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패러디는 독창적인 예술이 맞는 것일까?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11.10 23:25
-
이 작품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미술작품의 패러디와 표절에 관한 문제이다.이 책을 읽기 전에는 패러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었었다.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이지만 패러디와 표절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패러디란 무엇인지, 패러디한 예술작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수많은 원작을 패러디한 예술작품들이 과연 독창적인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작품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원작이 있고 그것을 패러디한 미술작품이 많다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많이 보고 알고 있던 작품들도 나왔고, 잘 모르는 작품들도 나왔는데 아는 작품들 중에서도 이 작품이 다른 작품을 패러디해서 만들었다는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약간은 충격이기도 했다. 여기에 다양한 패러디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제일 중점적으로 봤던 것은 우키요에와 인상파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였다.고흐 <포름광장의 밤의 카페 테라스>우타가와 히로시게 <사루와카 거리의 밤 풍경>교양 수업을 통해서 일본의 우키요에와 고흐, 모네의 연관성은 알고는 있었지만 고흐와 모네가 그렇게나 우키요에 그림을 가져다 쓰고 그것을 그대로 습작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충격적이었다. 예를 들어 고흐의 <포름 광장의 밤의 카페테라스> 작품은 우키요에 작가인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사루와카 거리의 밤풍경>과 상당히 닮게 그려졌다. 구도를 다르게 해서 그렸을 뿐 두 그림을 보고 있으면 거의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다.개인적으로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이 우키요에에서 모티브를 얻어왔다는 것에 없지 않아 실망하였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대체 패러디 하지 않은 예술작품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란 의문이었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보면 결국엔 패러디 하지 않은 작품은 없고, 모방하지 않은 작품은 없는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내가 생각했을 때 패러디한 작품이 독창적인 예술이라고는 볼 수 없다.왜냐하면 꼭 새로운 시도와 전혀 다른 작품만이 독창적인 예술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모방하고 패러디하지 않는 예술작품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있었던 것들을 보고 그것을 따라서 습득해 왔기에 쌓아온 것들이 결국 또 다른 작품으로 나온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특히나 현시대에 들어와서는 이미 기존의 것들이 차고 넘치기에 그 경계성이 더 없어졌다고 본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원래 갖고 있던 것을 얼마만큼 잘 조합해서 만드냐에 따라 예술작품들이 다양하게 생성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독창적인 예술이란 것이 탄생한다기보다는 또 다른듯하면서도 익숙한 작품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읽는 내내 ‘인간 탄생 이후로 모든 예술작품은 모방이 아닌 것은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기본적으로 예술은 첫 시작부터가 자연을 모방한 것이었고, 모든 것을 모방하는 것이 시작이었기에 이렇게 예술작품들이 만들어졌고, 발전하였다고 본다. 그렇기에 독창적인 예술작품이란 어찌 보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하는 바이다.[남궁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