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다큐멘터리 "요리인류"시리즈는 2015년 'KBS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8부작을 시작으로, '요리인류 키친(2015)' 그리고 1월 27일 '요리인류-도시의 맛'까지 방영을 앞두고 있다. 요리인류는 '세계 60억 시청자들의 공통된 관심 소재인 음식을 주제로,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무한한 창의성과 문명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지적 욕구와 오감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살아있는 인류 식문화의 현장을 찾아가는 어드벤처 스타일의 신개념 다큐멘터리'이다.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인류'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문화인류학, 사회인류학, 언어인류학 등 다양한 인류학 분야가 있지만 요리인류라는 말은 처음이다. 의식주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인류. 그 중에서도 식(食)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까지도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한 행위이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먹어야할지, 또 어떤 방법으로 먹을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은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의 이욱정pd는 자신의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인 르 코르동블루 요리학교를 수료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방송을 기획하고, 요리에 관한 많은 지식과 요리법을 알고 있는 것도 그런 경험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프로그램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색다르고 다양한 형태의 요리 문화를 소개하고 그 과정을 담아낸다 . 음식은 곧 지역의 기후, 자연환경, 사람들의 생활패턴, 취향 등 여러가지를 반영한다. 그런 것들이 고스란히 요리에 담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먹어본 적 없는 맛이기에 맛이 궁금하기도 하다. 요리하는 과정을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요리를 맛보고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이욱정 피디가 어느 새 그 낯선 사람들의 식사 자리에 함께 하거나 요리로 완성되는 과정을 촬영하면서 '요리'라는 공통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생생한 과정을 위해 한 발 물러나서 관찰자로 지켜보기도 하고, 그 속에 들어가 그들과 어울리면서 잠시나마 현지화 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어느 새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져 있는 나의 입맛과 상반되게 진정한 요리, 건강한 먹거리는 어떤 것인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한 것 같다. 자연에서부터 요리가 되기까지, 낯선 이방인에서 친구가 되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문화뿐만 아니라 타 문화권 사람들의 생활환경, 요리에 대한 가치관까지 엿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요리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