 같이 흐르는 시간의 그 순간 순간들을 그려낸다. 그렇게 예술작품은 당시 화가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역사가 던지는 교훈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시대정신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화가들의 주요 소재가 되는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예술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예르미타시박물관 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은 서양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며, 각각의 시대에 담겨진 프랑스 미술의 예술적 사조를 읽어가는 전시였다. 또한 전시를 보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가는 예술 양식과 역사적 가치관을 이해하고, 시대적 분위기와 사회상이 반영된 작품들을 만나며 과거의 역사 속으로 빠져보는 시간이었다. Section별 고전주의, 계몽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 순으로 나뉘어 관람이 진행된 전시는 각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며, 러시아인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랑스 미술의 예술적 감각과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고풍스럽고 화려하게 장식된 겨울 궁전에서 각 시대를 호령했던 세계적인 프랑스의 거장들과의 만남은 가슴 설레는 떨림과 즐거움을 주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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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내림_니콜라 푸생, 1628~1629>


 17세기 프랑스 미술은 바로크의 영향을 받으며, 고전주의 성향을 보이는 작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토대로 한 고전주의의 미술 양식은 과거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전주의 작품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니콜라 푸생의 그림이었다. 주로 옛 신화와 전설 등 고전을 모티브로 그린 니콜라 푸생의 그림은 서사적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지며, 고전주의의 회화 방식이 돋보이는 질서 있는 구조와 빛의 균형이 두드러진 나타났다. 이 밖에도 당시 프랑스에서는 고전주의적 바로크 양식을 확립한 화가들의 회화, 건축, 조각 양식이 독보적인 인기와 유행을 이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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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건너기_프랑수아 부셰, 1730년대 말>


 바로크 양식이 17C 프랑스의 미술을 이끌어갔다면 18C에는 로코코 양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프랑스의 예술 사조를 따라가며, 바로코와 로코코의 양식을 비교하는 것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계몽의 시대에 들어선 18C는 화려한 색채와 명암대비보다는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으며 고전주의의 엄격한 절제미에서 벗어난 듯한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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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르 강에 빠져 죽은 기독교 순교자_폴 들라, 1853>
 

 19C 낭만주의를 거쳐 20C 인상주의를 넘어오면서부터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중시하고,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예술가들의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화법과 필치가 느껴지며, 개성파 화가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당시는 프랑스 혁명 이후, 18C 이후에도 로코코풍의 양식이 아직 남아있는 형태와 낭만주의가 19C 프랑스 미술의 유행을 이끌었던 시기였다. 필자는 특히 인상주의의 그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사실적이면서도 풍부한 색채와 세련된 필치의 그림들은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감각적인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러한 예술 사조의 흐름들은 후기 인상주의 이후에도 이어져 현대 미술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지금까지도 프랑스 미술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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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르미타시전은 러시아에서 프랑스를 만나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예르미타시 박물관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의 여러 수집품들은 프랑스 예술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동경했던 러시아인들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으며, 아름다운 프랑스 문화 예술이 더 매력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 순간이었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보며, 겨울 궁전을 거닐어보는 듯한 이번 전시는 약 300년의 프랑스 예술사를 배우고, 작품에 담긴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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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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