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의심으로 헛것을, 질투로 거친 말을 - 오셀로와 이아고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마음을 숨기는 탈을 써라
글 입력 2018.01.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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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으로 헛것을, 질투로 거친 말을"


오셀로와 이아고
- 마음을 숨기는 탈을 써라 -


포스터_오셀로와_이아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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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내용에 앞서


아르코 예술극장은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 있어 접근하기 쉽다.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대극장과 소극장,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 중인 스튜디오 다락, 연습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을 비롯해 국악, 연기, 무용에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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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넉살로 비껴가고
울음을 웃음으로 꺽어내는
탈춤의 신비한 매력




1시간 동안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탈춤을 추자


이는 신재훈 연출가님이 말씀하신 연출 목표이자 탈춤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스스로 내린 답이다. 셰익스피어와 탈춤의 만남으로 탄생한 <오셀로와 이아고>의 대부분의 춤사위는 전통의 탈춤에서 발견하고 적용되었다고 한다. 세 명의 탈꾼들은 각각 고성오광대, 하회별신굿탈놀이, 강령탈춤의 이수자들로 인물의 행위를 탈춤의 춤사위에서 발견하고 적용해보고 새로운 춤사위를 창작한다. 특히 창작된 탈춤이 무대를 구성하는 공간, 빛, 소리 등과 조화를 이루어 사위와 정서가 극대화될 수 있는 무대적 스펙터클이 훌륭했다.

무대 디자인도 독특하다. 사진에 다 담지 못하였지만, 바닥은 흰색의 고운 모래로 뒤덮여 있으며 무대 저편 구석에 서 있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는 스산한 분위기를 더한다. 나무에는 하얀 탈들이 걸려있다. 배우들의 모래 바닥 위에서 이리저리 덩실덩실 탈춤을 출 때마다 모래가 쓸리는 소리가 좋다. 배우의 몸짓에 따라 느리게 움직이면 모래 소리도 느리게.. 격렬한 춤을 출 때는 관객석으로 모래가 날라올 정도로 역동적이다. 길거리 탈춤의 자연스러운 표현이자 본질로 돌아간 듯 하다.

하지만 탈춤이 주요 요소인 만큼 이 공연은 무언극에 가깝다. 정확히 무언극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사는 이아고만 하고-실제로 희곡 <오셀로>에서도 이아고가 가장 대사의 양이 많다.-극의 전개는 대부분 탈춤이나 움짐임과 같은 행위로 이루어진다. 관객은 짐작과 유추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 강렬하고 독특한 표정 연기가 탈에 가려 볼 수 없어 때로는 섬세한 감정의 전달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이 공연은 음악으로써 해소 시켜준다. 동시대 음악 만들기를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대금 연주자 겸 작곡자인 이아람을 리더로 아쟁과 타악의 황민왕, 구음과 타악의 여성룡, 베이시스트 최인환으로 구성된 콰르텟 '음악그룹 나무'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소이다. 특히 배경으로 깔리는 구음은,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랍고 극 중 상황과도 잘 어울린다. 자칫 너무 정적이고 지루할 수도 있는 탈춤을 음악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도록 잘 균형 잡아 주었다.


쇼케이스_사진_1.jpg
 
   

다들 마음 속에 탈 하나씩은 있잖아?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가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미덕' 중 하나도 여겨진다. 내가 나의 감정이 아닌 타인의 감정에 더 신경을 쓰고 배려를 해야 한다니. 더불어 직접 고객을 대해야 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인 '감정노동자'가 700만 명이 된 시대가 다가왔다. 미움, 의심 그리고 질투.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감정임은 부정할 수 없다. 사람은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지만 우리는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다.

연극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그리스 비극은 디오니소스 제례에서 야외 극장에서 실연되는 가면극이었다고 한다. 그리스 비극 공연 무대에는 배우가 세 명 이상 출연하지 않았다. 대신 서른 개의 다른 유형의 가면이 있었다. 배우들은 이 가지각색의 탈을 쓰고 자신의 본얼굴을 가린 채 젊은이와 노인, 상냥한 사람, 성난 사람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연기했다. 외형적으로 '가면'과 '탈'은 배우의 표정을 가린다는 것에 크게 다르지 않으나, 내면적으로 <오셀로와 이아고>에서의 탈춤은 드러나지 않은 표정을 춤으로써 드러낸다는 점이 다르지 않을까.
   

알라딘_악당_앵무새_아이고.jpg
 


절대 악, 이아고(IAGO)


셰익스피어는 중세 연극의 평면적이고 진부한 인물 대신,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인물을 창조했다. <헴릿>, <베니스의 상인> 등 그는 작품에서 인간의 원초적 본성을 입체적 인물을 통해 극화시키는 데 탁월할 재능을 발휘했지만 <오셀로>에서는 그렇지 않은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악인 '이아고 Iago'이다. 다음은 세익스피어 전집 중 <오셀로>의 인물 설명 부분이다.


OTHELLO, the Moor [leader of the Venetian armed forces]
IAGO, a villain


'절대 악', '소악마'로 표현된 이아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 Aladdin>에도 등장한다. 악당 자파의 부하인 앵무새이며 항상 그의 어깨 위에 앉아있다. 1편에서는 자파의 곁에서 갖가지 음모를 짜고 알라딘이 가지고 있던 램프를 훔치곤 한다.

<오셀로와 이아고> 공연에서도 이아고는 일관되게 악인으로 묘사된다. 공연 중 사건의 발단이자 인간을 악으로 몰아가는 것은 '시기심'과 '질투심'이라는 감정이다. 이아고는 부관이 된 캐시오를 시기해서 복수를 시작한 뒤 오셀로에게는 아내 데스데모나와 캐시오에 대한 질투심을 유발하여 오셀로가 이성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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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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