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토끼의 간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토끼와 자라’

제14회 겨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中 ‘토끼와 자라’
글 입력 2018.01.28 13:2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지난주, ART INSIGHT의 문화 초대를 받아 오랜만에 대학로에서의 공연을 관극했다. 이번에 관람하게 된 공연은 1월 17일부터 28일 일요일까지 진행되는 ‘제14회 겨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중 공식초정작인<토끼와 자라>이다.


[포스터]제14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jpg
 

매우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대학로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연극을 보러 온 연인들..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와 신이 난 가족.., 수다를 떠느라 정신 없는 친구 들 등등.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는 대학로라는 공간은 참 매력적인 곳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는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아르코 극장으로 향했다.

대학로의 아르코 극장을  주로무용 공연만 보러 오다가 처음으로 ‘아동극’이라는 장르로 접하게 되니 익숙한 공간도 새롭게 느껴지는 낯선 기분이 들었다. ‘과연 아르코 극장이 아동극을 하기에 적절한 극장인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역시나, 나의 의구심은 본 공연을 보면서 극장의 활용도를 통해 왜 아르코 극장이 대학로의 오랜 세월 터줏대감 역할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계기였다.

입구로 들어와 로비로 들어서니, 공연의 관람객인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로비에서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는 모습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푸른색 배경의 무대 연출이였다.


KakaoTalk_20180125_174036366.jpg


이는 한눈에 봐도 바닷속을 나타내는 듯 보였다. 천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바다 속 수궁의 모습이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데 상상적 요소를 더하였다. 공연이 시작되고,  수궁의 물고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더욱 볼거리가 많아졌다. 특히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소재 감일 것 같은 배우들의 가면은 아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며 조개, 은갈치, 게, 메기, 가오리, 등과 같은 물고기 형체의 모습인 가면을 자세히 살펴보게 하면서 공연의 집중도를 높였다.


[아시테지] 토끼와 자라 (1).JPG


이번 공연은 아직 ‘토끼와 자라’의 내용을 접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에게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전개를 재미있게 이해하고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공연일 것 같다. 극단 가마골 배우들의 재치 있는 연기와 이윤택의 연출로 재탄생한 수궁가는 오늘날의 시대상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으면서 어린이들에게도 재미와 함께 ‘서로 속이지 말고 믿고 사랑해야 한다’ 라는 큰 중요한 교훈 또한 알려주고 있었다.

비록 공연에서의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상연령을 조금 낮게 선정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스토리의 전체적인 이해와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6-7세 정도가 적절한 연령이지 않을까 싶다. 현대 극으로 재 창조하는 데서 어른들을 의한 시각이 더욱 반영된 것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국정 사태를 나타내는 듯 수궁의 담당 명칭을 외교부, 교육부, 국방부로 하는 표현은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운 개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자라의 꾀에 속아넘어가
간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지만
묘한 꾀로 다시 탈출한 토끼
용왕만을 위해 온전한 충성심을 보인
지혜로운 자라


둘 중 누가 더 선한 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공연의 마지막에 용왕님은 아이들에게 핵심 교훈을 통해 다시 한번 말해준다. '서로 속이지 말고 믿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어른인 나 역시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고 가게 되는 '서로'의 중요함.

나는 왜 <토끼와 자라>라는 공연의 제목을 접했을 때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 경쟁의 모습부터 생각한 것인지…… 문득 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이렇듯 나는 언제나 아동문학, 아동공연을 접하게 되면서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나에게 어렸을 적의 순수한 동심은 있을까? 없어지지는 않았을까? 동심으로 부터 너무 내 자신이 멀어졌을 까봐 걱정이 되지만 이렇게라도 어린이들의 문학과 공연을 접하면서 꾸준히 추억과 같이 남아있는 나의 동심을 유지하고 싶다.


KakaoTalk_20180125_181928126.jpg

KakaoTalk_20180125_181928319.jpg


본래 내가 알고 있는 < 토끼와 자라>의 결말은 충성심이 가득한 자라가 결국 토끼의 간을 구하지 못해 자결을 하는 것으로 비극적으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자라는 용왕님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산삼을 토끼 덕분에 찾고  둘은 ‘심 봤다’를 외친 후 용왕님의 병을 치료하며 모두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행복하게 끝을  맺는다. 이외에도 <토끼와 자라>의 결말은 수십개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결말이 다양한 이유는 입으로 전달 된 구비문학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야기에 정해진 결말을 없다. 나는 앞으로 비극적인 별주부전의 결말보다는 아동극을 통해  접한 <토끼와 자라>에서처럼 함께 할 때의 즐거움과 행복으로 별주부전의 마지막을 새롭게 기억할 것이다.

 
[황아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