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지금 혼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1.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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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혼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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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혼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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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시스타 미니앨범 '나 혼자'> 


2012년 봄, 나는 입대를 하였다. 힘든 훈련 생활을 마치고 수료식 날 듣게 된 인기 걸그룹 시스타의 '나 혼자'라는 노래는 마치 전역만 하게 된다면 나 혼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들게 하였다. 하지만 전역을 하고 어느새 2017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나는 학생 신분으로 전역만 한다면 혼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던 패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은 우리에게 혼자 모든 것(학업, 연애, 결혼, 육아 등)을 해결할 수 없게 만들지만, 우리는 어느새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여행을 다니며 혼자 산다. 우리는 지금 혼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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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MBC 나 혼자 산다>


한국인 정서상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을 꺼리던 많은 사람들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본다. tv에서는 혼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집,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둘 씩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거리에서 혼밥식당, 혼영시네마는 이제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혼자만의 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런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하였을까? 요즘 사회는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할 일이 매우 많다. 바쁜 사람들끼리 한번 만나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였다. 서로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한 번의 만남을 가지기 위하여 시간적, 감정적, 경제적 소비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혼자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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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에픽하이 '혼자라도'> 


물론 싱글라이프가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기 전부터 혼자 밥 먹기, 혼자 영화 보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꽤나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싱글라이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나서부터 어느새 혼자 밥 먹기와 혼자 영화 보기는 부끄러운 일이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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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Simon C. Page : Hero and Villain>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싱글라이프라는 문화 현상은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 한국인 정서상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차단하며 사회생활에 문제를 줄 수 있지만, 반면에 자신의 경제조건과 관심 분야에 맞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형성으로 건강한 사회생활을 유도한다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한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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