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의 이름은, '햄릿' - 연극 'Wake up, 햄릿'

글 입력 2016.07.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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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Wake up, 햄릿’


햄릿 포스터.jpg


올해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래서인지 문화 예술계에서는 햄릿을 소재로 한 공연이 많이 보입니다. 또한 이를 주제로 한 강연들도 얼핏 보였는데 들을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제가 이번에 본 연극은 햄릿을 재해석한 ‘Wake up, 햄릿’입니다. 제목이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셰익스피어를 기려 그의 작품들을 관객들이 다시 떠올려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도, 극단의 첫 작품이라는 의미에서도 꽤 적절한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Wake up, 맥베스’, ‘Wake up,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작품들도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을 재해석한다는 것은 제게는 다소 어려운 작업으로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시 패러디하기’를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작품을 재해석한다는 것과 패러디하기에는 차이점이 존재할 것입니다. ‘패러디’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대상작품과 패러디 된 작품 모두 그 자체의 의미를 갖게 합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 현대시 패러디하기 시간에 가장 많이 인용되던 시는 김춘수님의 ‘꽃’이었습니다. 잠시 그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네요. 패러디를 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과장되거나 익살스러운 장면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연극 ‘Wake up, 햄릿’에서는 대관식을 클럽으로 바꾸었다든지, 랩이 들어간 장면이 이에 해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 번 향유했던 발레컬 ‘Once upon a time in Ballet' 또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이를 대중화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뿐만 아니라 재미를 선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 충실하고 전통을 고수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희극적인 요소들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더라도 원작에 충실해야 할 부분이 있고,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 오히려 극의 흐름을 어색하게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아직까지는 원작을 뛰어넘는 재해석 작품을 많이 만나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원작이 고전작품이었던 만큼, 제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평론가들의 글도 찾아 읽어보고 다른 이들의 생각도 접했습니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이시라는 이현우 순천향대 영문과 교수님께서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햄릿의 고뇌가 우리 민족의 고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햄릿’을 자주 무대에 올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1910년 ‘햄릿’이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국내에 처음 소개된 후 지금까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독재시대, 민주화와 IMF, 빈부 격차 등 시대가 바뀌어도 힘겨운 환경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명대사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상황을 잘 표현해주지 않은가”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비단 우리 민족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특수한 인과관계에 대해 설명해 놓은 자료가 있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연극 ‘Wake up, 햄릿’과 더불어 오는 7월 12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연극 ‘햄릿’에 대해서도 그 성공적인 무대를 기대해보는 바입니다.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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