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970-80년대로 시간여행 떠나요! 연극 '청춘다방'
글 입력 2017.10.01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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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입구 앞에 놓여져 있던예쁜 청춘다방 포스터!소극장인데 대기실에 요렇게예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어쩌면 너와 나의 이야기.'
오늘은 어떤 이야기들로 나의 인생에 끼어들까.무대를 70-80년대 당시의 다방 모습으로 꾸며서인지, 그때 당시로 시간여행을 떠난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무대와 소품을 잘 활용해서 몰입도를 한껏 높였다. DJ 특유의 느끼한 말투조차도 신나고, 좋았다.40대 종윤의 사랑에 짠하기도 하면서, 왜 그녀에게 쉽사리 용기를 못 내는 걸까에 대한 답답함도 좀 있었다. 그 당시 그녀가 혼전임신을 했다는 것에 대해 무서워서 도망쳐놓고, 쭉 후회만 하다 살아와놓고선. 그녀가 죽기 전 한 번 보고 싶다는 편지에 또 도망치려는 그 모습이 정말 싫었다. 자신의 잘못을 계속해서 회피하고 망설이는 모습에서 고구마를 먹은 듯 너무 답답했다. 결국은 아픈 그녀가 찾아오게끔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실망이 컸다. 나였다면 아픈 그녀가 찾는다는데,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데 당장 찾아가서 용서를 빌며 그녀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보내줬을 것이다. 마지막엔 그녀가 20대때 갖고 싶어하던 빨간 구두를 지금에서야 전달해줬지만, 그래도 종윤이라는 캐릭터가 그닥 좋아지지는 않았다. 오죽하면, 답답해 할 관객들을 위해 커튼콜에서 뺨을 때리는 시늉을 넣었을까. 그녀가 혼자 긴 세월동안 마음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닥 속이 후련하지가 않다.하영이가 DJ원에게 관심을 표하고, 동성애임을 밝혔을 때. 조금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동성애임을 밝혔을 때, 겪게 되는 아픈 상황들을 잘 묘사해서 한편으로는 많이 공감되기도 했다. 하영이가 동성애도 잠 잘자고, 밥도 잘 먹고, 그런 일반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했을 때. 짠하기도 했다. 자신의 사랑을 떳떳하게 인정받지 못할 때,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던 그 시간들을 하영이는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어쩌면 이 메시지는 우리에게 던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공연을 보는 내내 우리 부모님의 사랑도 저랬을까하며 대입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특히, 심수봉, 송창식, 백미현, 송골매 등 유명 가수분들의 노래를 공연을 통해 들으니, 부모님이 자주 흥얼거리던 모습들이 생각나서 기분이 많이 묘하기도 했다.항상 TV프로그램이나 영화 매체로만 접했던 음악 DJ를 직접 접해보니, 왜 그렇게 그분들이 DJ에 향수를 느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왠지 그 시절의 나였어도 DJ의 매력에 푹 빠져서 못 헤어나왔을 것이다. 그 당시에만 가질 수 있었던 풋풋함과 추억을 잠시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5일정도만 공연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의 향수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서 좋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공연기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김정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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