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 저녁은 브람스

토너스 트리오의 브람스 연주회를 다녀와서...
글 입력 2017.09.0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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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고 싶은 욕망을 물리치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프리뷰를 작성하면서 공연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진 탓이었다. 토너스 트리오의 브람스 연주는 묘하게 기쁜 목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이뤄졌다.
    
아래에 새싹을 두면 커다란 잎으로 자랄 것만 같은 따스한 조명 아래서 트리오는 악기를 조율했다. 내가 설렘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연주가 끝난 후 밀려오는 감동과는 또 다른 간지러운 감정 말이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그리고 클라리넷의 합주는 매 순간 색다른 전율을 불러 일으켰다. 마치 한 학기동안 이루어진 팀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의 기분을 매번 느끼는 것 같달까? 사람과 악기의 조화가 브람스의 음악을 만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누구도 떠들지 않았다. 심지어 연주가 엄청 웅장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선 선박에서 열리는 파티 장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오랜만에 클래식 공연을 접한 탓도 분명 있을 것이다.
 
브람스의 음악을 듣다 보면 말수는 적지만 쉽게 장난치기 힘든 사람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사람과 몇 번 얘기를 나누다 보면 첫인상과 달리 사려가 깊고 신중하다는 걸 알게 된다. 브람스의 음악이 궁극적으로 따뜻함과 긍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느꼈듯.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던 이날의 저녁은 마치 달콤한 칵테일 한 잔을 마신 것처럼 괜히 기쁘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신나는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브람스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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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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