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위대한 낙서, < 셰퍼드 페어리 展 : 평화와 정의 >

SHEPARD FAIREY, 그래피티계 킹 OBEY GIANT의 눈으로 본 세상.
글 입력 2017.03.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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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PARD FAIREY,  
그래피티계 킹 OBEY GIANT의 눈으로 본 세상.


이번에 내가 보러 갈 전시는
그래피티에 관련된 전시다.

정확하게는 스트릿 문화를 좋아할 만한 사람이면
한번쯤 들어봤음 직한 브랜드
OBEY를 창시한 Shepard Fairey라는 작가의 특별전이다.


poster.jpg
 

전시기간 : 2017년 3월 15일(수) ~ 2017년 4월 30일(일)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나는 이 전시를 알고나서
가장 먼저 도대체 셰퍼드 페어리가
누군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에 대해 이것 저것 검색을 하면서
생각보다 이 사람이 나에게
익숙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다.


ObeyIconhighres_large.jpg
 
20090803114105255.jpeg
 
Shepard-Fairey-Elephant-865x519.jpg


나는 미디어를 통해서
이와 같은 작품들을 종종 본 적이 있었다.
사실 이 작품들 모두가 실크스크린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진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이었다.


obey-giant-22-obama-hope.jpg
 

아마 이 포스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본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면서,
그의 이름을 거창하게 알리는데 기여한 작품이다.
항간에서는 이 포스터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설도 들려온다.


포스터 하나가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 

비록 이것이 소문이라 할 지라도,
이러한 소문의 주인공은
이런 소문을 만들만큼 정치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영향이 대단한 사람이다.

그가 바로, 예술의 정치화를 통해
인류적 메세지를 전하는
SHEPARD FAIREY다.


Shepard_Port_2014_JFurlong.jpg
 

그가 이름을 날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프로비던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OBEY라는 스티커를 제작한 일이었다. 

그는 1989년, WWF에서 활약하던
레슬러 앙드레 더 자이언트의 얼굴에
 OBEY라는 글자를 새긴 스티커를 제작한다.

여기서의 OBEY가 바로 그가 수장으로 있는
스트릿 브랜드의 바로 그 OBEY다.


ObeyIconhighres_large.jpg

 
 프로레슬러의 익살맞은 일러스트와, OBEY라는 글자. 
사실 이 스티커를 구성하는 두 요소에는
어떤 형태의 연관성도 없었다.

셰퍼드 페어리는 이어서,
신문에 나온 앙드레의 사진에
"The Giant Has a posse."
(거인에겐 군중이 있다)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andre-the-giant-has-a-posse (1).jpg
 

이 포스터 역시 이를 구성하는 두 요소, 
앙드레의 사진과 '거인에겐 군중이 있다'는
메세지는 서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

그는 이렇게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두 요소를 뜬금없는 맥락으로
동시에 배치한 포스터를
여기저기에 붙이기 시작했다.

이는 곧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 시작했고, 
위의 두 포스터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은
OBEY GIANT라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러한 OBEY GIANT 캠페인 안에는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는 요소를 배치함으로써
각 요소간의 상관관계를 제외시키고,
오히려 작품과 사람들이 만나는 순간을 강조시키는
 현상학의 철학적인 배경이 깔려있다. 

OBEY GIANT의 홈페이지에는 이런 설명이 있다.

"The sticker has no meaning but exists only to cause people to react,
 to contemplate and search for meaning in the sticker"

즉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요소로
이루어진 무의미한 스티커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 처럼
특정인물과 특정단어를 묘사한다던가,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패턴에
장미꽃을 매치시킨다던가 하는
셰퍼드 페어리의 작업방식은
두 요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2017-03-23 23;23;22.jpg
 

그의 이러한 작업 스타일은
하이데거가 주창했던 '현상학'에 기초하고 있다.

현상학은 간단히 말해서
(간단히 말할 수는 없지만...)
사물의 의미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늘 사람의 정신적 생각과 맞닿아
존재한다고 정의하는 학문이다.

즉 A라는 볼펜이 있다고 치면,
이 A라는 볼펜이 가지는 의미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그리고 이 볼펜을 인식하는
사람의 정신적 가치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즉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OBEY 캠페인의 스티커들은 작품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과장하자면,
수백장의 같은 스티커들도
그들이 붙여진 맥락이나 감상자가 다르니
모두 다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셈이다.

OBEY 홈페이지에서는
이러한 OBEY GIANT 캠페인의 의미를
현상학과 연관지어 이렇게 정의한다. 

The first aim of phenomenology is 
to reawaken a sense of wonder about one’s environment.
 
The obey sticker attempts to stimulate curiosity and bring 
people to question both the sticker and their relationship with their surroundings.


01.jpg
 

설명이 조금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렇게 OBEY GIANT 캠페인으로
유명한 셰퍼드 페어리에게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작품을 통한 사람들의 참여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성향에 맞게
예술작품을 통해 반전이나, 평화, 정의 등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던진다. 

 이러한 가치와 더불어 그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공 장소에서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던지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소통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그는 굉장히 매력적인 아티스트이다.

물론 예술의 정치화에 대한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고, 
저작권 문제로 시끄러운 일도 겪는 등
꽤나 논쟁적인 인물이기도 하나

힙합정신에 부합되는 반항적인 타입의 인물이기도 하고, 
사회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보가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가이기에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위대한 낙서'라는 타이틀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왠지 모르게 낙서는 자유롭고 힙해야 할 것 같지 않나.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상세정보.jpg


아트인사이트 문화리뷰단.jpg
 



[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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