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연을 담아 꿈을 그린 화가, 호안미로 특별展

글 입력 2016.07.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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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이자 유럽, 아시아를 통틀어 최대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호안미로 전에 다녀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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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미로 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데 광화문 역 4번 출구로 나와 길을 쭉 따라 걷다보면 바로 왼편에 입구가 있다. 2시 정도 된 시간이었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 찬찬히 둘러보기 좋았다. 또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줘서 많은 작품 사진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단, 셔터소리가 안 들리게 찍는 것을 허용하니 디카보단 핸드폰 카메라로 찍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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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호안 미로의 작품 세계로 떠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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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l 본래의 것, 원시적인 자연을 담다.
 
자연 본질의 것에 집중하고 그것과 교감하며 고스란히 그림에 담은 화가, 호안미로. 그의 작품 대부분이 몬트 로이그와 마요르카에서 탄생되었다. 그 만의 색깔을 칠할 수 있었던 두 공간에서 그는 조각, 판화, 유화 등 다양한 작품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에서 선과 기호들, 빨, 노, 초, 파 원색이 주로 등장하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새로운 표현방식과 기존의 회화와는 다른 시선에 조금은 놀랐다. 회화 가게에서 산 유화그림에 자신의 그림을 입히는 가 하면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로부터 영감을 얻어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에 매료되어 깨진 타일이나 유리조각으로 꼴라주를 한 트렌카디스 기법을 창안하기도 한다. 그는 원시문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직접 알타미라 동굴을 방문하거나 로마네스크 박물관의 선사시대 전시관을 찾는 등 원시 문화에 깊게 빠져있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 직접 손바닥을 찍어서 표현한 부분이 보이는 것이다. 어쩌면 초기 인간의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그의 작품에서는 새나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하는 편인데, 눈을 보면 빨갛게 칠해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매섭게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미로는 세상 모든 것에 눈이 있다고 얘기한다. 아마 무생물에 눈을 붙여줌으로써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것일 수도 있고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조각도 즐겨했는데 수공업으로 이뤄진 것을 보면 원시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중문화의 한 부분이기도한 공예품에 미로는 감탄을 
금치 못했고 원시시대의 선천성에 맞닿아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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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2 l 회화와 시의 경계를 허물며 한 층 더 성장하다.

미로는 시와 회화를 한 공간에 둠으로써 그 둘은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는 듯 했다. 시의 내용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하고 그림을 곁들이면서 시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그는 이 시기에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동양의 예술과 기호에 큰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섬세한 느낌만 보일 줄 알았던 작품들이 추상표현주의와 동양의 예술관을 만나면서 좀 더 거칠어지고 대범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선과 기호에 집중하여 그 부분을 보다 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먹을 붓고 문지른 흔적을 남긴 것 같은 작품들에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그는 일본 붓을 많이 사용하였고 일본과 관련된 
공예품들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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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tion 3 l 작품들의 고향, 마요르카 세르트 작업실

지하로 내려오면 생전 미로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세르트 작업실의 재현 공간이 펼쳐진다. 미처 완성되지 못한 작품들이 작업실을 가득했고 그가 즐겨 쓰던 붓, 물감 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미로는 세르트 작업실에 머물면서 마지막 창작 시기를 보냈다. 이전의 작품 세계와는 단절하고 끊임없는 개작을 일궈냈다. 그의 손 떼 묻은 도구들은 그가 작품에 얼마나 열정을 쏟았는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세르트 작품실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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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4 l More violent, More new

세르트 작업실에 머물면서 미로의 표현 양식은 점점 더 격화되었다. 작품을 그릴 때마다 자신의 그림으로부터 해답을 찾기도 했으며 그 작품을 다시 개작하며 새로운 표현기법을 갈망했다. 그 어느 때보다 그의 열정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였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서 그는 작품에 다양한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캔버스를 찢는가 하면 물감을 짠 그대로 굳히기도 한다. 그리고 물감의 튀김과 자국을 작품에 그대로 남기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꼴라주, 회화 등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의 작품은 한 층 더 과격해짐을 느끼고 우리 말로 ‘마이 웨이’란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점점 더 알 수 없는 작품들이 많아지는데 어쩌면 그의 복잡하고도 기존의 작품에 만족하지 못해 새로움을 갈망하는 내면이 작품에 드러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미로의 작품엔 검은색 선이 두드러진다. 검정색은 표현에 따라 세련되기도 하지만 격렬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검은 바탕에 큰 점 하나, 흘러내리는 물감자국. 
마치 대지 위의 태양 같은 가장 본질적인 자연을 상징하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기존 회화양식에서 
벗어나 반체제성향을 띄는 것 같은 그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독특함과 특이함을 심어주고 있었다.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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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5 l 자연의 형태를 창조하다.
 
섬세하고 세련된 표현부터 도식적인 표현으로 진화하는 작품들은 반복적인 형태로 제작되었다. 그러면서 우주와 천체, 새, 곤충 등의 자연적 요소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들의 결합은 곧 다른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는 미로의 눈이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 작품에서 보면 ‘여성’에 대한 주제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성별로써의 여자가 아닌 자연 그 자체, 기원적인 인물로 상징한 것이다. 본래의 모습에서 퍼져 나오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곡선은 그 여성의 아름다움과 자연 본연의 모습을 담아내기 충분했을 것이다.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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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보기 전 ‘호안 미로’라는 작가는 단순히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회화 작가라고만 생각했었다. 이번 ‘호안 미로 특별전’을 통해 그는 회화 뿐만 아니라 조각, 공예, 판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한 작가였음을 알게 되었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색채와 추상적인 형태들이었지만 좀 더 깊게 관찰해보면 훨씬 더 복잡하며, 다양한 표현들이 내재되어 있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미로가 마요르카에 머물었을 때의 창작물들로 다양한 기법, 재료, 특유의 표현법들을 통해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또한 호안 미로의 작업장을 재현하여 관람할 수 있게 하여 그가 창작할 당시 상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untitled로 되어있다. 제목을 붙이는 것보다 내용에 더 집중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자신의 작품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어보며 이름을 지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그는 작품을 통해 관객과 대화하는 소통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 단순할지 모르는 그의 작품들을 우리는 색안경 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것 같다. 특이하고 생소한 작품세계를 소개시켜 준 호안미로. 본질을 바라보는 순수한 작품으로 미로적인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었다.


Thanks to M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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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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