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 스프레이 [연극, 미아리고개 예술극장]

글 입력 2016.12.10 01:4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스프레이
- 침묵 속에 박힌 시한폭탄 -


스프레이_극단초인_포스터.jpg


*
ART insight 프리뷰 키워드

고양이
스토킹
오브제 연극
침묵, 차가운 콘크리트



더 나아지길 희망하기보다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는 사람의 이야기

삶도 죽음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에 관한 이야기






<시놉시스>


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에
밤새 잠을 설친 709호 남자는
실수로 109호 택배를 집어온다.

남의 택배를 뜯는 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낀 남자는
이후 의도적으로 남의 택배를
집어오기 시작한다.

옆집고양이 울음소리와 새벽에 귀가하는
옆집여자의 소음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된다.

하지만 남자의 항의는
인터폰 너머 옆집여자의
무례한 반응으로 번번히 묵살된다.

지속적으로 택배를 훔치던 어느 날
드디어 남자는 옆집 택배를 발견한다.
복수심이 발동한 남자는
옆집여자의 택배를 훔쳐온다.

하지만 택배상자에 담긴 건
옆집 고양이의 시체…





<연출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동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식물인간처럼 호흡하며 살아가는 삶. 그들은 기대치 않은 관계와 예상치 못한 사건을 피해 안락함인지 무료함인지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숨어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남의 집 택배를 훔치는 쾌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고양이를 죽이고, 또 누군가는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다 7층 베란다 너머로 자신의 몸을 던진다.

벽 너머 들려오는 옆집 여자의 울부짖음을 듣게 된 '그'. 듣지 말았어야 할 그 절규, 들었어도 느끼지 말았어야 할 그 슬픔을 느끼다 침묵의 카르텔을 어기고 금지된 동정과 공감을 느낀다. 어둠이 짓누르고 있는 밤의 시간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갈라놓고 가둬버린 공간에서, 콘크리트 벽 너머 이웃의 울부짖음을 그는 듣게 된다.


2016-12-10 01;42;00.PNG
 

우리는 김경욱 작가의 소설 스프레이를 통해 안락함과 무료함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 곳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곳에서는 살아있는 것이나 죽은 것이 큰 의미의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이 곳은 서로 충돌하고 사랑하고 몸부림치는 열정도 소통도 없는 공간이다. 그저 습관적인 화석화된 삶만이 존재하는 곳이다.

주인공 '나'의 우연한 일탈은 이런 화석화된 삶이 벗어 날 수 없는 현실임을 확인시켜준다. 결국, 우리는 모두 작품 속 택배 기사처럼 산호호흡기로 연명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공연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또 던지고자 한다.





스프레이
- 침묵 속에 박힌 시한폭탄 -


일자 : 2016.12.23(금) ~ 12.31(토)

시간
12/23,26,27,28 - 8시
12/24,25 - 3시, 6시
12/29-31 - 5시, 8시

장소
미아리고개 예술극장

티켓가격
전석 3만원

제작
극단 초인

후원
서울문화재단, ㈜성림에코산업

관람연령
만 14세이상

공연시간 : 80분




문의
극단 초인
010-6835-7040





감상 POINT


1.
침묵 속에 박힌 시한폭탄
 
저 벽 너머에서 누군가는
남의 택배를 뜯으며 쾌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이웃집 고양이를 죽이고
누군가는 울부짖으며 몸부림치고 있다.

그 누군가의 시한폭탄은 불발하거나,
차가운 콘크리트 속에서
소리 없이 터진 뒤 조용히 사라진다.


2.
다양한 벽을 이용해 공간과
심리를 창출해내는 오브제연극

 
한 남자의 시선과 상상을 따라
여러 개의 벽이 무대를 분할, 확대, 축소하며
시시각각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낸다.

때때로 벽은 시공간 뿐 아니라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묘사하는
적극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극단 초인?


초인 작품은 거대한 사회 구조 속에 힘겹게 존재하는 왜소한 인간존재를 드러내고자 한다. 초인 작품 속의 배우들은 어설프고 어릿광대 같으며 움직임은 코믹하다.

사회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거대한 힘을 이해할 수 없는 아둔한 인간의 전형이지만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있다. 초인의 연기 메소드는 인물의 심리를 호흡으로 만들어내고 그 호흡을 움직임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무대장치(소품)는 배우가 텍스트 속의 숨겨진 상징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심리를 호흡과 움직임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그래서 초인의 배우들은 분장부터 소품, 의상, 무대장치까지 기술 스탭과 함께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서 만들고 사용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무대 위에서 연기만 하는 배우에서 벗어나 작품을 함께 창작하는 예술가로서의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움직임 속에는 무용뿐만 아니라 제스쳐, 파스쳐, 표정, 걸음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모든 움직임은 극 속 인물의 성격과 심리 그리고 모든 인물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기본 수단이 된다.

초인의 작업은 영화나 TV 드라마와 다른, 연극만의 표현방식과 상상력을 찾는 과정이다. 공간적 시간적 제한이 오히려 더 많은 상상력과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초인은 연극 무대만의 언어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세 정보>

스프레이_상세페이지.jpg
 

[ARTINSIGHT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