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짧은 글을 읽고 쓰고 산다는 것에 대해 [문학]

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글 입력 2016.08.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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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도 좋고 조용조용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북카페에 가보면
빽빽하게 꽂혀있는 시집들을 볼 수 있다.
짧은 글들이 한장 한장 수를 놓고 있는 시집은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카페에서 인기가 많다.
또한 어느 부분을 먼저 읽든 이야기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다는 점도
시집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꼭 북카페가 아니더라도 시집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 예로, 전보다 더 많이 우리는 시집이나 짧은 에세이가
서점의 베스트 셀러에 등극하는 장면을 간간히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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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인기에 관한 기사]


이러한 추세는 우리의 SNS습관과도 연관이 있다.
사람들과 소통을 할 때에도, 구구절절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하던 과거와 달리
우리는 너무나도 손 쉽게 몇마디 만으로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몇번이고 지우고 다시 쓰던 편지의 추억도
요즘에는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짧다고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더욱 짧아져서 우리의 메신저 창을 들여다 보면
한 문장, 한 단어 단위로 전송 버튼을 누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짧은 글을 쓰고 읽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장편 소설을 쓰고 읽는다는 일보다 어느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그렇듯 짧은 글을 소비하는 것이
더욱 편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요즘의 경향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긴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낯선 마음을 갖게 되었지만,
짧은 글도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짧은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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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 짧은 글을
'쉬운 글' 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진입장벽이 낮아진건
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긍정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쓴 글을 한 마디로 '쉽게 쓰여진 글'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우리의 습관이 잘못된 것이다.

더군다나 장문의 소설과 달리 SNS에서 짧은 시들은
공유하기도 쉽기 때문에 시집을 사는 것에 대해서도
'요즘에는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왜 시집을 사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그 짧은 글 안에도 글을 쓴 사람의 수 많은 감정과 생각이 담겨있으며
독특한 그 사람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그리고 시집을 산다는 행위는
단지 인터넷으로 보고 화면을 닫고 스크롤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책장을 넘기며 차분하고 침착한 글씨로 눈으로 손으로 마음으로
글을 읽어내려가고 음미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연히 문학의 한 장르인 '시'를 우리는
쉽게 쓰는 글로 치부해 버려서는 안된다.

특히 오감으로 시를 느꼈을 때 비로소 마음으로 와닿는 글들이 있는데,
이런 글들을 곁에 두고 소장하면서 힘들때마다
꺼내 읽는 행복도 시집을 읽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다.

요즘, 짧은 글에 '중독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노출되는 우리가, 짧은 글을 쉽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의 고유한 미학을 공유하는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추천 시집


[고은, 순간의 꽃]

12.PNG



허무주의 같으면서도 아주 짧은 글귀로
그 허무함에 공감해주고 어루만져주는 매력이 있는 시집이다.
담백한 어조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다.




[전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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