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6월의 기대작 ‘아가씨’의 원작은? [문학]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 (Sarah Waters-Fingersmith)
글 입력 2016.05.18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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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아가씨’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박찬욱 감독에게 칸 영화제 수상의 기쁨을 알려준 영화로 ‘올드보이’와 ‘박쥐’가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작품들 또한 모두 원작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올드보이’의 경우 일본 만화를, ‘박쥐’는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봉하는 ‘아가씨’ 또한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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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영국 추리작가 협회 역사소설 부문상.
2002년 영국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러먼트』 선정 올해의 책.
2002년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
2003년 영국 『그랜타』 선정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the best of young british novelists*
2004년 일본 『코노미스』 선정 올해의 해외 미스터리 1위.



  1860년대 런던 뒷골목과 시골 대저택, 상류 사회, 정신 병원, 외설물 전문 서점을 배경으로 악한들과 상류층 인물들이 펼치는 음모와 사랑, 배신을 다루고 있다. (중략) 세라 워터스는 튼실한 연구를 통해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어두운 모습을, 그 속의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 범죄자, 가학적인 하인, 음산한 건물, 고아의 삶, 기괴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빅토리아 시대의 캐릭터 등을 생생히 잡아냈다. 그리고 거기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플롯을 집어넣었다.
-옮긴이의 말



박찬욱 감독은 영화작업을 하지 않는 시간이면 하루종일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촬영장에서도 소설책을 손에서 떼어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런 박찬욱 감독이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각색해 영화 ‘아가씨’를 만들어 냅니다.
    
  이 소설은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도둑들 사이에서 자란 아이와 부유한 상속녀, 그리고 유산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흥미롭게 풀어나갑니다. 기본적으로 추리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실제로 영국 추리작가 협회의 역사소설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국에서 총 3부작의 드라마로 만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 빅토리아시대를 일제강점기로?

   소설 속에는 두 개의 대조적인 공간, 그리고 두 명의 대조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빅토리아 시대라는 설정이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했던 19세기를 의미하는데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기술, 문화가 급격히 발전하고 대영제국을 형성한 시기입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빈부격차, 범죄 등의 사회문제가 이야기에 녹아들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시대의 풍성하게 부풀려 입던 치마와 장갑 등의 의상 또한 소설에서 디테일하게 다뤄진 요소인데 박찬욱 감독은 ‘핑거스미스‘의 기본 설정을 가져오면서 영화의 배경을 1930년대 일제강점기로 옮겨놓습니다. 신분제도가 남아있고, 극중 주요 기관인 정신병원이 있는 시기는 일제시대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 라는 특수한 배경이 1930년대 우리나라 일제강점기로 바뀌면서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집니다.


* 핑거스미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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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제목인 핑거스미스는 도둑을 뜻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로 본래 어원은 손가락으로 어떤 일이든 매우 잘 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수의 직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크게 보았을 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결국에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핑거스미스라 할 수 있으며 이야기가 끝날 때 까지 독자들을 끊임없이 속이고 속이는 작가 세라 워터스 또한 핑거스미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세라 워터스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소설을 쓰면서 책에 나오는 모든 속임수들이 독자들을 어떻게 속여 먹을지 상상하는 것을 즐겼다고 이야기합니다.)


   ‘아가씨‘가 이토록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캐스팅 때문이기도 한데요. 귀족 아가씨 역으로 김민희, 그녀의 후견인으로 조진웅, 사기꾼 백작으로 하정우, 하녀가 된 소녀 역으로 김태리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매력적인 세 명의 배우와 무려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되어 데뷔하는 김태리가 어떤 케미를 만들어낼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짧지 않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꼬여있는 플롯에 어딘가에 홀린 듯 순식간에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원작 소설을 읽고 나니 더욱더 기대가 되는데요, 읽으면 읽은 대로, 읽지 않으면 읽지 않은 대로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흥행작이 계속 개봉하면서 영화관에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6월에도 이 기세를 이어 한국영화가 승승장구할지 기대를 해봅니다.





참고자료



[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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