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의 사건 - 알과핵 소극장
글 입력 2016.09.0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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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두려워 마세요. 이게 현실이니까요."불편한 진실을 내세우며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는 거대 권력과 진실을 밝히려는 개인의 투쟁을 그려낸 연극 <오늘의 사건>.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나를 비웃는 듯, 냉혹한 결말을 맺으며 이와 비슷한 현실에 무관심을 보이는 대중들에게 교훈을 준다.<시놉시스>11월의 어느 날 북한산 입구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수사대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다. 칼에 찔려 무참히 살해 된 배상철. 한편 정치부 기자 이승환은 대통령 후보 동생 배인호의 재판을 취재 중이다. 취재 중, 배상철 살인사건과 배인호 재판의 연관성을 찾게되고 이것이 단순 사건이 아닌 정치적인 사건임을 알게 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사건은 빠르게 종결 된다. 이 사건의 수사 종결로부터 '오늘의 사건'은 드러나기 시작한다.연극 시작 전 10분부터 관객이 입장하는데, 입장하자마자 무대에 쓰러져있는 배우를 볼 수 있다. 노란색 접근금지 테이프와 피 묻은 변사체, 그리고 이를 비추는 붉은색 조명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어쩌면 연극은 이 때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눈 앞에서 벌어진 사건에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만 이내 무관심해지는 우리를 보며 본 연극이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를 느껴볼 수 있다."대의를 위해서만 싸우는 것이 아냐.작더라도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위해 싸우는 거야."거대 권력이 은폐한 사건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진실에서 멀어져가는 대중들. 그들의 술자리에서 진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들에 의해 꾸며진 거짓들이 대중들에게는 진실로 다가온다. 극중 권력자들을 맹목적으로 믿는 구멍가게 할아버지처럼 우리 사회에는 이들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한 사람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으며, 반대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개인으로는 나약할 지 몰라도 뭉치면 큰 힘이 된다. 진실된 정의를 위해서라면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개인으로만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본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객석과 무대의 구분을 최소화한 것이다. 배우들이 객석을 통해 무대를 입, 퇴장을 하거나, 연기를 선보였다. 바로 옆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을 보니 더욱 생동감이 넘쳤고, 내가 직접 연극의 한 주체가 된 것 같았다. 노트북 화면에서 나오는 뉴스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출 방식도 신선했고 재미있었다.어쩌면 연극에서 연출하는 상황이 우리들의 실상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실제로 이와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은 어제나 우리 곁에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의 사건>은 현실 속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한 마디 건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신희규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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