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화제의 선거송 [문화 전반]

'픽미업', '더더더송', '로보트 태권V'를 중심으로
글 입력 2016.04.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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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2일 남았다. 다가오는 4월 13일은 스무번째로 진행되는 국회의원 선거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투표라고 할 만큼 사년에 한 번씩 다가오는 선거는 중요한데, 그만큼 후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는 지나다니면서 차량을 타고 선거유세를 하는 후보들이나 시끄러운 로고송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이나 벽에 붙은 포스터들, 그리고 지역구를 방문한 정치인들이 낯설지 않다. 우리들의 선거문화는 6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나는 유권자로써 오늘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우리들의 선거문화를 선거 로고송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로고송]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확성기 사용이 가능해진 1995년, 그때부터 로고송 전쟁이 시작되었다. 보통 거리에서 유세를 하는데, 사람들이 그 장소를 지나치는 시간은 3~5초 정도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후보를 홍보해야하기 때문에 짧고 중독성 있게 귀에 박히는 로고송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미지 중심의 반복적인 단어와 짧게 후보의 공략을 소개하는 선거 로고송이 중요해지게 된 것이다.



[붐바스틱 영상]





 위 영상은 과거 화제가 되었던 붐바스틱 선거영상이다.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고 900만 관객을 기록한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이 춰서 더 이슈가 되었다. 이 영상을 보고 있자니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흥이 난다.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붐바스틱 막춤에 동참하시는 것이 영상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붐바스틱 선거영상이 유명세를 타게되면서 신나는 선거송이 더 유행하게 되었다.



[4.13 총선 주요 선거영상]









 트로트 일색이었던 지난 선거들과는 달리, 올해는 아이돌 노래부터 응원가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노래가 길거리를 채울 예정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픽미업’을 더불어 민주당은 ‘더더더송’을 국민의당은 ‘로보트 태권V ’를 각각 선거 로고송으로 택했다. 특히 최근 Mnet 인기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주제곡인 ‘픽미업’을 로고송으로 가져가기위한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결국 ‘픽미업’은 새누리당의 차지가 되었고, 새누리당은 ‘픽미’에 대해 “제목부터가 ‘나를 뽑아주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선거 로고송으로 적합하고, 반복되는 가사(‘픽미’라는 가사가 반복)가 유권자들에게 후보 각인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선거 맞춤형 노래 ‘더더더’를 으뜸으로 내세웠는데, 당원이기도 한 스타 작곡가 김형석씨가 이번 총선을 위해 직접 만든 곡이다. 후렴구에 ‘더’라는 말이 140여 차례나 등장하는 강력한 후크송(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흥겨움을 주는 음악)으로 유권자의 귀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은 ‘로보트태권V’라는 비교적 친숙한 노래를 선택했다. 동요 같은 멜로디와 쉬운 가사, 밝은 분위기로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보트태권V’에서는 ‘달려라 달려 기호 3번, 날아라 날아 국민의당’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가사를 차용해 유권자들에게 쉽게 기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선거 로고송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진중해야 할 선거가 별 내용없고 후보자 홍보만 하는 로고송으로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선거 차량들이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생활의 불편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종종 들려온다. 신나는 음악을 틀고 사람들이 춤추면서 선거유세를 하는 선거문화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의 경우 홍보영상을 만들긴 하나 이 영상이 선거 캠페인에 쓰이지 않는다고 하고, 영국은 주로 후보자들이 TV에 나와 정책에 대해 토론하면서 진지한 분위기에서 선거캠페인이 진행된다고 한다.

 선거가 소프트 문화화 되는 것이 이렇게 우려할만한 일인가? 우리의 손으로 우리를 대변할 사람을 뽑는 것이 꼭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야만 할 필요는 없다. 물론 가벼운 선거문화는 정치 포퓰리즘이나 공약의 부실화 등의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정치야말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좀 더 가볍고 친숙하게 여겨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외대앞역에서 어떤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는 것을 보고 괜히 흥이 나고 선거가 기대됐던 적이 있었다. 선거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축제로써 자리매김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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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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