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속으로 [전시]

글 입력 2018.01.2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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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된 89건의 작품들과 1시간가량의 눈 깜빡임으로 지난 250년을 모두 헤아리기란 어려울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와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계되는 세계 전체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전시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듯, 작품을 마주하기 전에 나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자는 마음으로 나름대로 공부를 했던 것 같다. 사실 미술 작품 전시를 향유하는 것이 오랜만이기도 해서 들뜬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막상 현장에 들어서니, 친절하게도 전시장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와 글이 섹션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골똘히 생각하지 않아도 이해가 될 만큼 어렵지 않게 그들의 역사를 풀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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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의 첫 장이었던 ‘고전주의’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당시에는 고전주의가 17세기 프랑스 화단을 지배했지만, 평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이상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도 굉장히 인기가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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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독자적인 화풍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17세기의 프랑스 미술을 거쳐, 2번째 섹션에서는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를 마주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예술 양식의 시기인데, 이번 전시에서도 역시는 역시구나.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들을 대거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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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코코 시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은 ‘초상화’가 선보여진 라인이었다.

 피부표현이나 눈동자의 표현이 정말 예술이다 할 정도로 실감나게 살아있는 색감과 디테일을 볼 수 있었다. 레이스나 러플 등 옷의 장식 또한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로코코의 장식예술과 건축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초상화의 인물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당시 유행했던 양식이었음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미술은 19세기로 접어들며 큰 변화를 맞이했는데, 3번째 섹션에서는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에서는 일련의 혁명을 거치며 일어났던 미술계의 새로운 움직임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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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레오폴드 부알리, <당구 시합> (1807) 작품에서는 나폴레옹 1세 시대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림 중앙에서 당구를 치고 있는 여성을 통해 남성만이 당구 시합에 참가할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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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의 마지막 섹션인 ‘인상주의와 그 이후’에서는 고전적인 예술 양식에서 한 걸음 나아간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흐름을 소개한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모리스 드니, 앙리 마티스, 앙리 루소 등 앞의 섹션에서보다는 익숙한 화가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전시를 관람하기 전까지는 이 시기의 작품을 양적으로도 많이 접해왔기도 했고 원래도 워낙 좋아했던 화풍이었기 때문에 더욱 유심히 구경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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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기의 화가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화풍과 특색이 살아 있어, 한 화가의 여러 작품들이 비슷한 느낌과 색감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마지막 작품을 감상하고 막상 출구로 나가려니 발걸음이 내심 아쉬웠다. 작품 하나하나가 주는 인상과 전율이 깊게 자리했던 만큼 작품 앞에 좀 더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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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는 예르미타시 전이 아니었다면 과연 프랑스와 러시아의 문화사적 관계를 떠올려볼 수나 있었을까. 예르미타시展에서는 오로지 ‘미술 작품’을 통해, 이는 두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어 각국의 문화와 역사적 관계, 프랑스의 미술사까지도 함축적으로 소개해주었다.

 러시아가 89점의 작품을 들여올 정도로 프랑스 미술에 관한 애호가 깊었던 만큼 이번 전시에 등장한 작품들은 어느 하나 손색없이 제 각기의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눈으로 하나하나 곱씹어 보며 그 무엇도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실물의 전율을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오로지 카메라 밖에 없어 조금 아쉬울 뿐이었다. 내가 느꼈던 이러한 감상들을 많은 사람들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예르미타시박물관展
-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


일자 : 2017.12.19(화) ~ 2018.04.15(일)

*
1월1일, 설날 당일은 휴관

시간
월, 화, 목, 금 : 오전 10시 ~ 오후 6시
수, 토 : 오전 10시 ~ 오후 9시
일 : 오전 10시 ~ 오후 7시
(관람종료시간 30분전까지 입장가능합니다.)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티켓가격
성인(만24세 이상) 6,000원
대학생 및 중고등학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유아 4,000원
65세 이상 4,000원

주최
국립중앙박물관
예르미타시박물관, KBS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1688-0361






아트인사이트 성지윤 명함.jpg
[성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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